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나라 자연을 일컫던 금수강산. 그러나 이 단어가 무색할 만큼 삶의 공간은 회색빛 고층 건물들로 빽빽하게 둘러싸여 있다. 그 안에서 현대인들이 꿈꾸던 자연과의 공존. 삭막한 도시가 아닌 녹색의 푸르름이 넘치는 도시가 도심 속 정원의 모습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 과연 우리의 도시는 어떤 모습으로 정원을 품고 있는 것일까.
벽면을 정원으로 활용하는 수직 정원부터 옥상 정원, 베란다 정원, 아파트 공동 정원 등 도심 속 실내.외 모든 공간을 정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정에서 손쉽게 가꿀 수 있는 베란다 정원이 가장 보편화된 도심 속 정원이라 할 수 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오경자(서울시 관악구·48) 씨는 시골에서 봤던 자연을 베란다에 조금이라도 옮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베란다 정원을 가꾸고 있다. 오 씨는 “공기 정화를 위한 관엽 식물뿐만 아니라 꽃이 좋아서 오래도록 꽃이 피는 초화류 위주로 베란다 정원을 꾸미고 있다”며 “화초를 키우면서 스트레스도 낮아지고 시골에서 느꼈던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정원을 가꾸는 소감에 대해 말했다.
또한, 관리가 소홀하던 공간을 독특한 정원으로 꾸며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하늘과 가까이 닿아 있는 것이 특징인 옥상 정원은 다른 정원에 비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적당하다. 하지만 비용이나 안전 등의 문제로 개인이 옥상 정원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 상황. 따라서 최근 지자체가 중심이 돼 주민 복지의 일환으로 옥상 정원이 대거 조성되고 있는 추세다. 정부세종청사의 경우 옥상에 튤립, 억새풀 등이 심어진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또 옥상 정원으로 산성비, 자외선 등에 의한 건축물 보호, 연간 5억 원의 냉난방비 절감 등 경제적인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쁜 생활 속에서 시간을 내고 돈을 들여서만 정원을 가꿀 수 있는 것일까. 스마트폰 게임으로 나무를 키울 수 있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도심 속 정원을 가꿀 수 있다. 나무 심는 소셜벤처 ‘트리플래닛’은 누구나 쉽게 세계 곳곳의 숲 조성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사용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실제 숲을 만드는 친환경 게임으로 전 세계에 약 23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우리나라에도 생명 어린이 숲, 강남 도시 숲 등 약 6천 그루 이상이 다양한 이름을 가진 숲으로 도심 곳곳에 조성됐다. 트리플래닛 게임으로 강남 도시 숲에 나무를 심은 김효연(서울 노원구·22) 학생은 “처음에는 진짜 나무를 심게 되나 반신반의하며 게임을 시작했는데 실제로 나무가 조성된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좋아하는 게임도 하고 환경도 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 때문에 게임을 할 때 더 즐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뜨겁게 각광을 받고 있는 도시 정원 열풍. 이러한 사례는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의 미야자키 시는 ‘정원의 도시’로 유명하다. 약 30여 년 전, 시민들은 도시를 녹색 정원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자발적인 도시 정원 계획을 세웠다. 시간이 흐르며 정원 관련 동호회나 모임이 점차 늘어났고 사람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해마다 아름다운 정원 50곳을 선정해 관광 상품으로 만들기도 하는 등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미야자키 시의 정원을 가꾸고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도시 정원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해 봄, 서초구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우리 동네 정원 만들기 자원봉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초구 곳곳에 도시 정원 가꾸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파종을 하기 위해 비옥한 흙을 뿌리고, 그 위에 야생화 1,000 본을 심었다. 이어 다양한 식물 파종을 통해 정원이 자연스럽고 풍성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서초구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이 활동은 마을의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고 주민 스스로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미관을 개선시키는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다는 데 있어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해가 거듭할수록 더욱 풍성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정원의 모습을 보려면 앞으로도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경기농림진흥재단은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심생활권에 옥상, 담장, 벽면 등을 이용한 생활 속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경기정원문화’를 주제로 박람회, 시상식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지난해 열린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순천만정원’으로 새롭게 단장해 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시민들은 또 한 번 도심 속에서 화려한 정원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근, 봄철 불청객인 황사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도심 속 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도시 정원이 또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오가든스(Oh Gardens)의 대표 오경아 가든 디자이너는 “식물 자체가 갖는 정화능력이 도시의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천연 필터링 역할을 한다”며 “다양한 식물들이 자랄 수 있는 정원 환경이 많이 조성된다면 미세먼지로 인한 걱정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가치로 평가받는 자연. 회색 빌딩 사이에서 자연에 대한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도심 속 정원이 삭막한 도심 생활에 푸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영은 기자
choyouneu@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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