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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영
<문화>혼자라서 더 즐거운, 나? 나 홀로 족!
제 794 호    발행일 : 2008.10.20 
혼자지만 혼자가 아닌 사람들
혼자만의 시간은 나를 만나는 시간

  카페에서 혼자 차를 마시거나 혼자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이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 일명 ‘나홀로 족’이다.

  이러한 나홀로 족이 증가하고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혼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PMP, MP3 등 디지털 기기를 손쉽게 접할 수 있고, 자기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을 자기 계발에 투자하려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홀로 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나홀로 족의 증가가 자기 자신만 위하려는 개인주의의 팽배로부터 기인했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그 이유가 무엇이든 나홀로 족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나홀로 족을 향한 어색하고 불편한 시선을 잠시 거둬보자.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자기만족을 얻고 있는 충만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관을 통째로 전세 낸 기분이에요”

  오후 2시, 청주 프리머스 시네마. 이 모(아동복지학과·07)씨는 강의가 없는 날 개봉하길 고대하던 영화 ‘20세기 소년’을 보러 영화관을 찾았다. 표를 예매하고 음료 하나를 산 뒤 홀로 상영관을 향하는 이 씨. 그 모습이 익숙한 듯 너무나 자연스럽다.

  “혼자 영화 보는 맛이요? 슬픈 장면이 나올 때 친구 눈치 안보고 눈물 뚝뚝 흘려가며 울 수 있으니 좋죠. 취향이 다른 친구들과 무슨 영화를 볼 지 고민하지 않고 보고 싶은 영화를 마음대로 볼 수도 있고요. 특히 사람이 없는 시간에는 영화관을 통째로 전세 낸 기분도 들고, 옆에 아무도 없으니 완전히 영화에만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이 씨와 같은 이유로 혼자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은 점점 늘고 있다.

  청주 프리머스 시네마 이방주(30)팀장은 “처음 일을 시작한 2004년에는 영화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이 일행을 동반하고 있었고 혼자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은 드물었어요. 그때와 비교해 지금은 온라인을 통한 1인 예매 고객이 증가했고 현장 발매에서도 1장만 구입하는 사람이 많이 늘었어요. 특히 한산한 시간대인 조조영화나 평일 낮에 혼자 오는 사람이 많고 그 중에서도 중년층의 여성과 2~30대 젊은이가 많이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취향이 다른데 굳이 같이 갈 필요 있나요”

  지난 9월 28일 오 모(식물자원학과·07)씨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임동민 씨의 독주회에 다녀왔다. 오 씨는 평소에도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연주회나 콘서트장에 혼자 찾아가 마음껏 그 시간을 즐기고 있다.

  “사실 독주회 같은 곳은 취향이 맞지 않으면 함께 가기 어려워요. 취향이 다른데 굳이 친구나 다른 일행을 데려가 공연에 집중하지 못하느니 차라리 혼자 가서 즐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혼자 연주회를 찾게 됐어요. 둘이 가서 의견을 나누며 공연을 즐기는 것도 좋겠지만 혼자 가면 더욱 여유롭게 공연을 감상하고 몰입할 수 있어요”

  과거에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오 씨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요즘에는 비슷한 이유로 혼자서 공연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인터파크 조사에 따르면 뮤지컬 1인 예매 고객이 2005년 8%에서 2006년 10%로 증가했으며, 라이브콘서트 표를 1장만 예매한 고객 비율도 12%에서 1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나홀로 족, 즉 혼자서 자신만의 시간을 누리려는 사람의 증가를 실감할 수 있다.

 

“혼자만의 여행을 통해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만나요”

  지난 주말 이 모(전자공학과·03)씨는 대청댐으로 당일치기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매일 같은 일상에서 탈피할 겸 조용히 생각할 만한 시간도 가질 겸 혼자만의 여행을 떠났어요. 친구들끼리 모여서 가는 여행도 즐겁고 재미있지만 이번에 다녀온 여행은 더욱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엔 평소에 골머리 앓던 것들 다 잊고 경치를 감상하다가 나중에는 진지한 생각들을 하게 되더라고요.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에서는 갖기 어려운 시간이잖아요”

  김 모(국제경영학과·05)씨도 얼마 전 낚시장비를 갖고 혼자만의 여행을 다녀왔다. 평소 취미생활로 낚시를 즐기고 있지만 이번 여행은 낚시보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복잡한 생각이 많을 때 이렇게 혼자 여행을 떠나면 자유롭고 여유도 있어서 에너지도 재충전 되고 고민하던 문제의 실마리도 보여요. 결정을 못해 갈팡질팡 하던 문제들도 답이 나오죠. 취업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은 대학생들이라면 한번쯤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혼자 여행을 떠나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나홀로 족은 자신의 여가시간을 혼자만의 활동을 통해 즐기는 사람이다. 즉 혼자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당신, 햇볕 좋은 날 벤치에 앉아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는 당신, 오락실에 가서 게임을 하고 혼자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푸는 당신도 나홀로 족이다.

  타인과의 만남도 중요하지만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은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나홀로 족은 혼자 즐기는 시간 속에서 그런 만남을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나홀로 족은 혼자지만 또한 혼자가 아니다. 한 학생은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지만, 그 속에 있는 나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 나홀로 족은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에게 애정을 쏟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외로워하거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제대로 누리지 못하지는 않았는가. 혼자 있는 이 시간, 자신 스스로와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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