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이면 어김없이 찾게 되는 것이 있다. 밤샘 공부를 위한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커피, 에너지 드링크와 같은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들이다. 당신의 도서관 책상 위에는 어떤 음료가 놓여 있는가. 다양한 향과 맛을 가진 홍차와 함께 공부를 해보는 건 어떨까. 시험기간 우리 학교 학생들의 또 다른 아군이 될 ‘홍차’에 대해 취재해봤다.
찻잎을 우려냈을 때 나오는 붉은 탕색에서 유래된 홍차(紅茶)는 영어로는 블랙티(black tea)라고 쓰는데 이는 찻잎이 발효과정을 통해 검게 변한 모습에서 유래됐다. 홍차는 찻잎의 수분을 40% 정도 뺀 뒤, 세포를 분쇄한 후 즙이 나오는 상태에서 발효과정을 거치게 됐을 때 탄생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홍차는 집중력 향상과 기분전환에 도움을 주고, 성인병 예방, 변비와 설사 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맛도 좋고 다양한 효능을 가진 홍차는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기준으로 홍차 수입량은 전년 대비 41.54% 증가한 412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홍차전문 카페 ‘살롱 드 떼벨로’를 운영하고 있는 이상민(서울특별시 마포구) 사장은 “증가한 수입량이 보여주듯이 점점 홍차를 찾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수요의 증가에 맞게 차 전문 교육기관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홍차의 어떤 매력이 사람들을 이끄는 것일까. 우선 ‘경제성’을 꼽을 수 있다. 녹차와 비교했을 때, 녹차는 재배한 후 1년 동안만 그 맛이 유지되는 반면 홍차는 재배 후 2, 3년이 지나도 그 맛이 유지되거나 더욱 진해진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에 다원을 관리하며 녹차와 홍차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다산원의 이소연 대표는 “녹차와 달리 홍차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고 보관기간이 길어져도 맛이 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녹차는 잎 모양에 많은 신경을 쓰는 반면, 홍차는 잎 모양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모양에 얽매이다 보면 맛과 향에 집중하기가 어려운데 홍차는 맛과 향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홍차의 또 다른 매력으로는 ‘다양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홍차는 종류가 다른 차에 비해 다양하다. 딜마코리아의 김용목 티마스터는 “5,000여 가지 또는 그 이상의 홍차들이 현재 존재하고 있고, 이런 다양한 종류의 홍차는 인생의 다양한 면을 나타내는 것 같다”며 “때론 강렬하고 때론 부드럽고, 때론 달콤하고 때론 떫은 홍차의 맛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나와 함께 해주는 것 같아 위로가 된다.”고 전했다.
또한 와인을 즐길 때 와인마다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인 마리아주(Marrage)가 있듯이 홍차의 마리아주도 홍차의 종류처럼 다양하게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용목 티마스터는 “바디감이 있는 실론티 같은 경우 샌드위치와 잘 어울리고, 달콤한 초콜릿과 초콜릿 케이크 같은 경우는 강한 맛을 가진 잉글리쉬 브랙퍼스트가 잘 어울린다”며 홍차와 어울리는 마리아주에 대해 추천했다. 뿐만 아니라 초밥 같은 경우에는 깔끔한 느낌의 누와라엘리야 홍차가 어울리고, 아쌈과 같은 바디감이 풍부한 홍차들은 식사와 함께 즐길 것을 추천했다.
홍차를 이용한 음료들 또한 무궁무진하다. 커피와 함께 홍차를 즐길 수 있는 얼그레이 커피, 홍차 버블티, 홍차 에이드를 만들 수 있다. 더불어 알코올 대신 홍차를 사용해 칵테일을 흉내낸 목킹(mocking)칵테일이 최근 유명 맛집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러 목킹칵테일을 만든 이상민 사장은 “홍차를 기본으로 해서 손님들의 취향과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여러 모습을 만들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손님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홍차 특유의 향은 고기의 잡냄새와 생선의 비린내를 잡는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어 향신료로도 주목받고 있다.
