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놀이] : 춘삼월 꽃이 필 때 날을 잡아 남녀노소가 각기 무리를 이뤄 하루를 즐겁게 노는 일.
꽃놀이를 굳이 날을 잡아 갈 필요가 있을까. 우리 학교 캠퍼스에도 그 화려한 만개의 현장이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 독보적인 존재인 벚꽃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에서 매년 4월이 되면, 전국적으로 벚꽃놀이가 흥한다. 통계청 낙엽교목류 재배수종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전체 소계중 19.5%를 벚나무가 차지한다고 한다. 이렇게 벚꽃이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의 영향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의 풍광이 낯설었던 일본이 대량의 벚꽃나무를 들여왔고 문화정책 일환 중 하나로 창경궁에 벚나무를 심어 우리 민족의 관심을 화사한 벚꽃으로 돌렸다. 그 이유로 벚꽃에 대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지닌 사람도 많고, 한때는 일제의 흔적이라고 해서 벚나무를 제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벚꽃의 원산지가 제주도라는 설이 제기됐다. 1932년에는 일본 쿄토대의 코이즈미 켄이치 박사가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임을 재확인했고 2003년에 우리나라 산림청 임업 연구원에서 왕벚나무를 대상으로 DNA 지문 분석을 수행한 결과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제주도 한라산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반세기 동안의 긴 논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과 우리나라의 원산지 논란은 해결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중국까지 가세해 벚꽃 삼국지가 진행중이다.
‘벚꽃’ 마케팅
올해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에서는 봄을 맞이해 ‘스타벅스 벚꽃 카드’와 ‘스타벅스 텀블러’ 등 벚꽃을 상징화한 수많은 제품을 팔았다. 그리고 그 정점은 한정판이었던 벚꽃 볼펜이었다. 이 볼펜은 다른 물건처럼 파는 게 아니라 특정한 조건을 만족해야 구입이 가능했다. 벚꽃의 모습을 형상화한 음료와 케익 등 벚꽃 컨셉 제품을 일정 금액 이상 구매했을 시 한 자루를 따로 제공받는 방식이었다. 이 볼펜은 전체적으로 분홍색에다가 위에는 벚꽃 모양의 플라스틱 꽃을 담은 플라스틱 돔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이 볼펜의 인기는 대단해서 나중에는 중고나라에서 물품 구매 가격과 비슷한 3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마치 봄이 아니면 다시 보기 힘든 벚꽃처럼 이 볼펜도 곧 스타벅스에서 보기 힘들어졌다. 스타벅스를 애용하는 김정연(정치외교학과·15) 학생은 “평소 같은 메뉴만 고집해 질릴 때도 있다”며 “상술이긴 하지만 이처럼 색다른 메뉴는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이끈다”고 말했다.
봄이 되면 음원 차트를 점령하는 음악이 있다. 바로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이다. 어떤 사람들은 버스커 버스커의 이 음악을 들고 ‘벚꽃 좀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치 좀비처럼 죽었나 싶으면 다시 살아나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이젠 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자리잡은 벚꽃이 자연스럽게 노래를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래에서 제공하는 정서가 봄, 벚꽃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크리스마스 캐롤처럼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벚꽃 마케팅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경쟁이 치열한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의 경쟁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업체별로 계절에 따른 마케팅을 시도하는데, 한정판 메뉴를 통해 계절감과 정취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특히 봄이라는 계절을 활용하는 경우 제철 과일을 통해 계절감을 살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특별히 벚꽃을 마케팅에 활용했다. 전 세계에 지점을 두고 있는 스타벅스의 경우에는 계절과 지역에 특화된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본래 벚꽃은 이전부터 일본에서 마케팅할 때 사용하던 방식이었다. 국내에서도 본래 국민 정서를 생각해 무궁화 마케팅을 했지만, 그 효과가 미비하다고 느껴지던 중에 일본에서는 흥행하고 있었던 벚꽃 마케팅을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미영(청주시 흥덕구·50) 씨는 “사실상 실제 벚꽃이 아닌 그저 이미지로만 포장된 것인데, 그에 따라 가격을 올리는 것이 부당하다”며 “누군가가 요구한 것도 아닌데 디자인 비용까지 청구당하니 달갑지는 않다”고 의견을 전했다.
