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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청
청춘의 특권, 내일로
제 887 호    발행일 : 2015.02.09 

2007년 처음 출시된 이래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특별한 여행이 있다. 바로 ‘내일로’이다. 오직 만 19세에서 만 25세까지만 발권받을 수 있어 ‘청춘의 특권’이라고도 불리는 내일로에 대해 알아보자.

  내일로는 한국철도공사에서 청춘의 자유여행 목표 달성을 목적으로 만든 상품으로 우리나라에서 KTX를 제외한 기차를 무제한으로 이용가능하다. 내일로 이용 기간은 하계 6월부터 8월 말까지, 동계는 12월부터 2월 말까지로 방학기간 동안만 가능하다. 여기까지는 그저 청춘들의 방학을 타겟으로 하는 단순한 여행패키지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내일로의 어떤 부분이 다른 여행들과 차별화돼 있다는 것일까. 내일로를 이용하는 내일러들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듯이, 내일로 여행에는 내일로만의 ‘혜택’이 숨어 있다.
  우선 내일로를 이용하는 여행자들은 보다 저렴하게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다. 조치원에서 부산까지 왕복 6만 1200원의 비용과 비교해보면 내일로 티켓 값 5일권 5만 6300원, 7일권 6만 2700원이 얼마나 저렴한 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내일로를 이용하는 내일러들은 여행을 하면서 숙박, 음식점, 레포츠, 교통수단, 쇼핑.공연, 입장료 등과 같이 제휴를 맺은 여러 업체로부터 할인혜택을 받아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내일로 플러스’라는 특별한 혜택도 존재한다. 위 혜택들은 어떤 내일러들이라도 즐길 수 있는 반면, 내일로 플러스는 아는 자만이 누릴 수 있다. 이는 내일로 승차권을 어느 역에서 구매하느냐에 따라 그 역의 고유혜택을 받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제공되는 혜택은 무료숙박, 각종 여행지의 숙박, 맛집 할인 등이 가능하다. 내일로 플러스를 이용해 여행 경로에 따라 최적의 선택을 한다면 크게 경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정동진역에서 승차권을 발권한 장은진(청주시 개신동.21) 학생은 “여행 경로를 탐색하는 도중 내일로 플러스 혜택을 보고 발권 지역을 정동진으로 결정했다”며 “덕분에 좋은 숙소에서 저렴한 값을 내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청춘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내일로는 날이 갈수록 그 인기가 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일로 여행에 자신만의 스토리와 목적, 테마를 잡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식도락여행, 문학여행, 박물관 탐방기 등 내일로를 주력상품으로 한 다양한 테마여행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명량>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코레일 전남본부는 이순신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는 ‘명량 내일로’ 티켓을 발매해 인기를 끌었다. 또한 역마다 비치된 스탬프를 찍으려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지자 그를 위한 다이어리도 출시 되는 등 다양한 테마를 주제로 한 내일로 여행이 청춘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본인만의 이색 테마를 잡아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얼마전 직접 내일로 여행을 다녀 온 두 청춘이 있다. 바로 우리 학교 김형수(생화학과.14) 학생과 충남대에 재학중인 김현경(경영학부.14) 학생이다. 두 청춘의 개성과 테마가 담긴 그들의 여행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무엇인가요?
  저는 처음부터 딱히 컨셉이라는 것은 정하고 가진 않았어요. 그러다 여행이 다 끝난 후 문득 생각해보니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새로운 사람들과의 추억이었죠. 내일러뿐만 아닌 전국 각지의 사람들을 만나 소통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 아닌가 싶어요. 거주지에서 머물러 있었다면 절대로 알지 못할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죠. 이런 체험이야말로 내일로 여행이 주는 진정한 혜택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기억에 남는 만남은 어떤게 있나요?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내일러들과 치맥을 함께 먹으며 친목을 다지는 것은 내일러만이 누리는 특권이죠. 특별한 기회로 연을 맺어 추억을 만들어간 사람들도 많지만 그보단 그 사람들과 만나 제가 느꼈던 감정들이 더 기억에 남네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자부할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 선입견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어요. 직접 저희를 픽업하러 오셨던 숙소 아저씨의 무서운 인상 때문에 차를 타고 가면서도 인신매매의 두려움을 떨칠 수 없었죠. 하지만 나중에는 감사하게도 관광가이드를 자처하시며 제천시 이곳저곳을 구경시켜 주셨어요. 잠시나마 그런 마음을 품고 있었던 것에 무척이나 죄송했었어요. 또한 관광지에서 꿀타래를 만들어 저희의 이목을 끈 아저씨는 사실 꿀타래 만드는 재주보다 더욱 근사하게 이야기를 하는 재주를 타고나신 분이셨어요. 30분 동안이나 아저씨와 수다를 떨고 꿀타래를 얻어먹은 기억도 나네요. 아, 물론 꿀타래도 정말 최고였어요! 말이 길어졌는데 결론은, 이처럼 좋지 않은 편견들 때문에 사람의 진정한 모습을 파악하는 데 낭비되는 시간이 많다는 거예요. 앞으로는 편견없는 눈으로 바라봐야겠어요.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것 같은데 혹시 다툰 적은 없으셨나요?
  글쎄요.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는 배려하고 조심스럽게 대해서 그런지 싸웠던 경우는 없었어요. 오히려 같이 간 친구와의 마음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서 위태위태할 때가 많았답니다. 하지만 내내 뚱하다가도 곧 밤에 술 마시면서 풀고 그러면서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여행 당시에는 ‘괜히 친구와 떠났나, 혼자 갈 것을 그랬다‘라며 후회했었는데 막상 지금 생각해보니 친구와 함께여서 더욱 즐겁고 행복했던 것 같아요. 가식에 점철된 소감 같아 쑥스럽긴 한데, 돌아보면 좋은 추억이었답니다.

