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88만 명을 넘어선 청주시는 이제 ‘꿀잼도시’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청주시는 꿀잼도시 청주 조성을 위해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다양한 축제를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지난 9월 12일과 13일 이틀간 문화제조창 잔디광장에서는 ‘힙한 청주 페스티벌’이 처음 열렸는데, 힙함과 청주가 만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축제의 감흥이 아직도 생생한 그날의 현장으로 함께 가보자.
폭우도 막지 못한 청주의 밤
지난 9월 12일 오후 3시 문화제조창 잔디광장은 기대했던 축제의 모습과 사뭇 달랐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하기 전인 데다 폭우까지 내려 축제장을 찾은 사람이 많지 않았다.
축제장에는 이벤트 부스가 빼곡히 자리 잡았는데, 17개의 지역 브랜드가 플리마켓, 키링 뽑기, 페이스페인팅 등의 이벤트를 진행했고, 공공 기관의 홍보부스도 눈에 띄었다. 청남대 부스는 룰렛을 돌려 상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충북문화재단 부스는 7초가 되는 순간을 맞춘 참가자에게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통해 기관의 활동을 홍보했다. 축제 당일에는 폭우가 내렸지만, 무더위를 예상해 방문객에게 부채와 쿨링 패치를 나눠주는 부스도 있었다.
홍보부스 옆으로는 6대의 푸드트럭이 세워져 있고, 푸드트럭 앞에는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간이 드럼통 식탁 여러 개가 마련됐다. 하지만 계속되는 비로 공연장 입장 시간인 저녁 6시가 넘어서까지 방문객이 많지 않았다.

▲ 오후 6시가 다 됐지만, 한적한 푸드코트 거리.
힙함의 ‘힙’자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축제 현장은 휑했다. 공연장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은 100명도 채 안 됐다. 입장이 시작되고 공연을 시작할 저녁 7시 30분이 가까워지니 무대를 둘러쌀 정도의 관객이 모였다. 그런데 공연을 시작하자마자 빗줄기가 더 거세졌다. 밝은 조명에 굵은 빗줄기가 선명하게 보였고, 잔디광장 바닥엔 물이 고여 더욱 질퍽했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아티스트나 즐기러 온 관객 모두에게 매우 열악한 환경이었다.
하지만 관객들은 즐길 준비가 돼 있었다. 관객의 대다수였던 학생과 청년들은 공연 시작 전부터 흘러나오는 리듬에 몸을 맡기며 현장의 열기를 서서히 끌어올렸다. 청주에서 활동하는 힙합 그룹 팀 ‘어글리밤’의 무대를 시작으로, DJ 테라와 DJ 주디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OST인 <Golden>과 <Soda Pop>, 그리고 로제의 <APT>로 몰아치는 리믹스 파티를 만들어 클럽에 버금갈 만큼 관객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래퍼 ‘신스’가 공연을 시작하자 힙함은 절정에 다다랐다. <봄비>, <Wake Up> 등의 음악에 맞춰 함성을 지르며 콩콩 뛰는 관객들의 흥을 억수같이 내리는 비도 막을 수 없었다.
마지막 무대의 주인공인 다이나믹 듀오의 차례가 다가오자, 사람들은 광기가 느껴질 정도로 환호했다. <불타는 금요일>, <고백> 등의 노래가 이어질 때, 관객들은 매 곡마다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떼창을 하며 하나 된 모습을 보였다. 다이나믹 듀오와 신스가 <Smoke>, <Wake up>을 함께 부른 무대는 1일 차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공연과 함께 물대포가 뿜어내는 물이 비와 함께 쏟아지며 워터밤을 선사했는데, 물과 비에 흠뻑 젖은 관객들의 열기는 공연 끝까지 이어졌다. 화려하게 클라이맥스를 장식한 다이나믹 듀오의 무대를 끝으로 1일 차 축제가 마무리됐다.
다시 한번 힙하게 만날 수 있길

▲ 충북청주FC부스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
축제 2일 차는 다행히 날씨가 좋았다. 오후 5시쯤 축제장에 도착하니 이벤트 부스마다 사람들로 북적였다. 페이스페인팅과 캐리커처 부스에는 줄이 늘어섰고, 전날과는 달리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홍보부스에는 1대 1 좌식 축구 이벤트가 새롭게 마련됐고, 푸드트럭 앞 간이 드럼통 식탁은 전날과 달리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붐벼 축제를 실감 나게 했다.
잔디광장에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여유롭게 기타를 치고 있던 윤영준(충북 진천·51) 씨는 “유명한 가수들이 나온다고 해서 기대감이 큽니다. 평소 이런 문화 축제에 관심이 많고 자주 참석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런 재밌는 축제가 열렸는데, 당연히 와야죠”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두 아이와 함께 축제장을 찾은 한지영(세종·38) 씨는 “저는 평소에 맘카페나 ‘청주여기’ 앱에 뜨는 행사를 찾아다니는 편인데, 오늘은 청주공예비엔날레 전시 때문에 오게 됐어요. 와서 보니, 여러 개의 부스가 세워져 있어서 놀러 오게 됐어요. 광장도 넓고 주변에 즐길 거리가 같이 있어서 좋네요. 특히 체험형 부스가 많은 게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이유라고 생각해요. 먹는 거, 보는 것처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게 많아서 오래 머무르게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한지영 씨의 아들 홍기준(9) 군은 “가족들이랑 같이 놀러 와서 좋고요. 날도 좋아서 기분이 더 좋아요”라며 환한 미소로 들뜬 마음을 전했다.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도 전날에 비해 훨씬 많아지고 연령층이 다양해졌다. 2일 차 무대는 댄스 공연으로 시작했다. 청주대학교 댄스동아리 ‘ABLE’은 에스파의 <Dirty Work>와 <Drama>,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등에 맞춰 격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관객들은 리듬을 타며 몸을 흔들거나, 박수로 박자를 맞추며 공연을 즐겼고, 폰으로 영상을 찍는 이도 있었다.
이어진 DJ 라라와 가수 ‘백프로’의 무대는 4명의 댄서와 함께 관객들의 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관객들은 광기가 느껴질 정도로 뛰기 시작했고, 물대포가 이에 화답해 물을 뿜으며 시원하고 짜릿한 무대가 만들어졌다.

▲ '힙한 청주 페스티벌'을 뜨겁게 달군 청하의 무대.
마지막 무대를 맡은 ‘청하’는 등장 전부터 관객들의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청하는 <STRESS>로 무대를 시작했는데 관객들은 저마다 핸드폰을 꺼내 불빛으로 호응했다. 여기저기서 “예쁘다”라고 소리치는 관객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Roller Coaster>와 <벌써 12시> 무대는 압권이었다. 관객들은 “와...”라는 감탄사를 절로 쏟아냈다. 관객들은 열심히 청하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을 즐겼다. 끝없이 이어지길 바랐지만, 청하의 무대를 끝으로 이틀간의 힙한 청주 페스티벌은 막을 내렸다.
‘힙한 청주 페스티벌 in 제조창’은 지역 청년들을 위해 기획한 취지에 걸맞게, 수많은 청년의 힙함을 일깨운 축제였다. 현장에 있던 이들의 힙함을 폭우도 막지 못했다. 힙하게 즐기자는 취지에 걸맞게, 힙한 청주 페스티벌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가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었고, 꿀잼도시의 초석을 다졌다. 이틀간의 축제는 끝났지만, 앞으로도 청주에 힙한 바람이 불어오길 바란다.

민성원 기자
sungwon0985@chungbuk.ac.kr









민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