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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령
‘남교사 할당제’ 찬반 논란 ‥‥ 교육계 반응 엇갈려
제 847호 호    발행일 : 2012.04.28 
여교사 비율 75.8%, 교단 여초 현상 대두
“성 역할의 롤 모델 필요해” VS “성 잣대 적용 옳지 않아”

  요즘 초·중학교 학생들 중 남자 담임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2%의 아주 특별한 경우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 학생이 미혼남성의 담임선생님을 만날 확률은 고작 2%라고 한다. 남교사가 드물어서인지 아이들은 남자교사가 담임이 되면 어색해하고 불편해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아이들에게 남자 담임선생님이 보기 드문 경우가 됐다.

최근 사회에서 교원의 남녀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남교사 할당제’가 대두되고 있다. ‘남교사 할당제’란 교원임용에서 일정비율의 남성 교사를 선발하는 제도이다. 현재 교단에서는 ‘여초현상’이 심각해 ‘남교사 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재 초·중학교 여교사 비율은 각각 75%, 66.8%로 절반을 웃돌고 있으며, 청주시내 초등학교에서는 남자 선생님이 아예 없거나 한두 명인 경우도 다반사다.

이에 대해 공주교육대학교 전진배(한문교육과·11) 학생은 “교생실습에 나가면 아이들이 여자동기와 남자인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엄격하게 대하던 내 앞에선 한마디 잡담이 없던 아이들이 포용적으로 대하는 여자 동기에게는 갑자기 야외 수업을 하자는 등의 무리한 요구를 한다”며 “이런 경우를 보면 아이들을 포용하려는 여교사에 대해 학생들이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남교사 할당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생활지도관리 측면과 행정적 업무 차원에서 남교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공릉초등학교 김상돈 교사는 “여교사들이 운동회나 학예발표회 같은 학교행사를 진행할 때 전체적인 아이들의 통제와 관리가 어려워 남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생안전·생활지도에 여교사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덧붙여 김 교사는 “최근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편부모 가정이 많이 생겨 아버지가 부재한 아이들이 있어 학교에서 남성역할의 롤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남교사 할당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성 역할에 선입견을 가지고, 사람들이 교사에게 성 역할을 요구하는 문화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충남대학교 강소영(국어교육과·10) 학생은 “능력이 아닌 성별이 임용의 일부 기준으로서 작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교사의 자질과 교수법, 학생들을 대하는 방법에 대한 문제이지, 절대로 ‘성’이라는 절대적 기준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오히려 남녀차별이 돼 논란이 많고,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니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청주교육대학교 민재영(음악교육과·10) 학생은 “이미 교육대학 입시에서도 남학생 비율을 정해서 뽑고 있는데 ‘남교사 할당제’를 도입하면 이중차별을 하는 것”이라며 “먼저 남성들이 교직을 기피하는 원인부터 파악해 남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좋은 교사 운동본부’ 김중훈 씨는 “일각에서 남교사의 부족과 학교폭력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것은 비약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네 곳의 학교에서 근무를 하면서 여교사의 비율이 각각 달랐지만 여교사가 많다고 해서 학교 폭력이 더 많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저소득층, 사회적 취약계층, 학부모의 교육적 관심도가 적은 지역에서 학교 폭력이 더 많았다”며 학교폭력의 원인이 남교사의 부족보다는 환경과 제도의 영향이 크다는 의견을 밝혔다. 덧붙여 김 씨는 “교권침해나 교사의 권위가 추락하는 것도 단순히 체벌만 금지했을 뿐 학생을 제재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교사 할당제’ 도입에 대한 논쟁보다는 교단의 ‘여초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 근본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여초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에게 유리한 임용고시에 대해 변화가 필요하며, 선발의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다면적 평가항목을 마련해 남성들이 교직에 대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남학생 중에서도 우수인재 학생이 교직을 선택하게 하기위해 남성에 대한 메리트(군복무 혜택 등)를 주는 등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남교사 할당제’를 명문화한 ‘교원남녀성비 불균형 해소법안(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며,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중 11개 시·도교육청 교육감이 찬성하면서 ‘남교사 할당제’ 도입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찬반 논란이 뜨거운 ‘남교사 할당제’를 앞으로 교육계가 어떻게 이끌어 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박재령 기자 dhsn042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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