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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주 & 손관수
봄을 품은 화전
제 904 호    발행일 : 201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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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따뜻해진 날씨로 나뭇가지마다 개화를 기다리는 수많은 꽃봉오리가 맺혀있다. 이는 향긋한 꽃이 우리 주변을 장식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산과 들에 피어난 꽃이 담긴 ‘전’을 먹는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이현정(청주시 비하동·22) 씨는 “유년시절 학교 주변 꽃의 꿀은 먹어본 적은 있지만 꽃을 통째로 부쳐 먹는 것은 생소하다”며 “앞으로 피울 아름다운 꽃을 눈으로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전을 통해 먹게 된다면 진정한 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조상들은 봄을 알리는 꽃을 음식으로 만들어 오감을 만족시켰다. 형형색색 꽃들이 만개하는 봄, 화전의 매력 속 흠뻑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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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전은 찹쌀 반죽 위에 제철의 꽃잎을 장식해 지진 떡으로 꽃지지미 또는 꽃부꾸미라고도 불린다. 매 철 다른 꽃을 얹어 만들기 때문에 계절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다. 봄에는 주로 진달래꽃잎으로 만든 두견화전을 부치거나 배꽃으로 만든 이화전을 부친다. 여름에는 장미꽃으로 장미화전을, 가을에는 국화전을 부친다. 꽃이 흔하지 않았던 겨울에는 대추, 쑥과 같은 재료를 이용해 화전을 만들었다. 이 같은 화전을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약 4cm에서 5cm 정도의 작은 크기로 찹쌀 반죽을 지져 그 위에 꽃을 놓아 장식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묽게 푼 찹쌀가루에 꽃을 많이 넣어 빈대떡처럼 크게 붙이는 방법이다. 작은 화전은 아름다운 외관으로 제사상이나 굿상에서 장식용 떡으로 사용되었다. 큰 화전은 작은 화전과 달리 큰 전 안에 꽃이 펴져 있기도 하고 접혀 있기도 해 자연스러운 멋을 느낄 수 있다.
  궁중병과연구원 정길자 원장은 “갑오경장이 일어나기 전까지 음력으로 홀수가 겹치는 날이 명절이었다”며 “음력 1월 1일이었던 설날에는 떡국을 먹고, 음력 3월 3일인 삼짇날에 화전을 먹듯 명절마다 특별한 떡을 만들어 먹었다”라고 전했다. 이 중 삼짇날은 ‘강남 갔던 제비 오는 날’로 꽃이 피고 따뜻한 봄에 산이나 들같이 경치 좋은 곳에서 마을 사람들이 꽃놀이를 즐기는 날이었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일 년에 한번 밖에 없는 공식적인 집단 나들이였다는 점에서 여성의 날이라고도 불렸다. 주변에 개화한 진달래꽃을 이용해 화전과 음식을 먹으며 가무 또는 화전가를 지으며 화류 또는 화전놀이를 즐겼다.
  곽진영(봉명동.23) 씨는 “화전이 전통음식이라는 것은 알지만 먹어본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화전은 이전처럼 즐겨먹지 않지만 화전에 대해 관심은 현재에도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과천에 있는 무지개 초등학교에서는 ‘자연에서 배운다’는 교육 이념 아래 해마다 학교 옆 산에 피는 진달래를 이용해 화전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주로 저학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꽃을 따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화전을 만드는 것까지 직접 체험한다. 무지개 초등학교 2학년 이승엽(수원시 팔달구.9) 학생은 “꽃을 직접 산으로 올라가 따서 재밌었다”라며 “뒤집으면서 기름이 보글보글 튀어서 신기했고 직접 만든 음식을 먹어 더욱 맛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2학년 담임 조수영 교사는 “자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아이들에게 책을 통해 자연을 알아가는 단편적 지식이 아닌 직접 만지고 느꼈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이 진달래란 자연을 접하면서 꽃 안의 수술을 관찰하기도 하고 조금씩 차이가 있는 진달래의 색도 인식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이 조상들의 나들이를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화전 만드는 프로그램을 즐겼으면 좋겠다” 며 “진달래를 직접 따고 이를 이용해 화전을 만드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자연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점과 자연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고 말했다. 봄이 다가오면 산에 들에 피어나는 꽃을 이용해 먹음직스러운 꽃전을 부쳐먹는 것도 좋다. 하지만 꽃 중에는 독성분이 강한 꽃들도 있어 함부로 먹는 것은 위험하다. 농촌진흥원 도시농업연구팀 유은하 팀장은 “주변에 피어있는 꽃들로부터 오염물질이나 꽃가루 알레르기 등을 주의해야 한다”며 “보다 안전한 꽃요리를 즐기기 위해서는 대형매장이나 백화점 등에서 안전하게 생산된 식용꽃을 구입해서 먹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최근 꽃은 화전을 넘어 여러 요리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식용꽃은 20여 종으로 그 각각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요리로 활용된다. 식용꽃 중 신맛이 강한 베고니아는 주로 육류 요리에 곁들이거나 샐러드에 활용된다. 또한 단맛이 나고 아삭거리는 씹는 맛이 일품인 데이지는 초밥이나 샌드위치 재료로 잘 어울린다. 그리고 분홍색, 청색, 흰색 등 다양한 색상과 예쁜 꽃모양을 가진 비올라는 요리의 장식으로 사용된다. 이처럼 식용꽃은 주로 비빔밥이나 샐러드, 케이크, 쌈밥, 디저트에 신선한 상태로 활용된다.
  뿐만 아니다. 식용꽃은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식용꽃은 심신의 치료제 역할하는 꽃 테라피(Flower Therapy) 효과가 있다. 이는 꽃의 아름다운 색과 형태 그리고 향으로 긴장감, 부정적인 감정을 진정시켜주고 새로운 기운을 북돋아준다. 또한 시중에서 판매되는 식용꽃은 평균적으로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채소나 과일보다 최대 10배나 높게 내포돼 영양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폴리페놀은 뇌질환을 예방하는 효과와 노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플라보노이드는 항산화 작용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농촌진흥원 유은하 팀장은 “꽃은 춘곤증 예방과 체력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꽃에는 단백질, 22종의 필수아미노산, 12종의 비타민, 16종의 미네랄 등 풍부한 영양성분이 들어 있어 봄철 기운이 떨어진 체력보강과 춘곤증 예방 등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작은 개울가에 돌 고여 솥뚜껑 걸고, 기름 두르고 쌀가루 얹어 진달래 꽃을 지졌네. 젓가락 집어 맛을 보니 향기가 입에 가득, 한 해 봄빛이 배 속에 전해지네’ 이는 조선시대 임제(林悌)가 꽃놀이를 즐기며 지은 화전가다. 따뜻한 삼월, 꽃요리로 가득 채운 도시락과 함께 산으로 들로 나들이 가 조상들의 풍류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김윤주 기자 yellowtree@cbnu.ac.kr
손관수 기자 hand@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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