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문화
문화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장서영
막장 드라마, 안방극장을 점령하다
제 959 호    발행일 : 2021.09.01 

1.jpg

화제성과 높은 시청률을 목적으로 한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폭력 장면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참 전부터 이른바 ‘막장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휩쓸면서 드라마 속 폭력 장면은 어느새 우리에게 사이다를 선사하는 당연한 장치가 됐다. 보는 내내 마음 한구석은 찝찝하지만, 화끈한 마라맛 전개로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모은다. 어디까지가 재미를 위한 요소고, 어디부터가 심의 대상인지 판단하기 애매모호 한, 그래서 더 무서운 막장 드라마를 파헤쳐봤다.


‘더 세게, 더 자극적이게...’ 시청률만 잘 나오면 그만?

  한참 전부터 ‘막장 드라마’는 하나의 장르이자 대표적인 K-드라마 콘텐츠로 우리 안방극장에 자리 잡았다. 몇 해 전 반영된 ‘SKY캐슬’과 ‘부부의 세계’, 2020년 방영을 시작해 현재 시즌 3까지 이어지고 있는 ‘펜트하우스’처럼 높은 시청률 기록하는 드라마일수록 막장인 경우가 많다. 막장 드라마는 국어사전에도 등재됐는데 “보통 사람의 상식과 도덕적 기준으로는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의 드라마. 억지스러운 상황 설정, 얽히고설킨 인물 관계, 불륜, 출생의 비밀 등 자극적인 소재로 구성된다”라고 정의된다.
  막장 드라마는 내용도 문제지만, 과도한 폭력이나 선정적인 애정표현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다소 자극적인 장면도 일정 수위 내에서 적절하게 사용된다면 드라마의 극적 전개를 강화해주거나 긴장감을 극대화해 드라마의 질과 재미를 높여주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 그러나 막장 드라마는 전개와 관계없이 오직 시청률과 화제성만을 목적으로 자극적인 장면을 과다하게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세 드라마가 모두 여기에 속한다. 이들 드라마가 보여준 살인이나 학교 폭력 장면 등은 드라마 내용 전개상 필요했던 장면이라기보다 화제성을 위한 장치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막장 드라마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ㅇ(수원시 권선구·25) 씨는 “아무리 재미있고 인기 있는 드라마라 하더라도 폭력과 살인 등 시청하기 불편한 내용을 담고 있으면 보기가 꺼려진다. 한국 드라마 콘텐츠가 점점 더 천편일률적이고, 폭력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드라마 팬으로서 안타깝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시청자에게 달갑지 않은 막장이지만 시청자를 계속 시청하게 만드는 힘도 있다. 우리 학교 고건영(전기공학부·20) 학생은 “최근 선정성으로 문제가 된 몇몇 드라마에서 학교 폭력이나 살인 장면 등이 나올 때마다 어딘가 찝찝하기도 하고 시청을 중단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빠른 전개와 파격적인 복수처럼 속 시원한 장면이 나올 때면 나도 모르게 계속 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불편하지만 계속 보게 되는 막장 드라마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재영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이하 방심위원)은 “막장 드라마는 ‘주목 경제’ 시대의 폐해라고 생각한다. 이미 미디어 환경은 다매체.다채널 시대로 접어든 지 오래고, 인플루언서나 유튜버 등 1인 미디어까지 활성화된 시대여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개별적인 행태의 문제라기보다는 이런 구조적인 상황 자체가 문제다. 드라마의 경우 1~2회에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이 배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방영 초기에 시청자를 유인하기 위한 명백히 의도된 설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드라마는 시대의 산물이다. 요즘 드라마들이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드라마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제작비가 증가함에 따라 시청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산업 시스템 속에서 드라마 제작사는 생존 수단으로 자극적인 표현들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얘는 되고 쟤는 안 된다고요?’ 애매한 방심위 심의 기준

  우리가 막장이라고 부르는 드라마를 포함한 모든 방송 콘텐츠는 방송 통신과 관련된 법령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사후 심의를 거친다. 방심위의 사후 심의는 ‘방송 내용의 공공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에서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정보통신의 올바른 이용환경 조성하기 위해서다. 창작자에게 주어지는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문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기에, 방심위에서는 방송 콘텐츠가 지켜야 할 원칙을 명문화했는데, 그것이 바로 ‘방송심의 규정’이다.
  방송심의 규정은 ▲공정성 ▲객관성 ▲권리침해금지 ▲윤리적 수준 ▲어린이.청소년 보호 등의 조항을 담고 있는데, 드라마와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내용 전개상 필요한 경우라면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라는 일종의 단서 조항이다. 이에 대해 김재영 전 방심위원은 “아무리 심의 기준이라 하더라도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선에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용 전개상 필요한 부분인지 아닌지는 각 위원의 판단 여하에 달려 있고, 이후 다수 의견으로 의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방심위는 각계에서 추천하는 인사 9명으로 구성하는 합의제 기구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방심위 심의가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에 이뤄지는 사후 심의라는 점이다. 이미 방영된 콘텐츠를 심의하다 보니 제재도 이미 부적절한 내용이 방영된 후에야 이뤄져 그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드라마 마니아인 ㅅ(세종시 해밀동·48) 씨는 “심의 기준에 의해 제재를 받더라도 그 제재가 방영 이후에 이뤄지는 사후 제재라면 그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또 내용 전개상의 필요성을 핑계로 방심위의 징계 기준과 수위가 애매모호하다는 생각도 든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대해 김재영 전 방심위원은 “현재 방심위에서 내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제재는 과징금과 관계자 징계다. 과징금은 현재 규정상 위반의 정도에 따라 천만 원부터 3천만 원까지 결정할 수 있다. 이 방식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각자가 판단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방심위의 심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창작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공동체의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므로 심의에 참여하는 방심위원 각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막장 드라마 이기는 ‘착한’ 드라마

