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고 있는 요즘, 우리 주변에는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곳이 늘고 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세군의 빨간 자선냄비가 온정으로 데워지고, TV 프로그램이나 구호 단체의 모금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추운 날씨 속에 따뜻한 마음을 베풀고 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부 규모는 1998년 2조 9천억 원에서 2008년 9조 6천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1월을 기준으로 10조 원을 넘어섰다. 아직 우리나라의 기부 규모는 기부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에 비해서는 기부 금액이나 국민소득을 감안해서도 낮은 편이지만 성장 속도에서는 세계 최고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부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기존의 경제적인 기부 방법과 더불어 기존과는 다른 방법으로 실천 가능한 기부 방법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가장 기본적이고 널리 알려져 있는 기부 방법에는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주로 구호 단체를 통해 이뤄진다. 1991년 출발한 우리나라의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는 해외아동과 일대일 결연을 맺어 정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굿네이버스에서 실시하는 국내아동권리보호사업이나 대북지원사업, 각종 캠페인 등을 통해 어린이 외에도 가난과 배고픔으로 세계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또한 ‘유니세프’와 ‘컴패션’, ‘월드비전’의 경우에도 어려운 아동이나 이웃들을 위해 개인이나 기업 및 단체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도 대개 아동과 일대일 결연을 맺어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기부를 펼치고 있는 박혜진(서울시 마포구.33) 씨는 “1년 전 한 TV프로그램을 보고 단돈 몇 만 원으로 빈곤층 아이들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현재 국제 어린이 양육기구인 컴패션을 통해 일대일 아동후원으로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우리에게 사랑의 열매로 잘 알려져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연말캠페인이나 홍보로 많은 사람들의 공동모금을 통해 청소년, 장애인 등 지역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곳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기부를 할 수 있는 방법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타인을 도울 수 있는 기부가 등장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아서 다른 방식으로 도움을 주길 원하는 사람들이나 기부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좀 더 직접적으로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사이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부 방법은 바로 ‘세이브더칠드런 신생아 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이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이 캠페인은 신생아들을 위해 모자를 직접 떠서 아프리카, 아시아 등 체온조절과 보온이 필요한 28일 미만의 신생아들에게 전달하는 참여형 캠페인”이라며 “현재까지 약 80만 개의 모자와 66억 원의 후원금이 전달돼 많은 영유아를 살리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도울 수 있는 기부도 있다. 수술에 필요한 사람을 위해 병원이나 수혈단체에 자신의 헌혈증을 선뜻 기부하는가 하면 시각장애인을 위해 녹음 도서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목소리 기부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 우리 학교 최성규(행정학과.13) 학생은 “친구의 권유로 목소리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며 “실제로 활동을 하러 가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참여하고 있었고 굉장히 뿌듯했다”고 밝혔다.
한편 비싼 가발 가격 때문에 가발을 구입하지 못하는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머리카락 기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버려질 머리카락을 백혈병소아암협회에 우편으로 보내면 사람들의 기부로 모아진 머리카락으로 가발을 만든다. 미용실에서 손님들에게 머리카락 기부를 권유하는가 하면 개인적으로 머리카락 기부에 참여하기도 한다. 우연한 기회로 머리카락 기부를 알게 된 한애연(광주시 신가동・29) 씨는 “웹서핑을 하던 중 머리카락을 기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긴 머리를 자르는 김에 기부하게 됐다”며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기부 방식이고 최소 25cm 이상 기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은 홍보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는 시대에 발맞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일상 속에서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등장했다. 광고를 보면서 기부금을 쌓을 수 있는 ‘기부 타임(Give Time)’, 남은 문자와 통화량으로 기부가 가능한 ‘힐링 기부’, 자신이 걸은 만큼 기부가 되는 ‘빅워크(Big Walk)’ 애플리케이션 등이 있다.
