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경기연구원은 1,000명을 대상으로 드라마.영화 촬영지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83.5%가 촬영지 방문을 희망했고, 촬영지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62.3%나 됐다. 이렇듯 드라마.영화 촬영지는 극의 배경이 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기도 한다. 이 때문에 각 지역에서는 드라마.영화 촬영지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청주도 예외는 아니다.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난 촬영지
인기 드라마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 관광지로 거듭난 가장 대표적인 장소는 정동진역이다. 과거 정동진역은 주변에 밀집한 탄광의 영향으로 석탄수송이 활발했던 기차역이었다. 하지만 석탄 산업이 쇠퇴하면서 이 지역 인구는 2,000명 미만으로 줄었고, 1990년대 초부터는 역 이용객이 거의 없어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역으로 전락했다. 그랬던 정동진역이 1995년 방영된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사용되면서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됐고, ‘모래시계역’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후 정동진역은 해돋이 명소로 주목받으면서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남이섬은 드라마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국제적인 관광지가 됐다.
이처럼 드라마.영화의 촬영지로 사용되면 대외적인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촬영된 드라마나 영화가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되면 해당 지역의 관광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홍보와 관광산업 발전 이외에도 촬영팀의 직접발생비용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전략사업팀 권소현 대리는 “영화나 드라마 촬영팀이 우리 지역을 방문해 사용한 숙박.식사 등의 비용을 ‘직접발생비용’이라고 한다”며 “직접발생비용이 해당 지역의 상업.요식업.숙박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산영상위원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부산을 방문한 드라마.영화 촬영팀의 직접발생비용은 약 100억 원 수준이다. 그중 <블랙팬서>는 자갈치시장, 광안대교 등 부산에서 일부 장면을 촬영하며 전체 직접발생비용의 40% 가량을 소비했다.
이렇듯 드라마.영화의 촬영지가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각 지역마다 촬영지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
청주, 촬영하기 좋은 도시를 꿈꾸다
청주시는 지난해 5월 ‘영상문화도시 청주’를 선포하면서 ‘청주영상위원회(이하 청주영상위)’를 출범시켰다. 청주영상위는 출범 당시 드라마.영화 촬영지 유치를 통해 도시 홍보 및 관광산업 활성화, 그리고 소비를 촉진해 도시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출범한 지 약 6개월여가 지난 지금, 청주영상위는 예사롭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수상한 파트너>, <크리미널 마인드>, <왕은 사랑한다> 등 유명한 드라마들이 청주에서 촬영됐다. <수상한 파트너>는 중앙시장상가아파트를, <크리미널 마인드>는 성안길과 청주대교 그리고 우리 학교 솔못을, <왕은 사랑한다>는 연초제조창과 동부창고를 각각 촬영지로 사용했다. 이 밖에도 영화 <군함도>, <덕혜옹주>가 연초제조창과 동부창고에서, 영화 <치즈인더트랩>이 청주대에서,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각각 촬영됐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청주에서는 12편의 드라마, 10편의 영화가 촬영됐다.
청주영상위가 출범하기 이전부터 청주는 많은 드라마.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1995년에 방영된 <모래시계>에는 청주 가로수길이, 2012년에 방영된 <제빵왕 김탁구>에서는 수암골이 등장한다. 그 외에도 <대조영>, <태왕사신기>, <카인과 아벨>, <힐러>, <태양의 후예> 등 사극과 현대극 가릴 것 없이 다양한 드라마에 청주가 등장한다.
이렇듯 청주가 오랜 시간동안 드라마.영화 촬영지로 각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청주의 위치 덕분이다. 청주영상위 박원규 팀장은 “청주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고 교통이 편리해 부담 없이 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또 청주는 현대와 근대, 그리고 도시와 농촌까지 다양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장면이든 연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청주영상위에서는 다양한 혜택으로 드라마.영화 유치에 나서고 있다. 청주영상위는 청주에서 촬영하는 드라마에는 최대 1억 원, 영화에는 최대 5,000만 원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이렇게 지원된 제작비는 대부분 청주에서 숙박비, 식비 등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청주영상위는 촬영팀에게 촬영지 정보 제공과 세트장 섭외 등의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촬영에 필요한 보조 출연자를 청주 내의 연극영화학과 학생이나 극단 배우를 추천해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두고 있다.
청주영상위는 병원, 경찰서, 학교, 박물관 등 30여 개 기관.단체들과 업무 협약을 체결해 보다 다양한 곳이 촬영지로 사용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드라마.영화 제작사의 감독과 작가들을 대상으로 청주의 촬영 장소를 홍보하는 ‘팸투어’를 개최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한편 청주영상위는 청주에서 ‘영화제’를 개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영화제에는 많은 배우, 감독, 제작사 등이 참여하기 때문에 상당한 홍보 효과뿐만 아니라 경제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원규 팀장은 “한 번 큰 영화제를 개최하면 부수적으로 작은 영화제들도 열린다”며 “영화제를 통해 ‘영상문화도시 청주’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노을 기자
doce26@cbnu.ac.kr
주민준 기자
offside0731@cbnu.ac.kr








김노을&주민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