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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수
자연과 함께 살아 숨쉬는 전주 한옥마을
제 850 호    발행일 : 2012.08.31 



 싱그러웠던 여름방학의 끝을 지나 가을 개강 문턱에 들어섰다.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새로운 출발선에 서는 지금, 넉넉한 마음의 여유와 편안함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바로 전주의 랜드마크, 슬로우 시티라고 불리는 ‘전주 한옥마을’의 이야기다.
 전주 한옥마을은 도심권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마을로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기도 하는 공간이다. 700여 채의 한옥과 다양한 전통문화체험이 가득한 이곳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0년도 ‘한국 관광의 별’, 2011년도에는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으뜸명소’로 지정하기도 했다. 전주 한옥마을은 을사조약 이후 1930년을 전후로 우리나라에서 세력을 넓혀가던 일본인들에 대한 반발로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형성되기 시작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지주들과 상업으로 많은 돈을 번 신흥자본가들을 중심으로 조성된 이것이 바로 일본인들에게 우리의 민족의식을 보여준 전주 한옥마을의 시작이다. 하지만 과거 전주 한옥마을이 전통과 민족의식을 보여준 장소였다면, 현재의 모습은 매년 수백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관광 명소가 됐다.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전주 한옥마을, 그 속을 들여다보자.
 
전통과 현대의 조화
 전주 한옥마을의 인기는 해가 거듭할수록 상승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7년에 109만 명이었던 관광객 수는 4년 뒤인 2011년, 409만 명으로 집계돼 급속도로 관광객 수가 증가했다. 그 인기 비결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한옥마을이라 하면 전통적인 분위기만 존재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최근에는 한옥의 시설을 보완·개발하고 식당, 카페, 상점 등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도 늘어났다.
 전주 한옥마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숙박시설만 봐도 알 수 있다. 이곳의 숙박시설은 모두 한옥으로 돼 있는데, 한옥의 구조나 바닥 장판, 벽지 등은 전통적인 방법을 그대로 살리되 화장실이나 취사도구, 에어컨 등의 가전제품은 신식이다. 30년도 더 된 한옥건물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김혜란(43) 씨는 "불편함 없이 전통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이용한다"며 "다녀간 관광객들은 '한옥이 이렇게 편한 줄 몰랐다', '나중에 한옥에서 살고 싶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이 직접 도자기나 공예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시설도 갖춰져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곳에서 자신의 작품들을 팔거나 전시하는 작가들이 관광객들에게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도예갤러리와 체험학습장을 운영하고 있는 성미경(49) 씨는 "컵, 접시 등 간단한 공예품을 직접 문양이나 무늬를 넣어 제작할 수 있게 운영하고 있어 아이들과 연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된 전주에서 가장 큰 관광명소답게 한옥마을에도 곳곳에 맛집이 즐비하다. 가장 잘나가는 메뉴는 단연 떡갈비와 비빔밥이다. 이 뿐 아니라 팥빙수, 커피, 차 등을 팔고 있는 카페와 전통 찻집도 많아 지나가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내일로 도중에 이곳을 찾은 임다미(20) 씨는 "몇몇 식당은 음식 값이 비싼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한식의 맛을 즐길 수 있어서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꼭 소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늑함과 부드러움을 느끼다
 한옥은 우리에게 여유를 주고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특유의 감성이 배어있다. 모든 식당과 상가 건물이 한옥으로 돼 있고 돌담과 기와, 나무와 흙냄새가 한데 어우러져 자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뿐만 아니라 나무와 분수, 정자 등이 아름다움을 더한다. 마을을 찾은 백홍석(24) 씨는 "직선으로 솟은 빌딩 건물만 보다가 곡선과 유선형의 한옥을 보니 편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건물들이 높지 않아 답답하지 않았다"며 느낌을 전했다. 반면 황윤우(24) 씨는 “한옥마을이 넓고 길이 여러 갈래인데, 그에 비해 곳곳에 설치된 안내도가 부족하다. 또 안내도를 더 보기 쉽게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평온한 분위기 뒤에 다른 이야기도 있다. 바로 거주민들의 속사정이다. 매년 수백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이 찾기 때문에 거주민들은 긍정적인 반응만을 보일 수 없다. 이곳에 거주하는 정모 씨는 "가장 큰 문제점은 소음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오는 통역사가 마이크를 사용할 때는 방해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심한 경우에는 벨을 눌러 집안 내부를 구경하게 해달라는 관광객도 있고, 담 밖으로 쓰레기를 던지는 사람들도 있다"며 불편함을 털어놨다. 그러나 이와 다른 의견도 있다. 유용섭(64) 씨는 "고장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청 문화관광부 한스타일관광과 직원 이미영 씨는 "주민들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교통 통제와 개인 주택 출입제한을 두고 있지만 쉽지 않다. 하지만 한옥마을사업소에서 세세히 관리하도록 노력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로 뻗어가는 전주 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 거리를 다니다 보면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특히 주변에 위치한 옛 전주성의 남문인 풍남문(보물 제308호), 고려 때 이성계가 왜구를 토벌하고 연회를 열었던 오목대와 그의 어진을 봉안한 경기전(사적 제339호), 조선시대 지성인을 길러낸 전주향교 등의 볼거리는 전주 한옥마을과 함께 우리나라 고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한옥마을의 인기에 한몫을 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가 많아 이를 보고 찾는 관광객도 많다. 한국인 친구에게 소개받아 함께 오게 됐다는 에밀리안(29) 씨는 "전주 한옥마을의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특히 한옥이 정말 아름답고 잡상인이 없다는 점도 좋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전주 한옥마을도 세계화를 이룩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우선 이곳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기본적인 영어 소통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또한 외국인들이 한옥마을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온라인 시스템도 마련했다. 전주시청 문화관광부 한스타일관광과 직원 이미영 씨는 "외국인 관광객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한옥마을로 당당히 자리 잡길 바란다"고 전했다.
 선조들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한옥마을.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전주 한옥마을이 옛것을 지키고 오늘날의 것을 받아들이는 온고지신의 뜻을 살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아끼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박지수 기자 jisu2870@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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