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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민
갈 길 먼 성교육… 대학생 성지식은 ‘F’
제 861 호    발행일 : 2013.04.15 
실질적인 성교육 부재로 대학생 성지식 부족해


 
  지난해 이화여자대학교 건강과학대학 신경림 교수팀이 전국 대학생 6000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성태도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 여학생 5명 중 1명이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남학생의 경우에는 2명 중 1명꼴로 여학생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는 오늘날 젊은이들의 성(性)문화가 예전에 비해 보다 개방적이고 서구적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젊은이들의 성문화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성교육은 여전히 구태에 머물러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 성교육은 현실의 성문화와 동떨어진 피상적인 내용만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지민(수원시 영통동·17) 학생은 “학생들은 콘돔 사용법이나 피임약, 성욕 조절 등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성교육을 원하는 반면, 학교에서 실시하는 성교육은 남녀 신체, 임신 및 출산, 순결과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이준일(영주시 풍기읍·21) 학생은 “학창시절 받은 성교육은 현재 이성교제 및 실생활에 있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실질적인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더불어 최근에는 중·고등학교의 성교육 시간이 오히려 감소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서상기 의원이 공개한 ‘초·중·고 성교육 실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연간 평균 성교육 시간이 초등학교는 5.17시간, 중학교는  3.5시간, 고등학교는 5.5시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무 성교육 시간인 10시간의 절반 정도밖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용인 소재의 한 고등학교에서 담임을 맡고 있는 김 모 교사는 “학생들이 성교육을 받을 시간에 대신 자율학습 및 보충학습을 시키곤 한다”며 “입시가 최우선으로 여겨지는 고등학교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이 초·중·고등학교 시절에 이루어지는 부실한 성교육으로 인해 청소년 및 대학생들의 성지식은 계속 낮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어 우려가 일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의 성교육이 아닌 음란매체를 통해 왜곡된 성문화 및 성지식을 습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제시한 ‘대학생 성태도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성지식 점수는 100점 만점 중 평균 65.4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임신과 피임, 낙태, 성병, 성폭력 영역에서 낮은 성지식 수준을 보였으며, 여학생의 경우에는 월경,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 영역에서 낮은 수준을 보였다. 현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 모 학생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질외사정 피임법은 임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줄 알았다”며 “이 같은 피임법에 대해 따로 성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학교에 재학 중인 한효정(청주시 사창동·22) 학생은 “성병이라는 개념은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성병의 종류 및 원인은 잘 모른다”며 “주변 친구들도 이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교육 및 성상담 전문기관인  ‘푸른 아우성’의 이재경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성교육은 청소년 및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현실적인 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해외의 성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성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경우 초등학교 과정에서 먼저 남녀의 신체 차이와 같은 일반 생물학적 성지식을 가르치고 있으며, 중학교 과정부터는 콘돔 사용법, 피임법, 자위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관이 정기적으로 학교를 방문해 직접 상황별 성범죄 대처 요령을 가르치기도 한다. 실제로 독일에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한 학부모는 “처음에 아이의 성교육 교재를 보고 한국의 성교육 방식과 너무 달라 당황스러웠지만, 오히려 이러한 성교육이 아이의 건전한 성문화 및 성지식 형성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도 과거 순결 중심의 성교육에서 벗어나 연간 70시간 이상을 학생 맞춤형 성교육에 할애하는 등 젊은이들의 건전한 성의식 형성에 힘쓰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올해부터 성교육 교재를 개편하고 초등학교 과정에 성매매 및 성상품화 관련 교육을 도입하는 등 기존의 성교육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도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육부 학생건강지원과 민혜영 연구원은 “성교육의 필요성이 점차 강조됨에 따라 올해부터 연간 성교육 시수를 기존 10시간에서 15시간으로 확대했다”며 “이밖에도 학생들에게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성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자료 및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오리엔테이션 및 MT에서 성교육을 제공하는 대학교도 늘어나고 있다. 한 예로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조선대학교는 모든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 및 학과 행사 때 체계적인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대학교 학생지원팀 정인선 씨는 “요즘 많은 대학생들이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지식이 여전히 부족해 이를 실시하게 됐다”며 “현재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민 기자

goanywher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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