특히 빅워크의 경우 누적 가입자 수가 21만 5천 명에 이르는 등 소액기부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모아진 기부금은 도움이 필요한 절단장애아동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하고 의족 및 휠체어 등을 선물해 몸이 불편한 아이들의 재활을 돕고 있다. 빅워크의 브랜드 매니저 정진평 씨는 “브랜드나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의 사회 인식을 바꾸는 일을 생각하다 보니 기부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며 “스마트폰을 들고 있으면 일상에서 가장 단순한 걸음이 기부가 된다는 아이디어로 빅워크 앱을 만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셔서 정말 뿌듯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대학생의 기부 현황은 어떨까. 경운대학교의 김희정, 한태천 교수가 발표한 논문 <대학생의 기부문화에 관한 태도와 인식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대중매체를 통해 사회소외계층에 대한 영상물이나 홍보물 등을 접하고 나면 이들에 대한 직접적 도움을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발동해 기부를 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며 “또한 주로 금전적 형태의 기부를 하고 있는데 이는 용돈에서 기부금이 지출되기 때문에 큰 금액을 기부하지 않는 추세였지만, 최근엔 대학생들도 쉽게 참여가 가능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돼 이를 통해서도 기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학교에서도 기부를 실천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다. 학생복지위원회 ‘VIVA’에서는 지난 개신대동제 때 위안부 할머니들을 후원하는 ‘희움 의식팔찌’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희움 의식팔찌는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운영하는 브랜드 희움에서 지난해 초부터 판매하고 있는 팔찌다.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판매 수익금을 통한 기부금 마련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학생복지위원회 위원장 서은비(사회학과. 10) 학생은 “희움 의식팔찌가 좋은 뜻으로 진행되는 일이기도 하고, 학생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구매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학생 복지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공동구매를 진행하게 됐다”며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물량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학생복지위원회를 통해 희움 의식팔찌를 구입한 이문호(소비자학과.12) 학생은 “위안부 할머니들과 관련된 기사를 읽고 관심이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마련돼 구입하게 됐다”며 “적은 돈이지만 좋은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 기부를 즐겨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재미의 펀(fun)과 기부의 도네이션(donation)을 합친 퍼네이션(funation)이란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이 신조어처럼 큰 부담 없이 누구나 즐겁게 할 수 있는 생활 속 기부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아 올 겨울도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주고 있다.
최영은 기자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주관하는 이 기부는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 체온조절과 보온이 필요한 신생아들을 위해 털모자를 직접 떠서 전달해주는 참여형 캠페인이다. 저체온, 감기 및 페렴으로부터 아이를 지켜주고 엄마 품에서 따뜻하게 힘을 키워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참여방법은 먼저 모자뜨기 키트를 구매한 후, 모자를 떠서 완성된 모자를 기한내에 다시 세이브더칠드런으로 보낸다. 그리고 3주 후에 모자뜨기캠페인 사이트를 통해 모자가 잘 도착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모자뜨기 키트는 사이트에서 구매가능하며 가격은 15,000원이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 주관하는 이 기부는 암 투병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가발을 만들어 선물해주기 위해 모발을 기증할 수 있다. 이때 기증 모발의 기준이 있는데, 길이는 25cm 이상이며 가발 제작이 가능해야 하므로 파마나 염색을 하지 않은 자연모발이어야 한다. 자신의 모발을 잘라 포장해 택배로 발송하면 기증받은 모발을 모아 가발을 만들어 투병중인 아이들에게 전달해준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주관하는 이 기부는 포털사이트 내에서 블로그에 글을쓰거나 메일을 쓸 경우 랜덤으로 받을 수 있고, 지식 IN 답변하기에 참여하면 콩 1개를 받을 수 있다. 또 매월 15일 해피빈 기브데이에 참여하거나 금전적 충전을 통해 콩을 얻을 수 있다.
획득한 콩은 모금이나 캠페인을 통해 도움이 필요로 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다. 가까운 주변 이웃부터 해외에 있는 사람들까지 콩을 통해 다양하게 후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반캠페인을 통해 후원사와 같이 손쉽게 나눔을 행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해피빈 사이트에 방문하면 전국 방방곳곳의 자원봉사 정보도 제공하고 있어 자신이 원하는 자원봉사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브랜드 ‘희움’에서 판매하고 있는 의식팔찌다. 이외에도 희움사이트에 방문하면 파우치, 할머니들의 압화작품을 활용한 책, 가방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직접적인 판매를 통해 소비자에게 위안부에 대한 의식을 전달하고, 일시적인 기부금이 아닌 장기적인 브랜드 사업을 통해 위안부 피해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의식팔찌의 가격은 2,000원, 가방과 파우치는 10,000원에서 15,000원이다.
류도연 기자
tjdwls9933@cbnu.ac.kr








최영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