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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노을&김하연
직지 숲으로의 산책
제 934 호    발행일 :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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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인쇄본이다. 1972년 직지는 한 명의 연구자에 의해 세상에 존재가 알려졌다. 이후 흥덕사지 발굴을 통해 직지가 인쇄된 곳이 청주임을 알게 됐고, 2001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를 계기로 청주시는 2003년부터 직지축제를 열어 직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렵게 느껴지는 직지에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21일간의 여정, ‘2018 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이하 직지 페스티벌) 속으로 들어가 보자.


직지 페스티벌의 시작

  지난 1일, 청주 직지문화특구 일원(청주예술의전당 및 고인쇄박물관 일원)에서 직지 페스티벌이 막을 올렸다. 오는 21일까지 계속되는 직지 페스티벌은 직지의 가치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이다.
  지난 2003년 지역축제로 시작한 직지 페스티벌은 2016년부터는 국제규모의 행사로 확대돼 열리고 있다. 이는 ‘청주직지축제’와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을 통합한 결과로 이때부터 ‘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을 공식 축제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직지의 정식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정식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직지는 고려말 3대 선사로 추앙받는 백운화상이 부처님과 큰 스님들의 가르침을 기술한 책이다. 여기서 직지심체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旨人心 見性成佛)’에서 따 온 것으로, ‘참선을 통해 마음을 곧바로 본다면 그 깨달음이 부처의 마음이다’라는 의미이다. 이 구절과 함께 직지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이 바로 이번 페스티벌의 내용이다. 이전의 직지 페스티벌이 직지 자체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페스티벌은 직지가 갖고 있는 내용과 정신에 집중한다.
  청주직지코리아조직위원회 이용수 홍보팀장은 “이번 직지 페스티벌의 주제인 ‘직지 숲으로의 산책’의 핵심 키워드는 힐링”이라며 “직지 안에 있는 내용과 그 정신을 통해 피폐해진 현대인들의 치유와 힐링, 자아성찰을 하는 것이 이번 페스티벌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내면을 바라보고, 정신을 느끼고

  이번 직지 페스티벌의 핵심은 전시다. 전시는 크게 주제전시인 ‘무심의 숲’, 기획전시인 ‘직지로드’와 ‘세계기록유산전’ 등으로 이뤄져 있다.
  청주예술의전당 전시동으로 가면 가장 먼저 ‘직지로드’를 만나볼 수 있다. 직지로드는 고려의 금속활자 기술이 구텐베르크 인쇄술에 영향을 끼친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함께 살펴보는 전시다. 전시실에 있는 1333년 고려왕에게 보낸 교황 요한 22세의 편지는 고려와 서양의 교류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이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직지코드’를 전시장에서 함께 상영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직지코드를 관람한 A씨는 “우리의 인쇄술이 서양의 인쇄술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며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든 우리 조상들의 탁월함에 자부심이 느껴진다”는 소감을 전했다.
  직지로드를 빠져나와 2층 전시실로 향하면 ‘무심의 숲’ 전시를 볼 수 있다. 무심의 숲은 직지의 내용을 중심으로 기획했다. 전시실 입구에는 숲 이미지의 조명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곳곳에 직지의 구절을 새겨놔 관람객들이 쉽게 직지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직지의 시주자인 묘덕의 의복과 직지를 편찬한 백운화상의 진영(승려의 초상화) 및 장삼(승려의 웃옷), 가사(승려의 법의) 등이 함께 전시돼 있다. 전시실에서 만난 전영아(청주시 흥덕구·41) 씨는 “전시장의 분위기가 무겁고 정적이어서 진지하게 관람하다 보니 마음이 차분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층 전시실을 나와 길을 따라 내려오면 1층 ‘세계기록유산전’에 도착한다. 세계기록유산전에서는 다양한 세계의 기록유산들을 영화, 포스터, 일러스트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시실에는 ‘데스멋 컬렉션’, 그림형제의 ‘어린이와 가족의 이야기’, ‘솜전투 필름’ 등의 세계기록유산이 전시돼 있다. 데스멋 컬렉션이 인상 깊었다는 조주희(청주시 상당구·44) 씨는 “보트를 띄우기 위해 여자가 수돗물을 틀어 물난리가 난 영화가 과장돼서 기억에 남는다”며 “재미있는 무성 단편영화가 많아 즐거웠다”고 전했다. 전시를 기획한 청주직지코리아조직위원회 장한나 예술감독은 “직지가 세계기록유산이기 때문에 이번 축제가 어찌 보면 기록의 축제이기도 해 세계기록유산전을 기획했다”며 “관람객들이 다른 나라의 세계기록유산을 보면서 직지에 대해 더 잘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직지 숲에서 만난 사람들’, ‘나는 기록왕’, ‘글로벌 작가전_그리운 내 고향’ 등 직지 및 기록에 관련한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장한나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직지에 대해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직지가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레 즐기고 느끼면서 관람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힐링의 시간을 갖다

