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4월 6일부터 5월 30일까지 박기원 작가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기획전시 ‘2010 올해의 작가 박기원 - 누가 미술관을 두려워하랴(Who's Afraid of Museums?)'전을 개최한다.
박기원 작가는 작업 장소인 공간을 면밀히 관찰하고, 측정하면서 공간의 역사와 그 속에 숨 쉬는 사람들이 일궈낸 고유한 분위기를 포착하는 데 뛰어나다. 박작가는 작품을 구상하는데 최적의 재료를 찾아내려 하면서도 벽을 세우거나 허무는 등의 방식으로 공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작가는 오랜 탐색 끝에 두 달간의 드로잉과 재단의 과정을 거쳐 미술관 내벽 마감재인 화강암의 재질을 마치 청록색 옥돌처럼 변화시킨 작품 『배경(Scenery)』, 광택나는 금속성 재료인 스테인레스를 가늘게 자르고 쌓아 올려 희미한 철숲을 만들어 냄으로써 현실과 비현실, 어느 곳도 속하지 않은 듯한 공간을 만들어낸 『희미한(Dim)』을 준비했다. 에어 튜브를 이용한 작품 『에어월(AirWall)』은 항상 공간에 존재하지만 아무도 느끼지 못하는 공기를 시각화한 작품으로 가장 최소한의 개입으로 장소, 작품, 관객을 연결하는데 이것은 공간 속에 포함된 관람객까지 작품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박기원 작가의 개성을 보여준다.
 이전까지 미술관의 작품이 만지지 못하고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면, 관람객은 이전의 감상 방법에서 벗어나, 자신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변모된 공간을 인식해야 한다. 이처럼 작품 속에 들어가 자신을 인식하며 공간을 인지하는 관람객은 그의 작업에 있어 주요한 요소가 된다.  
이번 전시회를 관람하던 송소영씨는 “작품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지고 위에 올라서 보게 되니 작품과 하나가 된다는 말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인 소원경씨는 “요즘 설치예술의 범위가 방대해졌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것이 예술이었나 싶을 정도로 가깝게 생활 속에 다가온 느낌”이라며 감탄의 말을 덧붙였다.   
 김영미 작품관리원은 “박기원 작가를 모르는 분들은 작품이 왜 이렇게 없냐?”고 하지만 “박기원 작가의 의도와 작품을 설명해드리고 나면 감탄의 말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제 2전시실, 중앙 홀에서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 휴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토·일, 오후 9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또한 전시 기간 중 현장에서는 무용과 음악 등 다양한 공연 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