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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민
늘어나는 여성 흡연, 그 속을 들여다보다
제 859 호    발행일 : 2013.03.18 
성인 여성 7명 중 1명 흡연

 

  담배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이후 담배는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왔다. 당시 여성의 흡연은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행위였으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점차 남녀평등사상이 확산되고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 여성들도 스트레스, 호기심 등의 이유로 하나둘씩 담배를 찾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오늘날 남성의 흡연율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여성의 흡연율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연령 또한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실제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팀의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 흡연율이 14.5%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인 여성 7명 가운데 1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에는 4명 중 1명꼴로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큰 충격을 안겨줬다.
  흡연이 남녀를 막론하고 몸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여성의 흡연은 수정(受精) 능력 및 태아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심각해진다. 청주흥덕보건소 이주영 금연상담사는 “가임 여성의 흡연은 불임을 비롯해 자궁 외 임신, 임신중독증, 유산, 조산, 조기 폐경, 월경불순 등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금연상담사는 “나아가 임산부의 흡연은 태아에게 니코틴, 일산화탄소, 레진과 같은 담배의 발암물질들을 전달시키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며 “이는 태아의 발육 지연과 조산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신생아의 뇌성마비, 정신장애, 사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여성의 흡연은 남성보다 건강에 더 치명적이라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여러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여성과 남성이 같은 양을 흡연할지라도 여성이 각종 폐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은 남성보다 기도 및 폐 면적 단위가 작아 같은 양을 흡연하더라도 여성에게 담배의 악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성은 남성보다 금연에 있어서도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여성 흡연의 위험성이 계속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의 흡연율은 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담배회사의 여성 공략 마케팅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다국적 담배회사들이 남성 흡연율이 감소하자 판매 부진을 회복하기 위해 여성 소비자들을 공략한 것이다. 각종 자선사업을 통해 담배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켰으며 나아가 여성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담배와 광고까지 만들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김은지 사무총장은 “담배 회사들은 담배 명칭에 ‘slim’, ‘mild’, ‘light’, ‘연한’, ‘순한’, ‘저타르’ 등의 단어를 넣어 여성들에게 이 담배는 순하고 몸에 덜 유해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며 “이밖에도 담배회사들은 담뱃갑에 여성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 및 색상, 향을 넣어 여성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4년째 담배를 피우고 있는 박다운(경북 문경시 ・ 20) 씨는 “중학생 때 담배 제품에 ‘light’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이 제품은 순하고 몸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러한 생각이 담배에 대한 호기심과 맞물리면서 담배를 피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담배 회사들은 흡연 여성의 이미지를 ‘자유롭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각인시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한 다국적 담배 회사는 수년간 여성들을 대상으로 담배는 섹시하며 부유함의 상징이라는 홍보 및 마케팅을 적극 펼쳐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회사는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는 광고에 ‘지적이고 독립적인 커리어 우먼은 남성보다 더 멋지게 담배를 피울 수 있다’라는 문구를 도입해 여성들을 자극시켰다. 5년째 담배를 피우다 몇 달 전 금연을 시작한 김 모(경기 안성시 ・ 27) 씨도 “담배가 몸에 매우 해로운 걸 알면서도 어느 샌가 담배를 피우는 여성들이 멋있고 성공한 사람처럼 보였다”며 “내가 담배를 피우면 마치 남들이 나를 멋있고 성공한 여성으로 볼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여성의 흡연율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정부의 금연 정책도 더욱 강화 및 보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부 흡연 여성들은 사람들의 부정적 시선 때문에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자신의 흡연 사실을 밝히길 꺼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현재 여성 흡연의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실시되고 있는 금연 정책은 남성 위주의 클리닉 및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며 흡연 여성에 알맞은 금연프로그램이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다. 김선화(충북 음성군·21) 씨는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 흡연자와 남성 흡연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다르다”며 “금연클리닉에 찾아가 상담을 받고 싶지만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조금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은지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흡연 여성들은 자신의 흡연 사실 공개를 꺼리기 때문에 공개적인 금연클리닉에 찾는 것이 드물다”며 “전화 상담이나 여성 전용 클리닉 개소와 같은 여성맞춤형 금연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국회는 앞으로 담배 회사들의 오도문구 사용을 전면 금지시키는 법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담배회사 KT&G는 오도문구가 포함된 4개 제품들의 명칭을 이미 변경했으며, 다국적 담배회사 JTI와 BAT도 이 같은 수순을 밟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여성 위주의 금연 정책 부족에 대해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권형원 담당자는 “현재 여성 흡연율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정부도 다양한 여성 위주의 금연 정책을 보완 및 연구하고 있다“며 “올해 안으로 다양한 여성 금연 캠페인과 여성 중심의 금연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민 기자
goanywher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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