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이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는 요즘 이 책은 조금은 위축된 나에게 작은 희망을 주었다. 주인공 베로니카는 다량의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하지만 실패하고 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녀는 의사로부터 곧 죽음을 맞을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유예기간은 단 1주일. 그곳에서 베로니카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제 몸 안에 든 한 줌의 광기를 어쩌지 못해 바깥 세상과의 끈을 놓아버린 사람, 젊은 한때 미친 듯이 사랑했지만 이제는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한 남자 때문에 행복한 일상에서 돌연 지옥을 발견한 사람, 유능한 변호사였지만 느닷없이 찾아온 광기의 첫 발작으로 일상 밖으로 던져진 사람, 천국의 환영들이라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정신 분열자.
베로니카는 그들과 1주일의 유예기간을 보내면서 살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던 베로니카에게는 삶이라는 반전이 주어진다. 이 반전은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으면 아무리 죽기로 결심한 사람도 삶에 대한 애착과 살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생긴다는 것을 베로니카를 통해 실험한 것이었다.
‘죽음은 삶의 대극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 잠재해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구절이 마음 한 쪽에 고스란히 스며들게 될 것이다.
특별하지도, 그렇다고 구체적이지도 못하고 지극히 개인적이며 2% 부족한 삶 속에서의 자살미수. 그로 인해 시작되는 병원에서의 다른 사람들과의 새로운 소통, 이것은 그녀에게 또 다른 삶의 의지를 불어 넣어 준 세상과의 호흡이었다.
세상의 어느 누구라도 한 번쯤은 자살충동을 느낀다. 정말 절박하게 죽음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죽음 앞에서 되돌려 받는 삶이란 얼마나 축복 받은 삶인지를 절실히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와 의지가 필요할 때, 꼭 두 손과 마음에 담아두면 좋을 것 같다.
산업대학원 고필환








반유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