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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인
방식은 달라도 모두 같은 마음을 전하는 어버이날
제 833 호    발행일 : 2011.05.14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선물, 생필품에서 건강용품까지 다양
대학생이 뽑은 최고의 선물은 취업, 걱정시키지 않기, 많은 대화


 

카네이션은 기본! 각양각색 어버이날 선물
  색종이에 손때를 묻혀가며 카네이션 만들던 시절을 지나 우리들은 이만큼 자라났다. 같이 성장한 것은 선물도 마찬가지. 각종 매체가 발표한 올해의 어버이날 인기 선물 1위는 홍삼, 안마기기와 같은 건강 관련 제품. 그 외 공연티켓이나 내의, 화장품도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카네이션이나 현금 및 상품권은 매년 인기가 식지 않는 품목들. 매년 반복되는 어버이날이지만 그 선물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시대의 흐름은 어버이날 선물에 다양성을 주고 있는 가장 큰 요인. 서양에서 유래한 어버이날은 우리나라에서 1956년에 공휴일로 지정됐다. 당시에는 어려운 경제사정에 따라 생필품이 선물 1순위였다고 한다. 1960년대까지도 사정은 크게 변하지 않다가 1970년대에 들어서며 내의 선물이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서 선물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졌고 때때로 고가의 선물들도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1990년대 이후 등장한 건강용품을 비롯해 실용적인 선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요즘은 건강검진, 노화방지 화장품처럼 젊고 건강해지는 방편을 선물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청주의 한 대형 할인 마트. 이 작은 공간 안에서도 어버이날 기획 선물은 여러 상품으로 나타난다. 제일 처음 들어선 식품 매장의 여러 코너마다 건강 식품이 특별 기획전을 열고 있다. 웰빙 문화의 바람에 따라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상품이다. 화장품도 선물용으로 꽤 인기가 있다. 화장품은 제품의 가격대에 상관없이 크림, 에센스, 기초라인세트가 자주 팔린다고 한다. 중저가 화장품 T사의 직원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30대 고객들도 부모님 선물용으로 화장품을 많이 사간다”라고 말했다. 같은 내용의 답변을 중저가 화장품 B사와 S사의 직원에게서도 들을 수 있었다. 청주 시내로도 눈길을 돌려봤다. B사와 V사 및 각종 언더웨어 브랜드에서는 어버이날을 맞아 모시메리 기획 상품을 입구부터 전시해놓았다. 고객마다 사가는 종류는 다양하지만 학생들은 아무래도 저렴한 쪽을 찾는다는 것이 브랜드 점원들의 설명이었다.
  어버이날 부모님께 선물을 하고자 주말을 바쁘게 보낸 학생들도 있다. 우리학교 인문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최모 양과 전모 양. 두 학생의 주말은 어버이날 준비로 빠르게 흘러갔다.
  최모 양은 “어버이날에 커플티를 선물해 드리고 싶었어요. 옷을 고르는 일이 쉽지가 않아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만큼 고민도 많이 했어요. 가게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지치기도 했고요. 힘들게 번 아르바이트비도 많이 썼지만 뿌듯했어요”라며 웃어보였다.
  이날 최모 양과 동행했던 전모 양도 이어서 말했다. “일단 어버이날이라고 하면 카네이션을 많이 사잖아요. 그런데 저희 부모님께서는 평소에도 꽃을 워낙 좋아하시는 분들이에요. 그래서 저는 카네이션이 주는 전형적인 의미에 치중하지 않아요. 만약 카네이션을 산다 해도 매년 다른 종류로 부모님 취향에 맞춰서 사는 편이죠.”
 
선물 뒤 가려져 있던 소중함, 가족
  올해 대학에 입학해 처음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지냈던 김은숙(지구과학교육학과·11) 학생. 이른바 성인이 된 후에 맞는 어버이날이기도 하고 가족들과도 오랜만에 만나는 터라 용돈을 모아 직접 꽃을 샀다.
  “크게 신경이 쓰이진 않아요. 하지만 고등학생때는 편지 한 장으로도 충분했었는데 지금은 뭔가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사실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어버이날 선물은 고민거리다. 정성이 가득 담긴 편지가 최고라지만 편지만 드리기엔 뭔가 허전하고 선물을 하자니 가격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2009년 우리학교를 졸업해 지금은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형식적인 측면이 없을 수는 없죠.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거의 현금을 드렸던 것 같아요. 어쩌다 그냥 지나친다 싶으면 부모님이 섭섭해 하기도 하시고요”라며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어버이날의 주인공인 부모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우리학교에 재학중인 자녀를 두고 있는 김영숙(52) 씨는 “아직 대학생이라 경제적 여유도 없을 텐데 싶어 마냥 기쁘지만은 않아요. 싫을 정도는 아니지만 졸업하고 취업한 후에는 선물을 받아도 좋을 것 같네요. 지금은 학교에 열심히 다니고 잘 졸업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학부모 A씨도 “저는 학생일 때 돈이 없어서 선물은 못했어요. 대신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집안일을 열심히 했었죠. 굳이 받고 싶은 선물을 꼽으라면 편지가 가장 좋죠. 그래도 딸이 해주는 것은 뭐든 좋을 것 같아요”라는 의견을 보였다.
  한 취업 정보 사이트에서 흥미로운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로 ‘취업, 걱정시켜드리지 않기, 대화 많이 하기’를 꼽았다는 것이다. 벌써 몇 개의 공휴일이 사라진 요즘, 가시적인 주고 받음이 전부라면 어버이날이 굳이 공휴일일 필요가 있을까? 어버이날이 빨간날로서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긴 시간 동안 선물은 또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냈고 우리는 이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기도 힘든 것이 오늘날 대부분의 가족들 모습. 소박하더라도 다 같이 앉아 얼굴 맞댈 시간을 만들 수 있는 날이 바로 어버이날이다. 진정 중요한 것을 먼저 생각한다면 매일 매일이 어버이날이라고 해도 우리에게 고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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