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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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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별 & 최송희
맘 편한 茶 vs 간편한 茶
제 900 호    발행일 : 201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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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하고 청명한 하늘과 버석거리는 낙엽. 그러나 완연한 가을 분위기 속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마냥 오래가지는 않는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계절풍이 교대기에 들어가면서 맑은 하늘에 느닷없이 먹구름을 불러오고 가을 산들바람을 매서운 겨울바람으로 바꿔놓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려 현대인들의 건강에 비상등이 켜졌다. 게다가 가을에는 일조량이 줄어들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멜라토닌과 같은 정신을 차분하게 만드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증가해 무기력감을 느끼기 쉽다. 이처럼 몸도 마음도 아프기 십상인 요즘 일상 속에서 틈틈이 즐기는 따뜻한 차 한잔은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데 손색이 없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수입한 차의 양이 2009년 329만 달러에서 2014년 1195만 달러로 5년 사이에 약 3.6배 증가했다. 또한 우리나라 식품업체에서 만든 액상차 소비량 2008년 19만 톤에서 2013년 38만 톤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만큼 차를 즐기는 방법에도 사람마다 차이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차를 마시는 만큼 마시는 방법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당신은 차를 어떻게 마시고 싶은지, 당신이 차를 마시는 스타일은 어디에 속하는지 살펴보자.


시간과 공을 들여 차를 즐기는 사람들

  ‘덖다’라는 말이 있다. 뜻은 ‘물기가 조금 있는 고기나 약재, 곡식 따위를 물을 더하지 않고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히다’이다. 흔히 ‘차를 덖는다’고 한다. 차나무 잎이나 메밀, 우엉, 국화 등을 차로 만들 때는 반드시 덖는 과정을 거쳐야 그 깊은 맛을 알 수 있다. 녹차의 경우 10일 정도 자란 찻잎을 따서 불순물을 제거한 후 250~300도의 불에서 덖은 후 손으로 비벼서 식히고 또 한 번 120도의 불로 덖는다. 솥에 찻잎을 넣고 덖을 때는 찻잎이 타는 것을 막기 위해 손으로 계속해서 뒤적여줘야 한다. 메밀차나 우엉차, 국화차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덖는 횟수에는 차이가 있지만 모두 덖는 과정을 거쳐야 재료 본연의 깊은 향과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정성들여 만든 차의 본연의 맛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차를 마신다’는 것은 음료의 개념을 넘어 자신의 취향을 정립하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이들이 차를 대하는 방법은 진지하다. 차를 마시는 시간에는 온전히 차에 몰입하고 있는 것이다. 차를 즐기는 사람들은 차를 마시기 위해 ‘다구’를 구비해 놓는다. 다구에는 기본적으로 주전자, 찻잔, 찻잔 받침이 있다. 사실 다구를 제대로 갖추려면 잎차용 다구와 말차용 다구를 구별해서 써야 한다. 잎차의 경우 찻상부터 시작해서 다관(차 주전자), 숙우(물 식힘 그릇), 퇴수기, 차호, 개반, 차시, 다건, 다포까지 있어야 한다. 말차는 말린 찻잎을 가루낸 것을 말하는데, 말차를 마실 때는 잎차용 다구에 사발, 차선, 찻잔 받침보가 더 필요하다. 차선은 말차에 부드러운 거품을 낼 때 쓰는 도구이다. 이렇게 다구를 갖추어 차를 마시게 되면 보통 30분이 소요된다.
  다구를 갖추는 것 이상으로 다도를 직접 배우는 사람도 있다. 다도는 ‘차를 달여 손님에게 권하거나 마실 때의 예법’을 말한다. 우리나라 전통방식과 예절이 잊혀져가고 있는 지금, 다도 교육은 현대인들에게 차를 마실 때 갖춰야 할 예의범절인 의식다례를 찾아줄 수 있는 교육이다. 다도를 배울 수 있는 기관은 다양한데 대표적으로는 한국차문화협회, 한국다도연구원에서 다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역의 문화원이나 평생교육원, 향교 등에서 다도 수업을 받거나 다도를 체험해볼 수 있다. 다도는 단순히 차를 우려 마시는 방법이 아니라 차를 대하는 정신이다. 손님을 응대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차를 우려내고 마시는 방법, 다구를 다루는 방법까지 알아야 한다. 한국차문화협회 박숙희 충북지부장은 “다도는 차를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어른 공경, 남을 험담하지 않는 자세, 대화법, 뒷정리까지 배우고 그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올바른 태도를 체득할 수 있다”며 “또한 옛날 조상들이 행했던 다례의식을 배움으로서 우리나라의 문화 계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도가 주는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다도가 전통적인 방법으로서 차에 정성을 들여 마시는 방법이라면, 차의 대중화 바람을 타고 등장한 ‘티 소믈리에’라는 차에 관련된 직업도 등장했다. 티 소믈리에란 개개인의 성향에 맞는 차를 추천해 주는 안내인이다. 다양한 종류의 맛을 음미한 경험을 가지고 여러 나라의 차가 지닌 특징과 배경을 토대로 차를 고르는데, 고객의 기분, 상태나 기호, 좋아하는 음식 등에 따라 차도 달라진다. 티 소믈리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차에 대한 이해이다. 차는 재배한 곳에 따라서 맛과 향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이를 정확히 구별해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볍게 즐기는 차로 더욱 가벼워진 하루
 
