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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관수&이은별
왔노라, 보았노라, 먹었노라 !
제 899 호    발행일 :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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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을 비롯한 사회 유명인들이 자녀와 함께 오지 탐험을 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TV프로그램과 범죄.스릴러 영화. 교집합이 전혀 없을 것만 같은 두 프로그램은 하나의 동일한 이유로 대중들의 열띤 관심을 받았다. 바로, 출연자들이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요즘 먹는 방송, 흔히 말하는 ‘먹방’이 인기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전국 만 19세부터 59세의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먹방 프로그램 관련한 전반적인 인식조사를 시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5.3%가 먹방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윤후가 짜장라면을 먹는 모습이 방영된 이후 짜장라면의 판매량은 그 전주에 비해 30%가량 증가했으며, 하정우는 인터넷에서 먹방의 창시자라고 불리며 대중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도대체 먹방이 뭐길래 이토록 많은 사람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것일까? 먹는 것도 이제 하나의 콘텐츠가 된 요즘, 다양한 먹방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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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방에 열광하는 이유
  먹방은 이제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서 요리하고, 음식에 관해 토론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음식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본능적 욕망이지만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유독 먹는 것에 더욱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1인 가구는 2000년 226만 가구(전체가구의 15.6%)에서 2015년 506만 가구(전체가구의 26.5%)로 높은 성장 추이를 보인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현대인들의 바빠진 일상 때문에 많은 사람이 혼자 밥을 챙겨 먹으면서 외로움을 호소한다. 먹방은 현대인들이 먹방을 하는 사람과 자신이 함께 밥을 먹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 혼자 밥을 먹으면서 느끼는 외로움을 해소해주는 환풍구 역할을 한다. 홍지수(청주시 오송읍.21) 씨는 “혼자 집에서 야식을 시켜 먹을 때 혼자 먹는 게 좀 외롭기도 하고 그래서 종종 먹방을 틀어놓고 먹곤 한다”고 말했다.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원 박수철 씨의 칼럼 ‘쿡방 먹방 이면에 숨겨진 우리 사회의 모습’에 따르면 우리나라 먹방의 유명세는 일본의 장기불황, 잃어버린 20년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90년대 초 당시 일본의 경제침체 속에서 끊임없이 제작되며 유행하던 구루메(グルメ: 달관) 프로그램에서는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음식과 식당을 소개하고 순위를 매긴다. 일본의 거품경제가 붕괴되고 경기가 나빠지면서 꿈과 목표를 잃고 현실에 타협하는 일본 젊은이들을 일컫는 사토리(さとり) 세대들의 상황과 맞물려 구루메 프로그램은 그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먹방 프로그램 또한 이 프로그램과 다를 바가 없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추격 관점에서 살펴본 한.중.일 수출경쟁력의 변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한국 수출이 1990년대 초 장기적 경제 침체가 시작된 일본과 유사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을 정도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는 흡사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일본의 장기불황 시대를 대표하던 트렌드가 지금 한국의 지속되는 경제 침체 속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기특한 먹방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시행한 다른 인식 조사에 따르면, 먹방을 보는 이유에 대해서 응답자들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53.2%)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을 볼 수 있음(35.4%) ▲대리만족(34.3%)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먹방은 단순히 먹고 만드는 콘텐츠가 아닌 시청자들에게 ‘먹는 것’에 대한 폭넓은 정보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세진(신소재공학과.09) 학생은 “<마이리틀텔레비전>을 보면 평상시에 접하기 힘든 음식들을 볼 수 있어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명인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직접 인터넷 생방송을 펼치는 1인 방송 대결로, 셰프들이 요리하고 음식을 맛보는 먹방 콘텐츠가 특히 인기다. <마이리틀텔레비전>의 먹방 콘텐츠에서는 태국식 볶음 쌀국수인 팟타이, 일본식 돼지고기 덮밥인 부타동 등 집에서 먹기 힘든 음식들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레시피 정보까지 알 수 있다.  먹방은 사람들에게 음식을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개인에게 다양한 의미로서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한, 먹방은 평소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대리만족을 선물한다. 한 상 거하게 차려진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소통하는 먹방을 통해, 시청자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접하기 힘든 음식을 마치 본인이 식사하는 것처럼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하고 있거나 결심한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데, 그 이유는 본인이 먹고 싶지만 먹지 못하고 있는 음식을 먹방의 출연자가 대신 먹는 모습을 통해 간접적인 포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먹방을 보고 오히려 식욕이 더 오를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보기만 했을 뿐인데 살이 찐다고?
  텔레비전을 틀면 나오는 여러 먹방 프로그램 속 고화질의 음식들을 보고 있자면 방금 밥을 먹고 왔어도 왠지 모르게 허기짐을 느낀다. 단순히 보기만 하는 데 그치면 문제가 없지만 먹방 속 음식을 먹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혀 또다시 밥을 먹게 되기 일쑤다.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이 미국 과학저널 ‘두뇌와 인지(Journal of Brain and Cognition)’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먹방과 쿡방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음식의 모습이 두뇌를 자극해 사람들의 비만을 증폭시키는 연료가 된다고 한다. 게다가 이러한 음식 이미지에 대한 과도한 노출은 불필요한 음식 섭취를 부르고 식욕을 자제하는 데 악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장유나(청주시 가경동.21) 씨는 “<테이스티 로드>를 즐겨 보는데 보다 보면 배고파져서 음식을 안 먹을 수가 없다”며 “먹방을 보고 나면 종종 편의점에 가서 음식을 사 오곤 한다”고 말했다. 박종진(기계공학부.10) 학생은 “아프리카 TV에서 치킨을 먹는 방송을 봤는데 먹음직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식욕이 자극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먹방은 설탕 같은 존재다. 적당히 먹으면 달콤함과 만족감을 전해주는 좋은 점도 있지만 절제 없이 과하게 먹는다면 이가 썩어버리고 말 것이다. ‘먹방의 전성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먹방이 성행하는 요즘, 시청자들에게는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버리는 취사선택의 태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먹방을 보는 많은 현대인이 이런 태도를 취한다면, 먹방은 외로움을 달래주는 든든한 친구이자 소통의 장이 될 것이다.


