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알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리고 그 욕망은 점(占)을 만들어 냈다. 점은 신(神)을 섬기는 무당을 통하기도 하고, 별과 별자리로 보기도 하며, 거북이 등껍질 같은 특정 도구를 통해 보기도 한다. 또 개인의 생김새로 운명을 예측하는 관상, 수상, 족상 등도 흔히 사용하던 방법이다. 자연과학의 발달로 미래를 예측하는 점을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미래를 알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점에 의지하고 있다. 점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 최근에는 점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도 했다. 하나의 문화적 아이템이 된 대표적인 점이 바로 타로이다.
타로 알아보기
타로는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78장의 카드를 뽑아가면서 문제를 분석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일종의 점이다. 또한, 타로는 수비학, 색채학, 천문학, 상징학 등의 원리를 담고 있으며, 심리적인 상담을 해주는 코칭 도구이기도 하다. 타로의 그림은 세계를 뜻하는 운명의 수레바퀴부터 각각 구원과 죽음을 뜻하는 예언가, 고위 여사제 등이 있으며, 이들을 종합하면 수 만 가지의 해석이 가능하다.
타로에 대한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고, 여러 가지 설만이 존재한다. 타로의 기원은 이집트 기원설, 중국 기원설, 인도 기원설 등 여러 주장이 있다. 이집트 기원설은 피라미드 벽화, 파피루스(갈대와 식물 잎으로 만든 종이 대용품)에 그려진 그림 등 이집트 유적에서 지금의 타로와 유사한 그림 및 상징이 발견된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중국 기원설은 고대 중국문화인 갑골문자가 타로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란 주장이고, 인도 기원설은 인도의 ‘차투랑가’라는 놀이에서 타로가 유래했다는 설이다.
지금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타로는 1392년 화가이자 점술가인 자크맹 그랭고노가 프랑스의 샤를 6세에게 바친 3세트의 대비밀 카드로, 현재 17장만이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17장만이 남아 원형을 짐작하기 어려운 대비밀 카드와 달리 1415년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78장의 ‘비스콘티 스포르자’ 카드는 현대 타로의 원형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타로에 대한 기록은 주로 14세기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나타나며, 이 당시 타로는 점술용이 아닌 놀이용이었다. 1789년 프랑스대혁명으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혼란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놀이 기구였던 타로는 운명을 점치는 도구가 됐다. 이후 타로에는 카발라(비밀스레 전승된 유대 신비주의), 별자리 등 여러 신화적 의미와 상징이 결합되면서 지금의 타로로 발전했다.
가끔, 타로와 사주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타로와 사주 모두 예견를 통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 예지하는 방법은 전혀 다르다. 타로는 현재의 자리에서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 심리적 안정을 도와 실패할 가능성을 줄이는 도구로 이용된다. 반면 사주는 사람의 생년월일로 그 사람의 타고난 기질과 성격, 환경을 고려해 미래를 예견한다.
현재 서울에서 ‘타로와 인문학’, ‘타로의 심리학’ 등의 강의를 하는 권영조 강사는 “사람은 항상 자신만의 고민이 있으며 미래를 모르는 불완전한 존재”라며 “타로는 그런 사람에게 위안을 주고, 사람은 그 위안을 통해 힘을 얻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타로, 현대 문화에 스며들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미래를 궁금해한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품고 타로를 본다. 그런데 타로의 결과는 상당히 모호하다. 사람들은 그 모호한 결과에서 최대한 자신의 성향과 일치되는 요소를 찾아내고, 타로의 결과가 자신의 운명을 맞췄다고 믿는다. 이처럼 타로는 확정된 답을 정해주지 않고, 사람이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답을 찾도록 돕는다. 이런 이유로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나 큰일을 앞두고 자신감이 부족할 때 사람들은 타로에 의존한다. 이러한 타로의 특징이 타로를 현대 문화에 스며들게 했다.
권영조 강사는 “타로는 어떠한 과제 해결을 위해 본인의 의지를 믿을 수 있게 동기유발 시켜줄 수 있는 도구”라고 말했다. 또 인터넷 강의와 책을 보며 독학으로 타로를 공부하고 있는 신현주(서울특별시 노원구·22) 씨는 “타로는 결과가 나쁘던 좋던 상관없이 자신의 내면을 비춰주는 거울이라 생각한다”며 “타로를 통해 어렵거나 힘든 일에 대해 자신감을 얻고 위안을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 9월 27일에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20~30대 미혼남녀 407명(남 193명, 여 214명)을 대상으로 한 ‘연애운, 타로 경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8%가 연애운을 알기 위해 타로를 봤다고 한다. 특히 타로로 연애운을 본 경험이 있는 여성은 82.2%로 남성 58.0%보다 24.2%나 높았다.
이처럼 타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타로 카페는 물론, 유튜브 동영상도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버 ‘타로호랑’은 구독자가 10만 명을 넘겼으며, 최대 조회수 58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전화.문자 타로에 이어 타로 어플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전화 타로는 ‘춘자의 타로 살롱’이 있으며, 타로 어플은 ‘오즈의 타로’, ‘포스텔러’ 등이 각각 다운로드 수 100만, 50만을 넘기며 인기를 얻고 있다. ‘오즈의 타로’를 이용해 본 서민지(인천광역시 서구·22) 씨는 “재미 삼아 사용해 봤는데, 종류도 많고 결과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이어서 이해하기 쉬웠다”고 전했다.
청주, 핑크 타로 체험기
기자는 타로 보는 방법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핑크 타로’를 방문했다. 핑크 타로는 타로를 이용한 심리 상담과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곳으로, 주로 학생들이 많이 찾으며, ▲애정운 ▲직업운 ▲취업운 ▲학업운을 주로 다룬다. 핑크 타로의 내부에 들어서면 액자에 담긴 많은 심리 자격증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핑크 타로의 이정윤 타로 상담사는 제일 먼저 타로 보는 방법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을 해준다. 다음은 ▲애정운 ▲직업운 ▲취업운 ▲학업운 중에 무엇을 볼 것인지 주제를 정해야 한다. 주제가 정해지면 상담사는 주제를 생각하며 타로를 섞고, 고루 섞인 타로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내담자는 자신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말하면서 바닥에 놓인 타로를 한 장씩 뽑는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왼손잡이는 오른손으로, 오른손잡이는 왼손으로 카드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 쓰지 않는 손을 사용해야 무의식적으로 카드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상담사가 뽑은 카드를 확인하고 이미지 리딩(Image Reading)을 한다. 이미지 리딩은 타로를 해석하는 것으로 이때는 절대 상담사의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이후 내담자가 원하면 추가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을 모두 마치면 타로를 보는 것이 끝난다.
핑크 타로를 방문한 익명의 B(세종시 한솔동·22) 씨는 “여러 고민이 있어 핑크 타로를 방문했는데 상담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정윤 타로 상담사는 “타로는 책이나 온라인 강의를 통해 독학으로 공부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결과를 정확히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타로 결과는 완전히 믿을 수도 없고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도 없다. 취재하며 기자가 만난 사람들은 타로의 결과를 믿어서가 아니라, 타로 상담사와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을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어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타로를 찾는 사람들은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에서가 아니라 누군가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찾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측면에서 타로를 비롯한 여러 점술(占術)을 단순히 미신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인간이 살아가며 만든 문화 중 일부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김하연 기자
kkhhyy9802@cbnu.ac.kr








김하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