 

가장 추천할 만한 지역이 있다면요?
  저는 울산을 가장 추천해요. 그중에서도 대왕암공원이요. 감수성 없는 사내놈이라 어지간해서는 경치를 보며 별 감흥이 들지 않습니다. 장담하며 말하는 건데, 누구라도 외마디의 감탄사가 나올 거예요. 정말 예뻐요. ‘예쁘다’다는 단어를 여자 외에는 쓴 적이 없는데 두 번 말할게요. 정말 예뻐요. 그러니까 꼭 가서 눈 호강 시켜줍시다! 내일로 여행 성공하는 비법도 알려드릴게요. 울산 대왕암공원을 방문합시다.

 

시장을 좋아하시나 봐요?
  어릴 적부터 놀이터에서 뛰어 노는 친구들과는 달리 저는 동네 시장을 주름 잡고 다녔죠. 그 덕분에 저는 토속적이고 어른스러운 입맛을 가지게 돼 풋풋한 여대생인데도 불구하고 과 동기들 사이에서 아저씨라고 불린답니다. 어른 시절 시장 골목에서 먹던 음식들이 아직도 기억 한편에 자리 잡고 있어서 더욱 시장에 정감이 가는지도 몰라요. 이번에는 내일로 여행의 장점을 살려 전국을 돌아보게 됐는데요. 지역마다 유명한 전통 음식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시장으로 향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저는 시장 먹방 투어를 하게 됐습니다.

 

자세한 여행 경로는 어떻게 되나요?
  일단 저는 조치원 역에서 출발해 정동진으로 갔어요. 그러다가 그만 강릉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1분 차이로 놓치고 말았어요. 큰 계획에 차질이 생겼지만 오로지 감자옹심이를 먹겠다는 집념 하나로 오후 4시까지 공복으로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강릉 중앙시장 내에 위치해있는 매스컴에도 떠들썩한 감자옹심이를 비로소 맛보게 됐죠. 서걱서걱하고 쫄깃한 새로운 식감에 짭조름하면서도 걸쭉한 국물이 예술이었답니다. 그 다음 날은 안동구시장에 있는 안동찜닭을 먹었어요. 역시 원조라 그런지 체인점의 찜닭과는 비교되지 않는 양과 맛이었어요. 유명한 집이면 그렇듯, 저희도 식당 벽에 발자취를 남기고 왔죠. 셋째 날 부산에서는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국제시장과 깡통시장을 방문했어요. 부산의 명물 떡 어묵과 비빔당면, 유부 주머니, 씨앗 호떡 등 부산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음식을 맛봤어요. 심한 사투리에 주인아주머니가 하신 말씀들은 거의 못 알아들었지만 시장만의 정은 어떤 지역이든 똑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어요. 마지막 통영 건어물시장과 중앙 활어회 시장에서는 정말 신선한 회를 믿을 수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즐겼답니다. 수산시장이라 그런지 내륙지방인 청주에서 볼 수 없는 신기하고 괴이하기까지 한 바다생물 구경에 시간 가는지 모르고 구경했어요. 저희 정말 알차게 먹었죠?

 

다음 식도락 여행지는 어디가 될까요?
  아마 전남 벌교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내일로 여행에서는 안타깝게도 전라도가 빠지게 됐어요. 먹거리의 본고장인 전라도가 빠져서 허하고 아쉬운 기분이 든 건 어쩔 수 없었는데요. 다음번엔 이 공허함을 채우고자 전남 벌교에 다녀와 꼬막이란 꼬막은 다 먹어야겠습니다. 기필코.

 

  한번 떠난 청춘은 다시 잡을 수 없다. 지금 당장 떠나자. 떠날 수 없는 이유가 더 많아지기 전에. 


이청 기자
echung77@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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