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은 집이라는 뜻을 가진 한옥의 시작은 언제부터라고 딱 정의할 수 없다. 2000년 전부터 선조들이 살고 있었던 집이 바로 지금의 한옥이기 때문이다. 한옥은 한국의 집이라는 말 그대로 사계절이 나타나는 한국의 자연특징에 적합하게 설계돼있다. 더불어 한옥은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고 곳곳에서 선조의 지혜와 한국 전통의 멋도 서려 있다.
자연적인 면에서 본다면 그 예로 가장 적절한 것은 온돌과 마루이다. 온돌은 방구들이라고도 불리는데 아궁이에서 만들어진 열을 지닌 연기가 방바닥을 지나면서 방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원리로 이뤄졌다. 한옥은 나무로 지어진 건물이기에 불과는 상극이지만 열기를 통해 난방을 하는 점에서 그 우수성이 드러난다. 또 마루는 구조적으로 바람이 잘 통하게 설계돼있을 뿐 아니라 방과 방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도 했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마루에서 가족 간의 담소도 나누고 더위를 피하며 살아왔다.
더불어 한옥에는 한지나 흙을 사용해 친환경적이다. 한지는 바닥부터 시작해서 벽, 문 그리고 지붕에도 사용된다. 이렇게 다양하게 사용되는 이유는 한지의 습도조절기능과 함께 공기를 청정하게 만드는 점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흙은 더위와 추위를 막아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 흙 또한 바닥이나 벽 그리고 지붕에 사용되는데 이때 냉기와 열기를 차단시켜주기 때문이다.
한옥에는 이런 자연적 요소뿐 아니라 미적 요소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처마에서 그 요소가 잘 드러나는데 처마의 매끄러운 곡선이 대표적인 예이다. 지붕의 처마 선은 하늘로 향함과 동시에 곡선으로 넓게 뻗어있어 우리 선조의 넉넉한 인심을 잘 드러낸다. 한옥마을에 관광을 온 권경혜(전주시 완산구ㆍ27) 씨는 한옥의 멋에 대해 "한옥은 일반적 건축물보다 재밌고 사상을 담고 있어서 좋다. 그리고 사랑채나 안채 등 기능적으로 방을 구분해 놓은 것이 옛 사람의 지혜를 느낄 수 있다"며 말했다. 또 내일로 여행을 통해 한옥을 보러 온 김동욱(서울대ㆍ24) 학생은 "직선보다 유선형이 많아 인상이 부드러운 게 한옥의 장점인 것 같다"며 "또 대문을 열면 바로 사적인 공간이 아닌 마당이 있어 전체적으로 개방적인 느낌이 든다"고 한옥을 직접 본 소감을 밝혔다.
최근 들어서는 도시에서도 한옥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옛 한옥의 모습은 유지하면서 요즘 시대에 맞게 발전돼 오고 있다. 옛 한옥의 불편한 점까지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더 편하게 보완되어 건축되고 있는 것이 바로 현대한옥이다. 현대한옥을 옛 방식대로 짓기에는 시간이나 규모적인 면에서 현실적으로 힘들다. 한옥은 보통 짓는데 10년이 걸리고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하기엔 규모가 큰 만큼 관리도 힘들기 때문에 작고 간단히 설계된다. 예를 들면 화장실이나 부엌을 집 안에 설계하여 규모를 줄이고 변기도 좌변기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게 설치됐다. 마루 또한 거실이라는 개념으로 재현되어 실용성을 높였다. 현대한옥 시공업체인 ‘웰빙하우징’의 기획팀 직원인 김미라 씨는 “현대한옥이 옛 한옥과 다른 점이라면 예전엔 집의 틀에 사각기둥을 사용지만 현재는 통나무 구조를 하고 있고 난방도 현실적으로 어렵고 추웠던 구들장 대신 지열보일러를 사용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한옥에서 빠져서 안 될 부분은 옛 한옥에 담긴 철학과 사고를 담는 것이다. 한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설계나 거주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렇다보니 한옥의 외적인 모습만 따라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건축학과 김상태 교수는 “다락방이나 팻말 등 모든 것을 건축할 땐 그 안에 의도와 철학이 담겨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겉모습에만 치중한 한옥이 대다수인 게 요즘의 문제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대부분 한옥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정보를 외국인이나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 염려된다”며 “나와 같이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사람이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고 현대에 적용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현대한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꼭 시골이 아닌 우리 주변 곳곳에서도 한옥을 체험하고 살아볼 수 있는 기회는 많아지고 있다. 그 예로 한옥 홈스테이가 있는데 서울시 종로구에서는 ‘한옥체험살이’라는 한옥 홈스테이 산업을 진행하고 있다. 홍현기(종로구청 관광산업과 직원) 씨는 “최근 홈스테이 관련 문의가 늘어난 점으로 보아 한옥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음을 느낀다. 또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데 한국여행 올 때 호텔이 아닌 전통 한옥에서 우리나라를 직접 체험하는 관광을 선호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한옥은 최근 국내외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정서와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건축물인 만큼 한옥을 아끼는 사람들의 애정과 우리 고유의 정서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점점 더해지고 있다.
류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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