  자극적인 장면을 주 무기로 내세우는 막장 드라마가 연이어 흥행하면서, 최근에는 ‘막장 드라마’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장면을 끼워 넣는 드라마가 많아졌다. 이러한 드라마 제작 풍조로 인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녀들과 마음 놓고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없다. 뭐만 하면 패고 뭐만 하면 부숴대니 내가 드라마를 보는 건지,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건지 헷갈린다”, “폭력 묘사가 지나치게 자세해지는 것 같다. 폭력 피해자의 공포심을 유발하는 ‘트리거’ 요소로 작용하진 않을까 걱정된다”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어둠이 있으면 빛도 있는 법. 자극적인 폭력이 난무하는 드라마와 달리 시청자에게 웰메이드 드라마, 일명 ‘착한 드라마’로 사랑받는 드라마도 있다. 지난달 종영한 SBS <라켓소년단>과 현재 시즌 2가 방영 중인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그 대표적인 예다. 두 작품은 모두 마라 맛 전개나 화끈한 복수극, 극을 이끌어나가는 슈퍼 빌런이 없는데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라켓소년단>의 팬이었던 ㅈ(청주시 흥덕구·23) 씨는 “요즘 드라마가 다 너무 자극적이다 보니,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풀리기는커녕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였다. 특히 아이나 노인, 여성 등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 장면을 지나치게 날것으로 연출한 드라마를 볼 때면 더욱 그랬다. 그런데 <라켓소년단>은 그런 드라마와는 달랐다. 예쁜 영상미와 아기자기한 스토리 라인이 보는 이로 하여금 힐링받는 기분을 들게 했다”라며 해당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또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빠짐없이 시청한다는 ㅂ(대구광역시 복현동·45) 씨는 “자극적인 장면이 없어서 등장인물과 스토리 라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어 보기 편안하고,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보기 좋다. 앞으로 온 가족이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영상예술이기 이전에 수익을 내야 하는 상품이기에,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드라마 제작사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렇다고 막장, 폭력, 선정성이 판치는 드라마가 답은 아닐 것이다. 이런 위험한 드라마는 방송업계에도, 시청자에게도 좋지 않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의 드라마 콘텐츠 방향성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으로 기사를 마무리한다.

#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
  드라마는 국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글로벌 콘텐츠로 제작돼야 합니다. 그것은 소재와 표현의 차별화를 필수적으로 동반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드라마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제작비를 회수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다양한 드라마의 등장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이용자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드라마와 경쟁을 치러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넘어서야 할 문턱은 더 높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드라마는 차별화된 소재와 구성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고, 보편적인 인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대의 메시지를 개연성 있는 방법으로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드라마는 시대의 산물인 만큼 앞으로의 드라마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차별화된 방법으로 담아내기 위해 시대의 다양성과 일반성을 어떻게 균형 있게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재영 전 방심위원
  주목 경제 시대임을 고려해도 최소한 기성 미디어라면 어느 정도 공적 성격을 지니기에 지나친 시청률 경쟁을 지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방심위가 있긴 하지만 언론자유를 헌법적 가치로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규제만으로 문제를 바로잡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품격으로 차별화하는 경쟁 풍토의 형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방송사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장서영 기자
young062024@chungbuk.ac.kr


Name Pass  

목록보기
최근기사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
2024년을 새롭게 열 ‘개화’ 선본 제56대 ...
2024년 우리 학교를 이끌어 갈 제56대 총학...
우리 학교의 요리왕은 누구일까? 장쿱이의 꿈
우왕이와 찰칵, 생협 포토쿱 설치
문화 More
가상의 매력, 버추얼 아이돌에 빠지다
사물에 수놓은 이야기 청주 공예 비엔날레를 다녀와서
작은 관심 모아 큰 움직임으로, 푸른 지구 만드는 업사이...
뉴트로(Newtro), 과거를 빌려 현재를 소비해요
빠져봐요, 솔직담백한 인디음악의 세계로
체험하고 소비하는 새로운 소비트렌드 ‘팝업스토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챌린지’
연애 리얼리티, MZ세대를 사로잡다
酒문화로 떠오르는 ‘홈바(bar)’, 어디까지 마셔봤니
충북 유일의 프로구단 출범, 청주FC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고창섭 | 주간 : 구본상)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