잘 만들어진 홍차는 잘 만들어진 와인과도 같다는 말이 있다. 포도가 자라나는 환경과 만드는 과정에 의해 와인에서 수백가지 이상의 맛과 향을 느껴볼 수 있듯이, 홍차에서도 찻잎의 재배환경과 발효정도, 더하는 향에 따라 수천 가지의 맛과 향을 느껴볼 수 있다. 이렇게 수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홍차 중 나와 어울리는 홍차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쉽게 맛볼 수 있었던 커피나 녹차에 질렸다면 이젠 자신만의 취향과 개성에 어울리는 나만의 홍차를 텀블러에 채워 보는 건 어떨까.
장준덕 기자
wnsejr94@cbnu.ac.kr
홍차를 맛있게 즐기는 팁!
앞의 기사에서는 홍차의 매력에 대해 짚어봤다. 하지만 홍차를 접해보지 않았던 사람에게 있어 맛있는 홍차 고르기는 쉽지 않은 문제일 것이다. 홍차의 떫고 쓴맛이 두려운 홍차 입문자에게는 실론을 추천한다. 실론, 다즐링, 얼그레이 같이 최근에는 홍차브랜드에서 여러 홍차를 판매하고 있어 쉽게 즐길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실론은 단맛과 적당한 바디감을 가지고 있다. 향기 또한 특유의 향이 은은히 풍겨와 홍차 특유의 매력도 잘 간직하고 있다. 아울러 아이스티나 밀크티처럼 실론을 이용한 응용품들이 다양해 시음자는 어느 순간 홍차의 매력에 빠져있을 것이다.
홍차 입문자들에게 어울리는 차도 소개했으니 이제 차를 제대로 우려내는 5가지 수칙을 알아보자.
첫째, 품질이 좋은 홍차를 선택한다. 둘째, 신선한 물을 사용한다. 셋째, 우리기 전에 티포트와 컵을 미리 데워준다. 넷째, 홍차의 양을 정확히 잰다. 다섯째, 우리는 시간을 지킨다. 정확한 수칙을 지키는 것이 홍차를 제대로 느끼는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김경목 티마스터는 찻잎 2g으로 뜨거운 물 400㎖에 3분간 우려내는 방법을 의미하는 ‘2-3-4 법칙’을 인지할 것을 덧붙였다. 김 마스터는 “이렇게 기준을 잡고 홍차를 우려내면 우리나라에서도 떫은 홍차 대신 달콤하고 향기로운 홍차를 만날 수 있다”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것이 하나의 기준이 돼 차 맛의 좋고 나쁨을 분별 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간단한 수칙으로 손쉽게 홍차를 즐길 수 있지만 그마저도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홍차 티백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티백을 이용해 맛있는 홍차를 즐기기 위해서는 주의해야 할 두 가지 행동이 있다. 첫 번째는 티백을 먼저 넣고 물을 따르는 행위이다. 이는 티백이 공기를 머금어 수면 위로 떠올라 맛과 향이 충분히 우려나지 않게 한다. 물을 조금 따른 후 티백을 적셔놓고 다시 홍차를 우려내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티백을 우릴 때 스푼으로 무리하게 짜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쓴 맛과 떫은맛이 강하게 우러나와 홍차 본연의 풍미를 잃게 한다.
홍차는 정석의 방법을 지킬 때 가장 홍차다운 홍차가 탄생한다. 우리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를 만나기 위해서는 위의 수칙들을 명심해야 한다. 홍차전문 카페 ‘살롱 드 떼벨로’를 운영하고 있는 이상민 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종이컵에 홍차 티백을 우려 마시고 있다”며 “종이컵의 용량은 티백 1인용 물의 적당량인 500㎖보다 250㎖나 적어 훨씬 진하게 우려져 맛이 쓰니 물의 양 조절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청 기자
echung77@cbnu.ac.kr








장준덕 & 이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