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맘속에 박힌 TATTOO/어째서 네겐 TABOO(금기)/…/너와 다른 걸 넌 틀렸다고 했어/Hey 정답은 없잖아…” 이는 아이돌 그룹 더보이즈(TheBoyZ)가 부른 ‘TATTOO’라는 곡의 가사 중 일부분이다. 어떤 이에겐 아름다운 예술로, 또 누군가에게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타투. 이에 기자는 타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타투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취재해 봤다.
타투, ‘예술’이 되다
먼저 타투란, 살갗을 바늘로 찔러 작은 구멍을 내고 그것을 색깔 있는 잉크로 채워 무늬를 새긴 것을 뜻한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의하면, 18세기 폴리네시아어의 ‘tatau’에서 유래한 ‘tattaow’, ‘tattow’라는 단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직폭력배들이 일본 야쿠자의 영향을 받아 일본식 문신인 ‘이레즈미’를 몸에 새겨 넣으면서 시작됐다. ‘타투’라는 단어보다는 ‘문신’이라는 단어가 주로 사용되던 시절의 얘기다. 기성세대들이 타투를 흔히 말하는 ‘형님들’의 전유물이나 불량함의 상징으로 치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이 있듯,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타투 시장은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타투가 ‘패션’처럼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소비되기 시작한 것이다. 문신염료 제조사 더스탠다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영구 문신(눈썹, 아이라인 등)을 시술받은 사람은 1,000만 명, 영구 문신(타투)을 시술받은 사람은 무려 30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이를 시술해 주는 시술자 수도 만만치 않다. 반영구 문신은 30만 명, 영구 문신 5만 명으로 총 35만 명에 달한다.
타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타투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지난 2018년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타투 인식 관련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70.9%가 ‘타투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많이 관대해졌다’라고 답했다. ‘타투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도 65.2%에 달했다. 반면, ‘타투를 한 사람은 무섭다’나 ‘인성이 좋지 않을 것 같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20%대에 그쳤다. 최근 타투를 받을지 말지 고민 중이라는 임미진(부산시 해운대구·21) 씨는 “주변에 타투를 한 친구들이 워낙 많다 보니 타투 자체에 대한 부담감은 별로 없는 편이다. 타투를 하나만 받은 친구도 별로 없다. 한 번 받으면 두 번 받고 싶고, 두 번 받으면 세 번 받고 싶다고 하더라. 게다가 간단한 레터링 타투나 미니 캐릭터 타투 정도는 취업에도 지장이 가지 않을 것 같아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래도 부정적인 시선 여전히 일부 존재해
한편, 타투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 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타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타투를 받은 사람들을 ‘문신’과 한자 ‘벌레 충(蟲)’을 합친 단어인 ‘문신충’이라 칭하며 “문신충들은 일단 싹 다 거르고 봐야 한다”, “문신충들 중에 정상인을 봤던 적이 없다”라며 비하하는 댓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외에도 “타투를 한 여자는 싸 보여서 싫다”, “정신이 제대로 박혔다면 타투 같은 걸 할 리가 없다”라며 도가 지나친 인신 공격성 발언을 일삼는 사람도 종종 발견된다. 이와 비교하면 “늙으면 무조건 다 후회하게 돼 있다”와 같은 미래 예견은 애교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런 부정적인 시선들에 대해 현재 7개의 타투를 갖고 있다는 김윤아(성남시 분당구·22) 씨는 “언젠가 후회하게 될 거라는 말을 이제껏 정말 많이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모든 사람은 평생을 크고 작은 일들로 후회하기도 하고, 이를 통해 발전도 하면서 살아가지 않냐. 과거와 달리 지금의 타투는 위협이나 과시의 목적이 아닌, 하나의 패션이나 장르, 자신을 나타내는 옷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내게 타투는 평생 입고 싶은 옷 같은 거다. 설사 후회하게 된다고 한들 그 시절 나의 선택이었던 나의 나이테 같은 존재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 눈치를 너무 본다. 후회하지 않느냐고 묻는 가장 큰 이유가 타인의 시선 때문인데, 앞으로 타투가 더 발전해서 이런 부정적인 시선이 사라지고 자기 개성을 표현하는 데에 장벽이 없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또 나처럼 타투를 한 사람이 자신을 잘 알지도 못하는 타인의 판단 때문에 스스로 한 소중한 결정을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더하여, 우리 학교 우수연(농업경제학과·19) 학생은 “타투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은 조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타투로 표현하는 나
이처럼 젊은 세대에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수단으로 소비되고 있는 타투. 기자는 취재 과정 중 문득 사람들은 어떤 의미를 담아 타투를 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실제로 타투를 한 경험이 있는 ‘타투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새긴 타투와 그 의미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위의 김윤아 씨와 이지혜(수원시 영통구·22) 씨, 그리고 우리 학교 우수연 학생의 타투를 소개하며 기사를 마친다.