손관수 기자 hand@cbnu.ac.kr
이은별 기자 silverstar@cbnu.ac.k




먹방, 어디까지 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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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TV 먹방
  인터넷 개인방송인 아프리카 TV에서 BJ(Broad casting Jockey) 밴쯔가 불닭볶음면 5봉지와 찐만두 1kg을 차려놓고 먹방을 하는 모습이다. 이 사진은 그의 먹방 중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의 한 장면이다. 그는 적당한 양의 음식을 평범하게 먹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이 한 번에 먹기 힘든 양의 음식을 한 자리에서 깔끔히 비워낸다. 한눈에 보기에도 많은 양의 음식을 힘든 내색 없이 먹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감탄과 호응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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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ive 채널 <테이스티 로드>
  이 방송은 박수진과 리지가 맛있기로 소문난 식당을 찾아가서 다양한 음식 메뉴를 직접 맛보고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는 맛집 정보 프로그램이다. 이 사진은 지난 10일 방영된 방송의 한 장면으로, 20대들의 파티 푸드로 유명한 음식점에 찾아가 미국식 토핑 도넛을 먹고 소개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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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채널 <수요 미식회>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서 음식을 소개하고 대화를 나누는 미식 토크쇼이다. 이 사진은 지난달 30일 방영된 방송으로, 출연진들이 부산 음식을 소개하고 그 지역의 유명한 맛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직접 그 맛집에서 음식 맛을 보고 온 출연자들의 음식 평과 묘사가 보는 이들의 식욕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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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채널 <냉장고를 부탁해>
  먹방을 넘어서, 요리하는 방송인 ‘쿡방’도 연일 화제다. 이 방송은 유명 셰프들이 다른 연예인들의 집에 있는 냉장고의 재료로 새로운 음식을 15분 이내에 만들어내고, 그 음식을 냉장고의 주인이 먹고 맛을 평가하는 먹방과 쿡방이 합쳐진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지난 12일에 방영된 방송으로, 미카엘 셰프가 냉장고의 재료로 먹음직스러운 고기요리를 만들고 있다.


이은별 기자
silverstar@cbnu.ac.kr





음식 앞에서 강해지는 위大한 그들


  다양한 음식을 느긋하게 먹으며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이들이 있다면, 항상 많은 양의 음식을 제한시간 내에 순식간에 먹어치우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바로 푸드 파이터. 이 호칭은 음식을 뜻하는 푸드(Food)와 전사.싸움꾼을 뜻하는 파이터(Fighter)가 결합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1만 달러의 상금을 건 핫도그 빨리 먹기 대회, 개인 식당에서 스테이크 먹기 대회를 여는 등 사계절 내내 먹기 대회가 활발하게 진행된다. 이처럼 푸드 파이터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지역 특산물로 대회를 여는 경우도 많아서 지역 식품 활성화와 홍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핫도그 빨리 먹기 대회 남자부 세계 1등인 미국인 조이 체스트넛은 별명이 영화에 나오는 상어인 ‘조스(Jaws)’일 정도로 경기가 시작되면 한 마리의 상어처럼 눈앞의 햄버거를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그는 10분 만에 무려 61개의 핫도그를 먹어 8년 연속 우승의 명예를 얻었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푸드 파이터로는 ‘검은 독거미’라는 별명을 가진 재미교포 이선경 씨가 있다. 그녀는 165cm에 47kg의 매우 왜소한 체격이지만 2013년에 미국에서 열린 ‘네이단 핫도그 빨리 먹기 대회 여자부’에서 10분 만에 핫도그 36개를 먹어치우며 3년 연속 대회 우승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푸드 파이터의 먹는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은 감탄을 금치 못하고 환호한다. 반대로,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의사들과 연예인들이 출연해 건강한 습관에 관해 토론하는 프로그램인 JTBC <닥터의 경고>에서 대장항문외과 김건욱 의사는 “푸드 파이터들은 항상 위와 장에 자극이 갈 뿐만 아니라 많이 먹은 음식을 전부 다 소화 시키지 못해 구토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 결과 균형적인 영양섭취가 힘들어 살도 빠지고 변비에 걸릴 확률도 높다”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이선경 씨는 실제로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위의 면적을 넓히는 훈련과 체력.정신.몸 건강 향상 훈련을 동시에 받고 있다.
  야식 당기는 밤, 더는 볼 먹방이 없다면 푸드 파이터들의 경이로운 세계로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푸드 파이터들의 세계에서만 나오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손관수 기자
 hand@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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