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가끔 ‘상상’을 한다. 경험하지 못한 일이나 사물을 마음속으로 그려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눈앞에 놓인 당장의 일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요즘, 단순한 상상과 이를 표현하는 것이 ‘사치’로 여겨진다. 바쁘고 복잡한 일상 속에서의 상상, 감정표현은 정말 시간낭비인 것일까? 그러나 여기, 아무런 제약 없이 스스로를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독립출판’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 독립출판이 우리 곁에 자리 잡은 것은 10년도 채 되지 않지만, 책 소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며 그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금부터 독립출판의 매력을 알아보자.
독립출판?
흔히 ‘독립출판’은 개인이나 작은 그룹의 사람들이 모여 직접 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을 ‘독립출판물’이라고 한다. 기존의 출판물과 다른 점은 ‘직접’이라는 단어에 있다. 누구나 책을 제작할 수 있으며, 주제나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과 디자인에도 아무런 제약이 없다. 이런 이유를 바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싶은 사람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독립출판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독립출판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까. 간단하게 ▲기획 ▲제작 ▲교정·교열 ▲인쇄.제본 ▲유통으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기획’을 살펴보자. 이 과정에선 자신이 좋아하는 것, 출판물에 담아내고 싶은 것을 찾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이것을 글로 쓰고 싶은지, 만들어 내고 싶은지, 그리고 정말 만들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주제를 정했다면, 참고할 수 있는 여러 독립출판물을 찾아봐도 좋다. 독립출판물을 직접 읽어보며 책의 내용이나, 표지, 페이지 수, 제본 형식 등 다양한 부분을 익혀두는 것이다. 그리고 ‘제작’하면 된다.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단계기도 하다. 무작정 적어 내려가거나, 나름의 순서를 만들어 진행하기도 한다. 보통 이 과정에서 이용하는 것이 ‘어도비 인디자인(Adobe InDesign)’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어도비 시스템즈에서 제작한 DTP(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해 출판물의 입력과 편집.인쇄 등의 전 과정을 컴퓨터화한 전자 편집 인쇄 시스템) 레이아웃 소프트웨어이다. 혼자서 다루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음으로 ‘교정·교열’, 즉 수정을 한다. 출판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오타나 비문을 걸러내기도 하고, 문맥을 다시 한 번 점검한다. 이제 내 결과물을 눈으로 직접 보는 시간이다. ‘인쇄·제본’의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간편하게 책을 만들 수 있는 사이트에서 인쇄 견적을 내 택배로 받아보거나, 직접 인쇄소를 방문해 제작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독자의 손에 나의 출판물을 건넬 수 있는 ‘유통’ 과정이다. 독립출판물 유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국제표준도서번호(ISBN)을 받아 인터넷 서점에 유통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독립출판물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독립출판 서점’에 이메일을 보내 입고 허락을 받는 방법도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독립출판 서점은 서울시에 위치한 ‘이후북스’, ‘짐프리’ 등이 있다.
작가와 독자가 함께
지난 2일, 기자들은 독립출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제 1회 서울독립출판축제’를 방문했다. 서울 마포구 양화로16길 위안카페 지하 1층과 2층에서 진행된 이 축제는, 독립출판 서점인 이후북스와 짐프리가 주최했다. 축제장은 50여 명의 독립출판물 작가들이 만들어낸 출판물과 자유롭게 구경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또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여행, 요리, 감성, 시나리오, 동화책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독자와 작가가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독립출판물 중 유독 여성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책이 있다. 바로 최윤선 작가의 <Life with cat>이다. 작가를 연상시키게 하는 아담한 여자 캐릭터와 귀여운 고양이가 등장하는 책이었다. 최윤선 작가는 “본 직업이 북디자이너인데 많은 책을 디자인하다보니 저만의 책을 만들고 싶어 평소 그려놓은 만화를 토대로 책을 출판했다”며 “살면서 힘들었던 경험이나 상황, 깨달았던 모든 것을 <Life with cat>에 담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독립출판물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만큼 다양한 컨텐츠로 구성될 수 있어 더욱 다채로운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런 축제가 활성화 돼 많은 사람들이 독립출판물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더불어 축제를 주최한 이후북스의 황남희 대표는 “독립출판 제작자들을 위한 축제의 장을 만들고 싶었다”며 “어떤 책이 만들어질지 모르는 예측불가능성과 개성 있는 책, 다양성 등이 독립출판물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엄태은&전수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