‘로맨틱’한 벚꽃 명소
일본의 벚꽃축제가 유명하다고 하지만 물론 우리나라에도 이에 버금가는 축제가 많다. 보통은 벚꽃놀이를 한 곳에서 끝낼 수도 있지만, 개화시기에 따라 피는 위치나 꽃의 개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종의 투어 형태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벚꽃에서 중요한 것은 개화시기이다. 보통 남쪽의 개화 시기가 이르고 북으로 올라갈수록 그 시기가 느려진다. 올해는 제주도 서귀포 3월 24일에 개화하기 시작해 봄을 알리고 춘천에서 4월 12일을 끝으로 꽃이 질 예정이다. 혹자는 이 때문에 벚꽃의 딜레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시험기간에 벚꽃이 피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벚꽃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 낮이 좋은지 밤이 좋은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기도 하다. 이은지(충남 천안시·20) 학생은 “물론 낮에도 커플이 많지만 솔로인 나에게는 그나마 낮이 낫다”며 “친구들끼리 나무 아래서 맥주 한 캔을 나눠 마시며 낮술을 하는 것도 젊은 날의 특권”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임희진(화학공학과.14) 학생은 “연인과 더욱 오붓한 시간을 지내려면 밤 시간대가 적당하다”라며 “밤의 그 특유의 분위기와 벚꽃이 만나 로맨틱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벚꽃 자체로 유명한 곳은 몇 군데가 있다. 대표적인 축제는 진해 군항제로 진해를 빼놓고 벚꽃놀이를 논할 수 없다. 진해 벚꽃빵도 만들어 절찬리에 판매 중이다. 또한 화개장터 벚꽃축제, 경포대 벚꽃축제, 여의도 벚꽃축제도 유명하다. 특히 경주에서는 유채꽃과 벚꽃이 함께 조화를 이뤄 개화할 시기가 있는데 그 풍경이 이색적이고 아름답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발걸음이 경주로 향하고 있다.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담당하는 김경연 문화관광해설사는 “매년 수만 명의 사람이 우리나라 아름다운 경관 20위에 꼽힌 화개장터에서부터 쌍계사로 이어지는 벚꽃을 구경하러 벚꽃축제를 방문한다”며 “특히 올해는 그동안 불에 타 방문하지 못한 화개장터 재개장식과 동시에 벚꽃축제가 열리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우리 지역 청주 무심천은 4월 4일부터 5일까지 벚꽃 축제가 열린다. 대표적인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 기간에 근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황정훈(심리학과·14) 학생은 “축제 기간 때는 평소 매출의 3배 가까이 는다”며 “봄의 설렘을 가득 안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나까지 행복해져 일은 고되지만 즐겁게 일한다.”고 말했다. 사실 벚꽃이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축제가 되기 전까지 벚꽃은 일본을 상징하는 꽃이라는 생각에 공식적으로 꺼려하기도 했다. 최근엔 ‘벚꽃놀이’ 대신 ‘봄꽃놀이’라는 이름을 권장했다.
벚꽃축제 ‘성공적’으로 다녀오는 팁
‘봄볕에는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 내보낸다’ 라는 속담이 있다. 이처럼 봄 햇살은 예상 외로 강렬하다. 그래서 철저한 자외선 차단 대책이 필요하다. 기능성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두도록 하자. 또한 축제 당일에는 인파가 몰리고 혼잡하기 때문에 가방이나 짐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예상 외의 복병도 존재했다. 벚꽃은 충매화라 벌과 같은 곤충이 많으니 조심하길 바란다. 남자친구와 벚꽃놀이를 다녀온 임희진(화학공학과.14) 학생은 “남자친구와 벚꽃놀이를 간다면 도시락을 준비해보세요. 봄바람과 벚꽃 향에 취해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어요”라고 말해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봄 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란 벚꽃 엔딩의 가사처럼 올해는 기필코 벚꽃 거리를 둘이서 걸어보길 바란다.
이청 기자
echung77@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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