  직지페스티벌에서 전시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다양하고 색다른 ‘체험’이다. 대표적으로 ‘1377 고려 저잣거리’(이하 저잣거리)는 직지가 편찬된 1377년 고려장터를 재현해 시민들에게 시간여행을 선사한다. 저잣거리에서는 주변에서 보기 힘든 고려 복식을 대여해 입을 수 있고 버섯강정, 감자떡 등 다양한 사찰음식도 맛볼 수 있다. 저잣거리를 구경한 오성수(평택시 가재동·59) 씨는 “고려 한복을 입고 음식을 먹으며 저잣거리를 걸어보니 고려인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한 저잣거리를 오가다 보면 마당극 등의 공연을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다. 마당극을 본 조희령(청주시 서원구·39) 씨는 “저잣거리를 오가며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청주예술의전당 광장으로 향하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직지를 놀이로 승화시킨 ‘BIG 3체험존’과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인 ‘책의 정원’을 만날 수 있다. BIG 3체험존은 형형색색의 글자를 조합해 제시된 낱말을 만들어 보는 ‘직지 숲 조판 놀이터’, 과자에 꿀로 글을 써보는 ‘직지 꼴라시옹’, 날아오는 글공을 잠자리채로 잡아보는 ‘글공 잡기’ 존으로 이뤄져 있다. 책의 정원은 시민들이 기증한 1,377권의 책을 에어쿠션에 앉아 편하게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책의 정원을 이용한 이정하(청주시 청원구·45) 씨는 “책의 정원은 조용하면서도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지는 공간”이라며 “어른 아이 상관없이 즐겁게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청주 롤러스케이트장에는 ‘힐링산업체험관’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끈을 감거나 늘여서 다른 쪽 공간으로 연결하는 ‘끈 잇기 놀이’, 직지의 조판 과정을 놀이로 풀어낸 ‘미니조판놀이’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부스부터 뷰티, 요가, 공예품 만들기 등 어른 아이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부스를 만날 수 있다. ‘직지문화상품체험’ 부스를 운영하는 서원대 산업협력단 정회민 매니저는 “청주 인쇄업체를 소개하고 홍보하기 위해 부스를 운영하게 됐다”며 “아이들과 학생들이 평소 경험하지 못한 명함 만들기, 문자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 덕분에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색 모래로 문화유산 이미지를 도로 위에 그림으로 그려 놓은 ‘그라운드 아트’, 예술작가들이 만든 아티스트 마켓인 ‘아트나잇 청주, 청주컬쳐마켓’ 등이 관람객과 예술품이 소통할 수 있는 장도 만들어져 있다. 이용수 홍보팀장은 “이번 페스티벌이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더 많아지고 색달라진 체험”이라며 “만드는 것만큼이나 먹는 것, 사는 것도 체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다양한 체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노을 기자
doce26@cbnu.ac.kr
김하연 기자
kkhhyy9802@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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