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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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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리
당신에게 동물은 친구입니까, 소유물입니까?
제 849 호    발행일 : 2012.05.25 
동물유기 막기 위해 인식표 부착 등 법적 제도 마련
동물보호법 개정됐지만 아직 미흡해


 ‘애완동물’이라는 말에서 ‘반려동물’이라는 새로운 말이 생겼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동물은 단순히 ‘키우는 동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애완동물이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사육하는 동물을 의미한다면, 반려동물은 동물이 단순히 인간의 장난감이 아니라 반려자 즉 친구로서 동물을 대우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동물에 대해 일부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이슈가 되고 있다. 반려동물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사안은 ‘동물유기’와 ‘동물학대’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만 5000여 건이었던 유기동물 발생건수가 2010년에는 10만여 건으로 8년 새 6배 이상 급증했다. 반려동물을 버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한국동물보호협회’ 직원 신지선 씨는 “자취하는 학생이 이사 갈 때 살던 동네에 그대로 반려동물을 버리는 경우도 있고 결혼 후 반려동물과 지내다가 임신을 하고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버려진 동물들은 보호소와 관할 자치단체 등에 의해 구조된다. 구조된 동물들은 찾고 있는 주인이 있는지 확인한 후에 주인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보호소에서 보호를 받게 된다.
 보호소에 들어온 동물들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유기동물로 공고된다. 법적으로 유기동물로 공고된 지 10일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유기동물은 안락사 대상이 된다. 이에 대해 신 씨는 “법적으로는 10일로 정해져 있지만 단체생활에 문제가 없고 질병에 걸리지 않았을 경우에는 보호소에서 계속 보호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보호를 받게 되는 유기동물들은 보호소에서 기약 없이 입양되기만을 기다린다. 현재 대부분의 동물 입양은 직접 동물 관련 협회를 찾아가 이뤄진다. 입양 신청자가 직접 찾아가 마음에 드는 동물이 있다면 협회 직원과의 상담을 통해 입양을 결정한다. 신 씨는 “또다시 동물들을 유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기할 경우 법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도 입양신청서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유기동물에 대한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청주시의 경우 ‘청주종합동물병원’이 시청 농업정책과에 용역을 받아 보호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동물보호 및 유기동물 관리 업무 등을 맡고 있는 청주시청 직원 이제욱 씨는 “청주동물보호소에서 평균 40여 마리의 동물이 보호받고 있다. 시청에서 정기적으로 보호소를 찾아가 사육 및 관리 등 전반적인 것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근래에는 봉사활동을 원하는 시민들도 많다. 이 씨는 “봉사활동을 원할 경우 시청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작성해 봉사활동을 신청할 수 있다. 봉사시간 확인서를 원할 경우 동물병원장 이름으로 확인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광역시 역시 시청 농업유통과에서 유기동물을 관리하고 있다. 보호소에는 평균 200여 마리의 동물들이 보호받고 있다. 대전광역시 동물보호소에서 직접 동물들을 관리하고 있는 신명호 팀장은 “많은 동물들을 관리하는데 힘이 들기도 하지만 유기동물의 주인들이 애타게 찾던 동물들을 보호소에서 찾아갈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유기동물의 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물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기주의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동물들에게 인식표 부착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실제로 우리 보호소를 통해 입양됐지만 다시 보호소로 돌아온 반려동물이 있었다. 인식표가 없어 주인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반려동물을 관리하던 관리자가 보호소의 동물임을 기억해 입양일지를 찾아 입양한 주인에게 재분양한 적도 있었다”며 인식표 부착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올해부터 시행된 개정 동물보호법 제47조에 따르면 인식표를 부착하지 아니한 소유자에 대해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있다. 또한 ‘가정에서 개를 키우는 소유자’는 2013년부터 시군구에 등록하도록 강행규정으로 정해져 반려동물에 대한 관련 규정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광역시 동물보호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하루 10여 명의 제한을 두고 시민들의 봉사신청을 받는다. 봉사를 신청한 사람들은 동물들의 집을 청소해주거나 산책을 시켜주기도 하고 함께 놀아주기도 한다. 유기동물보호소에 반친구들과 봉사활동을 나온 강지은(대전복수고 ? 