# 내 ‘삶’의 방향을 담아
윤아 : 먼저 발목에 있는 나비는, 지난해 봄에 새긴 거예요. 저는 어딘가에 규율적으로 얽매이는 걸 정말 싫어하는 사람인데, 대부분 문학 작품 속에서 나비는 한 곳에 묶이지 않고 어디로든 훨훨 날아가는 자유로운 존재처럼 표현되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무언가에 묶이지 않고, 꽃을 사랑하는 나비처럼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찾아다니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했어요. 또 팔에 있는 장미는 소설 <어린왕자>를 보고 새긴 작품인데요. <어린왕자>라는 소설에서 어린왕자는 정원에 핀 오천 송이의 장미꽃보다 자신이 애정과 시간을 들여 키운 단 한 송이의 장미꽃이 더 소중하다는 걸 깨닫잖아요? 그 부분에서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의 인생보다는, 내가 아끼는 나 자신 한 명의 인생이 훨씬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의 삶과 내 삶을 비교하기보다는, 내 삶의 소중함을 더 깊이 느끼면서 살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타투입니다.
# 내가 사랑하는 ‘기억’을 담아
지혜 : 다른 사람에 비해 특별한 이유는 아닌 것 같아서 조금 부끄러운데요. 저는 지금 타투가 목 뒤에 하나, 왼쪽 손목 부분에 하나 총 두 개가 있는데, 두 타투 모두 좋아하는 애니메이션과 관련이 있어요. 먼저 목 뒤 인공심장은 그 애니메이션에서 다루기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목소리에 담아 전하는 순간 심장이 터지도록 설계돼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상대방을 향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바쳐요. 그 장면에서 많이 울기도 했고, 매우 진한 인상을 받아서 인생 첫 타투로 새기기로 결심했어요. 또 손목의 가온음자리표 타투는 아끼는 캐릭터의 상징 기호예요. 악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높은음자리표, 낮은음자리표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보니 조금 생소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흔치 않고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새겨 넣었어요. 캐릭터의 상징 색깔인 분홍색도 더해서요. 그리고 타투를 볼 때마다 그 당시 제가 느꼈던 감정들이 느껴지는데, 어떤 것으로 인해 행복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몸에 새겼으니 잃어버릴 염려도 없고요.
# 내가 아끼는 ‘사람’을 담아
수연 : 타투는 제게 막연한 버킷리스트 같은 거였는데요. 한 번 하고 나면 몸의 일부분으로 평생 지니고 살아가야 한다는 걸 잘 아니까, 이 타투가 내가 평생 함께 살아갈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신중히 고민한 후 결정한 타투예요. 저희 부모님 성함인데요. 성을 제외한 두 분의 이름을 사자성어처럼 표현했어요. 한자도 직접 쓰면 더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해서 부모님 성함을 제가 한자로 쓴 것을 그대로 도안으로 사용했어요. 올해 1월에 했다 보니 이제는 제 몸의 일부처럼 느껴져서 눈에 띌 때마다 많은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힘들 때 보면 제가 처음 타투를 했을 때의 마음가짐이 떠올라서 마음이 뭉클해요.‘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우리 부모님의 소중한 딸’ 이라는 걸 항상 잊지 않으려고 해요.
정윤채 기자
sunwillrise@chungbuk.ac.kr
▶ 11월 30일 발행 예정인 954호 문화면 타투 특집기획 2부, “타투, ‘예술’과 ‘범죄’ 사이의 기로에 서다”로 이어집니다.








정윤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