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해를 품은 달>, <각시탈>,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 작품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각각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 소설, 만화, 웹툰 등 다른 형태로 존재하던 원작을 새로운 콘텐츠로 탄생시킨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분야를 뛰어넘어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고 사용되는 경우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OSMU’라는 생소한 단어로 불리는 이러한 문화 콘텐츠 활용 기법에 대해 알아봤다.
OSMU는 ‘One Source Multi Use’의 앞 글자를 따온 단어로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의 원천 콘텐츠가 게임.만화.영화.캐릭터.소설.음반 등 여러 가지 2차 문화 상품으로 변형하여, 원천 콘텐츠의 흥행을 2차 상품의 수익으로까지 이어가는 것이 OSMU의 특징이다.
이러한 OSMU에 가장 잘 활용되는 콘텐츠는 만화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 산업 현장에서 OSMU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슈퍼맨>, <배트맨>, <어벤져스> 시리즈 등 만화책이 원작인 히어로 영화를 들 수 있다. 이미 만화책을 통해 지속적인 팬들의 지지를 얻고 있었기에, OSMU를 적극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영화화로 기존보다 더 큰 대중들의 지지를 받게 됐고, 다양한 시리즈의 제작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 OSMU를 가장 잘 활용한 모델로는 뽀로로가 있다. 세계 110개국에 수출될 만큼 대표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자리 잡은 뽀로로는 출판, 완구,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으로 제작이 됐다. OSMU의 전략적 활용 결과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약 8천억 원으로 추산되고 경제적인 효과는 약 5조 7천억 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OSMU는 문화 콘텐츠에 끝없는 활동 영역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최근 OSMU는 캐릭터 상품화 등 상대적으로 판매 위주의 창작 콘텐츠 제작에 머물렀던 상태에서 벗어나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시각적인 재미를 더하는 요소로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영화 <김종욱 찾기>의 경우 인기 뮤지컬을,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웹툰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또한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성균관 스캔들>의 경우 각각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방송영상화 됐다. 드라마로 ‘해를 품은 달’을 먼저 접했던 변수영(생물학과.13) 학생은 “드라마 덕분에 대중들이 원작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드라마로 작품을 접한 후 원작 소설을 읽게 됐고, 원작의 느낌을 잃지 않고 원작 이야기에 집중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속된 OSMU의 발전과 함께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도 하나둘 생겨났다. ‘드림컴어스’는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영화화를 담당했던 기업으로 웹툰, 소설 등의 1차 콘텐츠를 영화화하고, 전시 사업 등 다양한 사업으로 선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드림컴어스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영화 제작에 맞춰 카카오톡 이모티콘, 은밀하게 위대하게 슬럼버, 페이퍼 토이캐릭터 사업, 영문전자책서비스 등 여러 가지 분야로 OSMU를 진행했다. 평소 웹툰에 관심이 많았던 이수연(대전 신탄진동.23) 씨는 “관심이 있던 웹툰 작품들이 OSMU를 통해 어떻게 다르게 전개가 될지 궁금하고 많이 기대가 됐다”며 “영화와 드라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에서 작품과 연관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OSMU화한 드라마, 영화 등의 잇따른 성공은 OSMU가 가지는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원천 콘텐츠를 바탕으로 하기에 따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관련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 또한 이미 인기가 검증된 작품이기에 별도의 마케팅이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영향력이나 여파는 같은 산업 내에서의 효과를 넘어 다른 산업분야까지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그렇다면 OSMU는 어떠한 이유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관건은 탄탄한 이야기구조가 돋보이는 원천 콘텐츠를 선별하는 것이다. 체계적인 이야기를 가진 콘텐츠는 확실한 이야기 구조 때문에 다른 장르들로 전환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인기 드라마 <해를 품은 달>과 <각시탈>의 제작을 맡은 팬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두 드라마 모두 주목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검증된 원작의 힘 때문”이라며 “각각 작품 속 이야기와 캐릭터가 뚜렷하게 살아있어서 믿음이 갔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실은 직접 작품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와 ‘트와일라잇’ 시리즈 등은 본래 방대한 분량의 소설로 작품이 나왔지만, 영화로 시각화 작업을 거치면서 관객들에게 인물의 표현이나 분량 조절에 대한 아쉬운 점을 남기기도 했다. 소설로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접했던 이샛별(청주시 우암동.32) 씨는 “다양하게 작품을 생산해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은 좋지만, 영화처럼 시각화 작업을 거치면서 내 생각과는 다르게 인물이 표현이 되는 것이 아쉬웠고 의외로 원작보다 재미없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며 원작에 충실하지 않은 작품들에 대한 아쉬운 점들을 밝혔다.
비슷한 경우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원작을 해치는 재구성보다 원작의 본모습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 오는 방법을 택했다. 영화 속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원작 웹툰과 일치했고, 스크린 속에서 움직이는 모습으로 재현됐다. 즉, 새로운 해석을 나타내는 데 지나친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우수한 원작의 매력을 잘 살리는 것이 OSMU의 과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원작에 충실한 작품의 성공과는 반대로 원작을 재해석한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한다. 원작의 느낌과 함께 영상화 작업을 통해 작품의 내용을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다. 작품에 새로운 느낌을 전하기 위해 원작에 있던 사건의 전개에 새로운 장치를 더한 점도 시청자의 흥미를 북돋운다. 이러한 노력은 이미 원작을 접했던 시청자들에게도 드라마나 영화의 장면들이 신선하게 다가오게 한다. 원작을 통해 이미 이야기 전개를 알고 있지만 예상치 못했던 반전을 통해 색다를 재미를 어필한 것이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OSMU는 영상화 작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힌 상품화 작업 또한 이뤄지고 있다. 영역 확장을 통해 작품의 접근성을 높여 대중들과의 만남이 더 활발해져 우리나라 OSMU의 전망은 상당히 밝다. 주력 콘텐츠였던 드라마와 영화에서 나아가 다큐멘터리, 음악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한국 문화를 해외로 알리려는 노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이명자 교수는 “성공적인 OSMU의 조건들이 갖추어진 상황이라면 OSMU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원천 콘텐츠 개발을 위해 문화 전반은 물론 알려지지 않은 문화 원형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나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수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도록 사용되는 OSMU. 원작의 재미와 함께 또 새로운 감동을 더하는 OSMU의 미래는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최영은 기자
choyouneu@cbnu.ac.kr
장준덕 기자
wnsejr94@cbnu.ac.kr









최영은 & 장준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