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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준덕
도심 속 몰래 피어난 꽃향기, 게릴라 가드닝
제 875 호    발행일 : 2014.03.31 

  우리 학교도 봄을 맞이해 칙칙한 옷을 버리고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캠퍼스 곳곳에는 덩그러니 버려져 봄을 맞이하지 못한 공간도 있다. 이 같은 삭막한 공간에 꽃향기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방법이 있다. 바로 도심 속에 버려진 땅, 전봇대, 건물 등 관심이 없던 자리에 몰래 꽃을 심어놓는 ‘게릴라 가드닝(Guerrilla gardening)’이다.
  ‘게릴라 가드닝’은 허가받지 않은 공간, 버려진 공간에 남몰래 식물을 심는 행위를 뜻한다. 도심 속에 있는 버려진 땅이나 건물 사이, 전봇대나 가로수 사이 등 어떤 공간에서도 ‘게릴라 가드닝’을 할 수 있다.
  '게릴라 가드닝’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규칙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우선 ‘허가받지 않은 공간’을 찾아야 한다. 금지된 장소는 없고, 오히려 허가받지 않은 장소들은 게릴라 가드너(Guerrilla gardener)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남몰래 수행해야 한다. ‘게릴라 가드닝’을 하는 모습을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고 몰래 꽃을 심어 많은 사람들이 공간을 재해석하고,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번식력이 뛰어난 외래종은 자칫 토종 식물의 서식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피해야 한다. 그 지방에서 자라는 야생화 씨앗을 이용하거나, 주민들이 먹을 수 있는 채소씨앗을 ‘게릴라 가드닝’에 이용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눈에 띄는 색상, 위협적인 크기, 강렬한 향기의 식물을 심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러한 식물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데 더 좋기 때문이다.
 


  ‘게릴라 가드닝’의 특성상 개인집 옥상이나 실내에 들어가 진행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땅에 심기, 주변 설치물에 매달기, 화분 심기와 화단 심기 등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버려진 빈 땅에 심는 것이 가장 부담이 적고 간단한 방법이다. 흙바닥이 없는 경우에는 화분을 바닥에 늘어놓거나 가로수와 전봇대에 매달아 놓는다. 화분과 함께 주변인들의 물주기나 돌보기를 부탁하는 글을 표지판과 함께 설치하면 더욱 좋다.
  그렇다면 게릴라 가드너들이 ‘게릴라 가드닝’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릴라 가드닝’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양미란(서울시 화곡동.42) 씨는 “게릴라 가드닝은 단지 몰래 무엇을 심고 혼자 만족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치유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게릴라 가드너들은 땅을 땅답게 사용하고, 방치된 땅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게릴라 가드닝’의 또 다른 매력이라 생각한다. 지난 23일에 진행된 ‘게릴라 가드닝’에 참여했던 플로리스트 박미란(서울시 신촌동.33) 씨는 “보이는 공간에 꽃과 식물들을 심어놔 그 전보다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있는 것이 좋은 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게릴라 가드닝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양미란(서울시 화곡동.42) 씨는 “사람들이 꽃을 보면 가장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게릴라 가드닝을 통해 삭막한 도시에서 꽃과 식물들을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더 느낄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한다”며 심리적인 긍정적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더불어 꽃과 식물을 사람들의 관심이 없는 곳에 심어놔 삭막한 도시에 화사함을 전하는 미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게릴라 가드닝’에 참여했던 일러스트레이터 김선배(부천시 심곡본동.36) 씨는 “게릴라 가드닝을 통해 자기만족감도 느낄 수 있었다”며 “꽃과 식물을 보게 돼 눈의 피로도 줄이는 소소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뿐만 아니라 ‘게릴라 가드닝’은 무관심했던 주변 환경에 주의를 가지게 함으로써 환경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킨다.
  우리가 관심 갖지 않았던 도심 속에 방치된 땅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게릴라 가드닝’의 첫걸음이라고 게릴라 가드너들은 말한다. 우리는 지금 누군가의 ‘게릴라 가드닝’으로 남몰래 심어 논 꽃과 식물들을 통해 삭막했던 도심 속에서 예기치 못한 반가운 봄을 맞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게릴라 가드닝’으로 갑작스레 찾아온 도심 속 봄기운이 우리 학교에서도 퍼져나갈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장준덕 기자
wnsejr94@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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