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김혜지(정책학과·09) 씨는 지방에서 처음 서울로 올라와 방을 구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 “학교 주변 시세에 대해 잘 몰라 부모님과 함께 공인중개업소를 이곳저곳 돌아다녀 봤지만 방세가 너무 비싸고, 싼 곳은 학교와 멀어 방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집이 있어도 가난한 사람들을 일컫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신조어가 말하듯이 요즘 부동산 경기는 매우 침체돼 있다. 집값은 폭락했지만, 전세값은 폭등했다. 전세난 때문에 집을 구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서울권 대학 기숙사 수용률은 평균 9.6%에 불과해 대학생들에게는 비싼 등록금에 보금자리까지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늘 힘들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는 최근 전임주 사업을 시작했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사업이란 학생이 거주할 전셋집을 선정하면 LH가 주택소유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LH가 학생에게 싼 값에 임대해주는 제도이다. 입주자 1순위는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 등이며, 2순위는 1순위를 제외한 모든 대상자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재학 중인 대학 소재 지역 내에서 전용 면적이 40㎡ 이하의 주택(단독, 다가구, 다세대, 연립, 아파트 및 주거용 오피스텔)을 구해야 하며, 전세지원 한도액 7천만 원(수도권의 경우)을 넘으면 안 된다. 쉽게 설명해 일반가구의 대학생이 전세임대주택 사업에 선정되면 7천만 원 이하의 전세를 구하고, LH가 전세주인과 전세계약을 맺는다. LH는 다시 선정된 학생에게 임대하고 LH에게 임대보증금으로 월 전세지원금의 연3% 해당액과 2백만 원을 지불하는 식이다. LH 관계자는 “실제로 일반가구 대학생이 전세보증금 5천만 원짜리 전세를 얻었다면 이 학생은 매달 17만 원의 월 임대료를 지불하기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대학생을 자녀로 둔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시된 이 사업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의 보금자리 마련은 쉽지 않다. LH가 올해 지원할 가구 수는 불과 전국을 모두 합쳐 1만 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설령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에 선정됐다고 하더라도 전세난이 심각해 전세를 내놓은 집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올해 초 LH 대학생 임대전세주택을 신청한 경희대학교 하기현(미술학부 회화전공·12) 씨는 “경쟁자가 많아 오랜 기간 기다리고 2학기가 돼서야 어렵게 방을 구할 수 있었다”며 “계약기간이 최소 2년인데다, 계약을 파기할 경우 다시 이 기회를 잡는다는 보장이 없어 군입대 계획을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천 가톨릭대학교 오지혜(행정학과·10) 씨는 “한 달가량 전셋집을 물색했었는데 LH가 지원해주는 보증금과 조건에 맞지 않아 대학가 중심이 아닌 학교에서 먼 곳을 어렵게 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월세를 구하는 대학생의 수에 비해 공급이 적어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경쟁률이 매우 높다. 특히 학교 주변의 전세는 아주 귀하기 때문에 집을 구하기가 여간 만만치 않다. 까다로운 조건과 절차 등으로 인해 학생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세난으로 전세주인이 부채가 있거나 신축건물의 경우 미등기인 경우가 많고 부채비율, 입주현황까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부동산 중개업자 강산(서울·32) 씨는 “LH조건에 맞는 집 자체가 많지 않아 방을 구해주기가 어렵고 조건에 맞는 집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집주인이 LH공사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으로 집을 내놓기를 싫어한다”며 “LH의 권리분석 심사에서 떨어지거나, 심사에 통과해도 그 사이에 집주인이 다른 사람과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금호 중개법인 부산지부 홍석희(부산광역시·39) 부장은 “부산 지역에서도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전셋집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데 공사의 정책 추세와 수요 급증에 발맞춰 물량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전셋집이 부족한 것은 전세시장의 수요와 공급법칙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바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 제도를 계속해서 적극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한편 불만과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자 LH는 조건에 맞는 전세임대주택을 확대하기 위해 전세주인의 부채비율 요건을 90% 이하로 하고, 공시지가 반영비율을 150%에서 180%로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호당 40㎡ 이하의 면적기준을 50㎡로 넓혔다. 또한 거래를 성사시킨 공인중개사 업소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거래를 장려해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거래 기피를 막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LH 청주지부 김수영 차장은 “첫해 1천 호를 공급해 492건의 저조한 성적이었지만, 올해 공급된 1만 호 중 95%가 입주해 높은 계약 성사율을 보이며 앞으로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내년까지 추가로 1만 호를 더 확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박재령 기자 dhsn042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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