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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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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시형&김채완
난항을 겪는 쌍암리 임도 건설
제 936 호    발행일 :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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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란 임산물을 나르거나 산림 경영을 위해 만든 도로로 산지 지역의 개발과 편리, 산불의 신속한 진화 등을 위해 개설된 길을 말한다. 그리고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산악지역이 많은 보은군에서는 임도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제 올해 기준으로 보은군이 보유한 임도는 총 28개소로 거리로는 90km에 달한다. 기자가 찾아간 회인면 쌍암리 임도(이하 쌍암리 임도)는 주민들의 요구로 현재 보은군이 건설 중인 임도이다. 그러나 건설 과정에서 타당성 평가와 환경 파괴 문제가 제기되면서 임도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했고, 이에 충청북도는 공사의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임도 건설의 타당성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목재 생산성 향상, 임업의 기계화를 위해 임도를 건설하고 있다. 국토의 70%가 산지인 우리나라에서 임도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세계의 주요 산림 국가와 비교해 임도 밀도는 상당히 뒤처지는 수준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전국에 1만 9,728km의 임도가 개설돼 3.3m/ha의 임도 밀도를 갖게 됐지만, 이는 목표 밀도인 8.5m/ha의 38.8%에 불과하다. 이는 임도를 이용해 목재 생산이 가능한 산림면적이 전체 산림의 12%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정부는 산림지역에 계속해서 임도를 건설함으로써 산불을 예방하고 산림 경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 지역인 충북에서도 임도 건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특히 산악지역이 많은 보은군은 임도 건설에 적극적인 편이다. 익명을 요청한 보은군청 A관계자는 “현재 보은군은 인구가 고령화돼 노동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 임도를 건설해 임업을 기계화함으로써 높고 험준한 산에서 나는 임산물의 운반을 수월하게 해야 한다”며 “또한, 숲이 우거져 접근성이 떨어지면 작은 산불도 쉽게 대형화재로 이어져 지역주민과 산주(산림 소유자)의 피해를 키우게 되므로 산불 진화를 신속히 할 수 있는 임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임도 타당성 평가를 둘러싼 논란

  회인면은 보은 군내에서 유일하게 임도가 건설되지 않은 곳으로, 임도 건설예정지의 산주와 지역 주민들이 임도 건설을 요청해 본격적으로 임도 건설을 진행하게 됐다. 이에 충북 임도 타당성 평가위원회는 임도시설 예정노선 타당성 평가를 진행했는데, 쌍암리 임도는 100점 만점에 82.3점을 받아 임도 후보지 중 1순위로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 6월 말 임도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보은지역 임도시설 예정 노선 타당성 평가 결과’의 공개를 요청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마로면 오천리가 85.3점으로 쌍암리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임도시설 예정 노선에서 탈락했다. 이에 대해 보은군청 A관계자는 “임도 타당성 평가는 70점 이상만 나오면 임도 개설 요건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본다”며 “오천리의 점수가 더 높았지만 임도 건설에 대한 쌍암리 주민들의 계속된 요구와 산주들의 빠른 동의가 있어 쌍암리가 1순위로 지정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반대에 부딪힌 임도 건설