  물을 끓이고 찻잎을 우려서 여유롭게 차를 마실 수도 있겠지만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차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21세기 사회에서 티백이나 가루 타입의 간편함을 더한 형태의 차들은 바쁜 생활 속에서도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담그기만 해도 뚝딱 차 한 잔을 대접해주는 티백은 유통된 지 그 역사가 100여 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가장 대중화돼 있는 차 제품이다. 평소 차를 즐겨 마시는 송수빈(사학과.14) 학생은 “맹물은 심심하고 커피는 카페인이 걱정돼 맛뿐만 아니라 향도 좋은 차를 즐겨 마신다”며 “티백 형태의 홍차나 허브티를 즐겨 마시는데 직접 찻잎을 우려 마신 것과 비교했을 때 맛과 향에서 차이를 못 느껴 좀 더 간편한 티백 형태의 차를 마신다”고 말했다.
  기존 종이티백에서 벗어나 요즘은 편리성을 더욱 강조한 다양한 형태의 티백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알루미늄 소재의 티백은 차 내용물이 티백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방지해 더욱 깨끗한 차를 우려마실 수 있다. 보관의 측면에 있어서도 기존 종이티백은 파손이 심했던 반면 알루미늄 소재의 티백은 이런 단점을 보완해 티백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스틱형 티백은 티백과 종이스틱을 결합한 티스푼의 기능을 가진 티백으로 기존 티백에 비해 차가 우러나오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2000년대 웰빙 트렌드와 함께 차의 침출액을 캔이나 PET병에 넣어 곧 마실 수 있도록 한 차음료 시장이 확대되면서 일분일초를 다투는 현대인들이 좀 더 간편하게 차를 즐길 수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차음료 시장은 생산액이 2008년 18만7천여 톤에서 2013년 37만8천여 톤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생산액도 같은 기간 2천539억여 원에서 4천649억여 원으로 83% 증가했다. 차음료 시장의 확대로 녹차 이외에 옥수수 수염차, 마테차, 우엉차 등 다양한 종류의 차음료가 출시돼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정성들여 손수 차를 끓여 마시는 것에 비하면 좋은 향과 맛을 내진 못하겠지만 잎차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들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내부에 잎차를 걸러내는 망이 있는 티 텀블러는 거름망을 활용해 우려낸 잎차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어 편리하며 휴대하기도 쉽다. 또한 잎을 컵에 넣고 담그면 막대가 스스로 가열하면서 물을 데워 차를 우려주고 충전기에 꽂아 두면 무선충전이 이뤄져 차를 좀 더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차를 우려내는 과정을 일체화시킨 제품도 있다.

다 함께 茶! 茶! 茶!
 
  동서양 200여 개 국가에서 2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연간 차를 300만 톤 이상 소비하고 그들 나름의 방식대로 다양하게 차를 즐긴다. 이렇게 다양한 차 중에서 과연 어떤 차를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을까? 킹스칼리지 런던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체질과 질병에 맞는 차를 선택해 하루 세 번 마시면 각종 질병과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몸이 찬 편, 열이 많은 편, 몸이 건조한 편, 몸이 무겁고 잘 붓는 편으로 신체의 경향성을 따지는 한열조습(寒熱燥濕) 중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파악하면 자신에게 알맞은 차를 쉽게 선택할 수 있다.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찬 냉성체질, 한(寒)에 속하는 사람들은 체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다. 이런 경우 당귀차, 귤피차, 인삼차, 쑥차 등을 따뜻하게 마시면 좋다. 얼굴이 쉽게 붉어지고 갈증을 자주 느끼는 열(熱)에 속하는 사람들은 몸에 열이 많기 때문에 국화차, 보리차, 칡차 등을 차갑게 해서 마시면 좋다. 피부와 손톱이 쉽게 갈라지고 모발이 푸석푸석한 조(燥)에 해당되는 사람들에게는 둥글레차, 오미자차, 매실차 등이 보습과 윤기를 더해주는 데 효과적이다. 몸이 무겁고 잘 붓는 습(濕)에 속하는 사람들은 율무차, 생강차, 도라지차를 마시면 부종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의 건강상태에 따라 알맞은 차를 선택해 꾸준히 마시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은별 기자 silverstar@cbnu.ac.kr
최송희 기자 shinypin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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