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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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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선영
청년들의 사회적 재난 ‘전세사기’
제 980 호    발행일 :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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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대구에서는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전세사기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들 전세사기 피해자 중에는 청년층의 비중이 높아 더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학업이나 직장생활을 위해 부모님 곁을 떠나 1인 가구를 이룬 청년들은 ‘나도 전세사기 피해자가 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에 쉽사리 전세를 선택하지 못한다.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전세사기 수법과 전세사기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전세사기 실태

  ‘전세사기’란 집주인인 임대인이 세입자인 임차인을 속여 전세 보증금만 받고 건물을 임대하지 않거나 계약기간이 끝났는데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기 수법을 말한다. 국토교통부 보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22일 기준 지역별 전세사기 비중은 수도권(61.9%)에 집중돼 있었고 대전(13.5%), 부산(11.1%) 등 대도시에서 주로 발생했다. 또한 전세사기 피해자의 연령층은 주로 40세 미만으로, 전체 피해자의 73.71%를 차지했다. 즉, 부동산 계약에 미숙하고 사회 경험이 부족한 청년층이 주로 사기 대상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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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사기 피해자 지역별 결정현환.              (출처: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참고)

대표적인 전세사기 유형

  전세사기의 대표적인 유형에는 먼저 깡통전세 사기가 있다. 깡통전세란 전세금이 부동산 시세와 비슷하거나 초과하는 상태가 돼 부동산을 처분해도 전세 보증금만큼의 금액을 확보할 수 없는 전세를 말한다. 깡통전세가 발생하는 원인은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로 청약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청약 제도는 무주택 기간이 길수록 높은 가산점을 준다. 그래서 빌라를 구매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되는 사람들도 아파트 분양을 바라며 매수보다는 전세를 선택한다. 이런 이유로 전세 수요가 늘어나 전세가가 높아지면 실제 매매 가격과의 격차인 갭(gap)이 점점 줄어든다. 여기에 부동산을 재테크 방법으로 여겨온 갭투자가 문제를 키운다. 갭투자는 부동산은 무조건 오른다고 보는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부동산 투기 방법이다. 즉, 집값이 오른다는 전제로 세입자가 살고 있는 부동산을 시세와 전세가의 차액만 주고 저렴하게 매입한 후 집값이 오르면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투기 방법이다. 깡통전세 사기는 집주인이 매매 가격보다 비싸게 전세 계약을 맺은 후 경제력은 없지만 갭투자를 원하는 사람에게 집을 속여 판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집을 팔아도 전세 보증금보다 적고, 다음 세입자를 구해도 전세가가 내려가 돈을 더 보태야 하는 상황에서 경제력이 없는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나 몰라라하다 보니 기존 세입자는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진다.
  두 번째는 대리인의 이중 계약 사기다. 부동산 계약은 집주인과 세입자가 직접 해야 하지만, 집주인이 부동산 중개인이나 아는 지인을 대리로 세우는 경우도 있다. 이때 대리인이 집주인에게는 월세 계약을 맺었다 속이고, 세입자와는 전세 계약을 맺은 후 전세 보증금을 가로채 도주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대리인이 아닌 월세 세입자가 집주인 행세를 해 전세 계약을 맺고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사례도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직거래 다중 계약 사기다.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아끼자는 구실로 직거래를 유도해 하나의 집에 대해 여러 세입자와 전세 계약을 맺고 전세 보증금을 가로채는 사기다. 이는 부동산 계약을 하기 전에는 ‘주민등록 전입세대 열람’(해당 집에 살고 있는 세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로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급)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노린 사기로 직거래 시에는 반드시 집주인에게 확인을 요구해야 한다.
  마지막은 신탁 사기이다. 신탁은 집주인이 여러 목적을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전문가에게 맡겨 관리하는 것이다. 신탁한 부동산의 소유권은 집주인이 아닌 신탁회사에 있으므로 신탁회사의 동의 없이 맺은 집주인과의 부동산 계약은 무효이다. 신탁한 집인 줄 모르고 집주인과 전세 계약을 맺었다면 계약 자체가 무효이므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부동산의 신탁 여부는 등기부등본 ‘갑구’에 적혀 있으니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신탁한 부동산은 집주인이 아닌 신탁회사와 계약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전세사기 예방 원칙

  전세사기 예방 첫 번째 원칙은 임대인이 실제 집주인이 맞는지 꼭 확인하는 것이다. 충청북도 전세사기 피해 접수처 한미경 담당자는 “전세사기를 예방하려면 임대차 계약 시 서류상 임대인이 정말 실제 임대인과 동일한지 확인해야 한다. 등기부등본을 임차인 본인이 직접 발급받아 임차하려는 부동산이 실제 등기부등본과 일치하는지, 임대인의 신분증과 등기부등본 상의 임대인 정보가 일치하는지 등을 꼼꼼이 확인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계약은 집주인과 직접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불가피하게 대리인과 하게 된다면 위임장, 인감증명서, 대리인 신분증 등의 서류를 꼼꼼히 살피고, 계약 체결 전 반드시 집주인과 직접 연락해 계약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또 전세 보증금은 반드시 집주인 명의로 된 계좌로 보내야 한다.
  두 번째 원칙은 전세가와 매매가의 격차를 확인해 깡통전세를 피하는 것이다. 매매시세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이나 ‘안심전세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등기부등본 ‘을구’에 기록된 근저당권(채무에 대한 담보) 유무를 확인해 전세 보증금 반환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현재 깡통전세 가능성이 없어도 집값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 원칙은 계약 완료 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최대한 빨리하는 것이다. 한미경 담당자는 “임대차계약 시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를 부여받는 것은 필수”라고 말했다. 전입신고란 세입자가 입주한 주소지를 주민등록상에 등록하는 법적 절차이다. 전입신고는 세입자로서 임대차의 내용을 주장할 수 있는 법률상의 힘, 즉 대항력으로 작동한다. 또 확정일자는 자신의 신분증과 임대차계약서 원본을 가지고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면 쉽게 받을 수 있다. 확정일자를 받게 되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에 의해 다른 채권자보다 보증금을 우선변제받을 권리를 갖게 된다.

  전세사기 피해자인 ㅇ(서울·22) 씨는 “전세금을 돌려달라고 집주인에게 연락했지만 계속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집주인이 겨우 전화를 받았을 때는 오히려 ‘돈이 없다’라는 식의 당당한 태도를 보여 황당했다”라고 전세사기를 당한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전세사기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해 답답한 마음이 컸다”라고도 말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24일부터 ‘국토교통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관리시스템’을 통해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신청’을 온라인으로 받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결정이 되면, 은행에 분할상환.신용정보 등록유예, 차상위 및 근로장려금 신청대상자 요건에 충족하는 저소득층 신용대출, 관리인 선임을 지원하는 법률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못 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급증하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를 단순히 임대인과 임차인 관계만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을 비롯한 모든 세대에 닥친 ‘사회적 재난’으로 봐야 한다. 아무리 조심해도 누구나 전세사기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피해자들이 조심하지 않아서 전세사기를 당한 것이 아니다.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또 다른 아픔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곽선영 기자
suny3029@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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