  지난 8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쌍암리 임도 건설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각각 연이어 기자회견을 했다. 임도 건설을 찬성하는 쌍암리 주민들은 충북의 즉각적인 공사보류 지시 철회를 요구했고,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임도 건설을 반대하는 측은 사업 자체의 철회를 요구했다.
  쌍암리 임도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먼저 임도 건설로 인한 산사태 위험을 지적한다. 실제로 쌍암리의 산지는 산불 예방과 가파른 경사로 인한 산사태의 위험으로 입산 통제가 빈번한 곳이다. 기자가 직접 쌍암리 임도가 시작되는 곳부터 공사가 중단된 곳까지 걸어보니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이 <산림보호법> 제45조의8에 따른 산사태 취약지역임을 알리는 표지판도 발견할 수 있었다. ‘임도 설치 타당성 평가’에는 임도 경사도 평가 항목이 있는데, 총 임도 건설 예정 구간 중 35도가 넘는 경사 구간이 10% 이상이면 임도 건설이 불가하다. 산림청이 제공하는 ‘산림 공간 정보 서비스’를 보면 산사태 위험도가 가장 높은 1등급부터 가장 낮은 5등급까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임도 건설이 예정된 쌍암리 산지 중 상당수가 1등급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옥경(보은군 회인면·62) 씨는 “문제가 되는 임도가 거주지 근처에서 시작되는데, 이곳은 예로부터 험준하기로 유명한 산악지역”이라며 “이곳에 임도를 지어 얻는 효용보다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반대 이유는 환경파괴이다. 임도 건설 예정지는 멸종 위기 동·식물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멸종 위기종 서식지’로 지정된 곳은 ‘임도 설치 불가’라고 명시돼 있다. 진옥경 씨는 “임도 건설 구간과 인접한 산책로에서 멸종 위기종인 ‘삵’을 수차례 마주한 적이 있다”며 “더불어 집 근처에 있던 동물의 분변을 ‘한국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에 의뢰한 결과, 토종 수달의 분변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뿐만 아니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월 임도 건설 예정지 근방의 쌍암 숲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시행했다. 현장 조사 결과, 쌍암 숲에 다수의 멸종 위기종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함께 조사에 참여한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사무처장은 “멸종 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 323-1호인 ‘참매’와 멸종 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323-8호인 ‘황조롱이’를 비롯해 다양한 멸종 위기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임도 설치가 불가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확실한 근거”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임도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임도가 정상혁 현 보은군수(이하 정 군수)의 사유지를 통과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는다. 보은군이 충북에 제출한 2020년까지의 임도 예정 노선도에 따르면 내년 공사 예정 구간이 정 군수의 사유지를 통과하도록 작성돼 있다.
  진옥경 씨는 “올해 주민들에게 교부된 임도 공사 구간 주민설명회 자료를 보면, 기존 임도 건설 구간과 다르게 군수의 사유지로 없던 선이 연결된 것을 볼 수 있다”며 “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 보은군청 관계자들은 명확한 해명 없이 발뺌하기에 급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논란이 되는 정 군수 사유지 중 ‘산 55번지’는 산림 경영을 목적으로 개발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면 전혀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곳”이라며 “과연 임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임도 건설의 목적과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의견을 말했다.
  한편, 노경희(보은군 회인면·63) 씨는 “회인면에서 15년 넘게 살아온 주민으로서 마을에 문제가 생기면 마을 주민들과 협의해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번 일은 공무원들이 주민 분열을 조장한다”며 “대부분의 주민이 왜 임도를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굳이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반대 주장에 대해 보은군청 A관계자는 “가파른 공사 구간의 경우, 오히려 경사가 가파르면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임도를 건설해야한다”며 “산사태 방지를 위한 구조물과 안전시설을 충분히 설계에 반영하는 등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 군수의 사유지와 임도 건설 구간은 40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임도 건설은 지속적인 실시설계(실제 시공에 필요한 내용을 제시하는 것)를 통해 노선이 변경될 수 있어 정 군수의 사유지가 임도에 포함될지는 현재 판단하기 어렵다”며 “임도 건설을 통해 유독 한 명만 혜택을 얻는다면 당연히 의구심을 가질 수 있지만, 자체조사에 따르면 현재 34명의 산주가 혜택을 보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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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및 법적인 해결이 필요해

  지난 8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많은 사람이 쌍암리 임도 건설 문제에 주목했다. 이날 찬성 측 보은군 회인면 북부마을 주민들은 “최근 쌍암리 등 회인면 내에서 여러 차례 산불이 발생했다”며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임도가 없어 진화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고, 근방 지역에도 산지가 많아 주민숙원사업으로 임도 설치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은 “임도 설치 사업은 국가가 산림 보전을 위해 국비를 지원하는 사업인데, 이러한 사업의 보류 요청은 도민들로부터 불신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토론회 개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경호 사무처장은 “환경운동 단체를 포함한 여러 사람과 함께 임도 건설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위한 토론회를 열 계획”이라며 “임도 건설에 대한 충북의 전반적인 정책과 진행 상황을 점검한 후, 행정사무 감사 때 이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문제는 주민 간의 갈등으로 번질 문제가 아니라 환경과 법적으로 접근할 문제”라고 말했다.
  보은군청 A관계자는 “반대 측에서 민원을 냈고,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사업 추진이 이뤄지면 보은군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충북에서도 민원이 해소될 때까지 공사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해 현재 쌍암리 임도 건설은 ‘중단’이 아닌 ‘보류’ 상태”라고 전했다.

  임도 건설을 놓고 조용한 산골 마을인 쌍암리에 불어 닥친 이 풍파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모적인 감정싸움을 접고, 명확한 사실 확인을 바탕으로 한 관련 법규의 엄격한 해석과 적용이 필요해 보인다.


박시형 기자 sh981126@cbnu.ac.kr
김채완 기자 kimchaewan@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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