2학년) 양은 “강아지들을 키우고 싶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있어 키우지 못하고 있다”며 “봉사활동이라기보다는 동물들과 재밌게 놀고 갈 수 있는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계속 봉사활동을 오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반려동물을 키우며 유기동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대전광역시 김혜미(23) 씨는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어 동생과 함께 오게 됐다. 사람을 잘 따르는 것을 보면 버려지기 전에는 사랑을 받던 동물들 같은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주말이 되면 입양을 하기 위해 동물보호소를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특히 대전광역시는 지난 3월부터 무료로 반려동물을 입양하고 있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며 눈물을 보이던 충청남도 홍성군 김수진(30) 씨는 “반려견을 키우기 위해 일반 애견샵에 가서 반려견을 구매했으나 3일만에 질병이 생겨 죽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반려동물을 사는 것보다 입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이곳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가족이 다 같이 와서 반려견 입양을 결정한 한 시민은 “딸이 강아지를 좋아해 입양을 하게 됐다”며 “동생이 생겼다고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에 입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동물유기 문제 외에도 일반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는 동물학대다. 동물학대와 관련해 최근 가장 이슈가 됐던 사건은 ‘악마에쿠스 사건’이다. 악마에쿠스 사건은 지난 4월 21일 한 자동차 사이트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사이트에는 글과 함께 에쿠스 차랑의 트렁크 위에 개를 끈으로 묶고 달리는 사진이 게시됐다. 이 사진이 인터넷 상을 통해 일파만파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차주인은 범죄의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송치됐다. 현재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은 고의범에 대한 처벌만 있을 뿐, 과실범에 대한 처벌은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차주인은 자기 소유의 개를 죽이긴 했으나 고의성에 대해 입증되지 않아 처벌대상이 되지 않았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이 사건에 대해 피의자의 미필적 고의 여부에 대한 수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재수사를 요청했다. 또한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목격자의 진술 등을 가지고 에쿠스 차주인을 추가 고발한 상태다. 피의자의 고의가 인정될 경우 동물보호법 제46조에 의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동물학대가 점점 잔인해지고 인터넷 등을 통해 시민들의 신고가 활발해짐에 따라 작년 8월 동물보호법이 전면 개정됐다. 이에 올해 2월 5일부터 개정된 법에 따라 현재 시행 중이다. 가장 큰 변화는 동물학대자에 대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묻던 기존의 처벌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 조정됐다는 내용이다. 또한 지자치단체장이 보호할 수 있는 동물의 범위가 기존 유기동물에서 피학대동물까지 확대돼 유기동물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학대를 받을 경우에도 소유자로부터 격리, 구조, 치료 등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렇게 법이 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시민들이나 동물협회 관련자들은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고의범만 처벌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과실범 역시 처벌받도록 규정돼있다. 또한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죽이는 행위와 상해를 입히는 행위에 대해서만 처벌을 하는 반면에 미국의 동물보호법은 차량 이동시 지켜야 할 법적 내용, 동물의 다리를 묶는 것에 대한 처벌 등이 따로 명시돼있을 만큼 구체적이다.
 우리나라 최초 동물보호법으로 학위를 취득한 김동훈 변호사는 “개정된 동물보호법은 동물학대행위 유형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구체적이지 못하다. 독일이나 영국 등의 나라에서는 다양한 행위 유형을 제시함으로써 동물보호 범위를 확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동물학대 내용을 담은 비디오와 사진을 퍼뜨리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 또한 필요하다”며 개정된 동물보호법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또한 동물학대 내용은 담은 영상 등을 접하는 경우 비록 간접적인 경험이지만 직접 경험과 유사할 정도로 생생하기 때문에 인간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한다는 것도 지적했다.
 한국동물보호협회는 “하루 유기동물 학대 신고는 200~300건에 달한다. 동물들을 소유물로 여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며 동물유기와 동물학대에 대해 지적했다.
김혜리 기자 aahyery@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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