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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4.04.22 월 19:31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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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지
짧지만 분명한 행복, 새로운 영상 콘텐츠 ‘숏폼’
제 962 호    발행일 :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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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딱 10분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제 멍때리며 10분을 허비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 시대의 10분이란 영상 콘텐츠 수십 개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 가성비 넘치는 문화생활은 숏폼 콘텐츠의 등장으로 시작됐다. 숏폼 콘텐츠 안에서 사람들은 유명한 아이돌의 포인트 안무를 추거나, 음악에 맞춰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영어 대사에 따라 상황극을 하기도 한다. 그 안에는 거대한 이야기나 엄청난 감동은 없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단 15초 만에 즐거움을 선사하는 ‘숏폼’에 대해 알아보자.

2시간에서 15초로,  숏폼이란?

  숏폼 콘텐츠란 문자 그대로 매우 짧은 영상 콘텐츠를 말한다. 길면 10분, 아주 짧으면 겨우 몇 초로 구성된 영상 콘텐츠를 전부 ‘숏폼’이라고 부른다. 지금은 ▲틱톡 ▲유튜브의 쇼츠 ▲인스타그램의 릴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숏폼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지만, 그중 가장 먼저 숏폼 콘텐츠를 유행시켰던 플랫폼은 틱톡이다. 틱톡은 2017년 중국 바이크사가 출시한 영상 플랫폼이자 소셜미디어로, 15초짜리 영상을 만들고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한국에서 숏폼 콘텐츠가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는 가수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의 등장이었다. 틱톡에 올린 아무 노래 챌린지가 엄청난 화제를 모았는데, 실제로 관련 영상 업로드 후 1주일간 ‘아무 노래’와 관련된 5만여의 영상이 제작됐으며, 열흘간 아무 노래 챌린지를 뜻하는 #anysongchallenge를 태그한 영상의 조회 수는 약 5,500만 회를 돌파했다. 이를 기점으로 여러 스타의 댄스 챌린지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이는 틱톡이라는 플랫폼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제 댄스는 숏폼 콘텐츠의 한 부분을 굳건히 차지하게 됐고, 이를 기반으로 숏폼 콘텐츠의 주제는 상황극, 개그, 노래 등 여러 분야로 확장됐다.
  숏폼 콘텐츠의 유행은 코로나19라는 특수적인 상황과 맞물리면서 더욱 가속화됐다. 집에 있는 여가에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메리트가 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틱톡이 페이스북을 제치고 앱 다운로드 1위에 올랐고, 전 세계 회원 수는 10억 명에 달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러한 틱톡의 성공은 유명 SNS인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숏폼 사업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지난 7월, 유튜브는 전 세계에 ‘쇼츠’ 베타 버전을 출시했고, 이어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 애덤 모세리는 “우리는 사진 공유 앱을 넘어, 앞으로 몇 달 간 동영상과 관련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한 달 뒤인 8월에 ‘릴스’를 런칭했다. 또한 틱톡과 유튜브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숏폼을 둘러싼 경쟁을 더욱 가시화했고, 틱톡은 곧바로 동영상 길이 제한을 1분에서 최대 3분으로 늘리겠다고 밝히며 맞불을 놓았다. 이제 전 세계가 숏폼 콘텐츠에 주목하는, 바야흐로 숏폼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틱톡, 쇼츠, 릴스 3종 3색의 매력

  앞서 밝혔듯이 숏폼 콘텐츠를 유통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은 ▲틱톡 ▲유튜브의 쇼츠 ▲인스타그램의 릴스다. 숏폼의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온 틱톡을 필두로, 기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본인들의 유리한 고지를 이용해 숏폼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적인 세 개의 숏폼 플랫폼은 짧은 영상을 제작하고 시청한다는 점에서 얼핏 보면 똑같은 플랫폼처럼 보이지만, 차이점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타 플랫폼과 구별되는 각 플랫폼의 특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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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틱톡은 숏폼 플랫폼의 선두주자인 만큼 세 숏폼 플랫폼 중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따라서 틱톡이 정립한 플랫폼의 구성은 실제로 나머지 두 플랫폼에서 매우 유사하게 나타난다. 틱톡에 들어가면, 관심 있는 주제 선택을 통해 관련 영상들이 제공되고, 이에 맞춰 영상이 끊임없이 재생된다. 이때, 손가락으로 화면을 아래로 밀면 다른 영상이 나오고, 마음에 드는 영상이 있으면 해당 계정에 들어가 보거나 팔로우할 수 있다. 다른 플랫폼과 구별되는 틱톡의 특징이라면, 유행하는 해시태그와 챌린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 유독 영상 제작 아이콘이 눈에 띄는 점도 독특하다. 이는 영상을 시청하는데 그쳤던 소비자가 영상을 제작하는 생산자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 틱톡에서 KPOP 커버 댄스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ㄱ(성남시 수정구·17) 씨는 직접 영상을 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작이 쉽다. 촬영이나 편집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간단한 편집 기능이 제공되기 때문에 엄청난 편집 기술도 필요 없다”라고 답했다.
  반면, 쇼츠와 릴스는 틱톡과 명확한 차이점을 가진다. 바로 해당 앱을 따로 만들지 않고, 기존 SNS 플랫폼 내에 포함 했다는 점이다. 쇼츠는 유튜브에서, 릴스는 인스타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접근성 측면에서 쉽게 대중적 우위를 갖는다. 실제로 쇼츠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ㄱ(충북 음성군·24) 씨는 “아무래도 유튜브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쇼츠에 대한 접근성이 좋다. 또 이미 내가 구독한 사람들 위주로 볼 수 있어 나에게 맞는 콘텐츠가 제공된다는 점이 가장 좋다”라며 쇼츠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미 알려진 SNS의 경우, 접근성뿐만 아니라 알고리즘을 통한 추천에서도 우위를 가진다는 것이다. SNS를 하면서 쌓인 기존 데이터가 있으므로 소비자는 새로운 취향 확립을 위해 별도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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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에도 쇼츠는 해시태그 #shorts를 사용하면 기존 계정에 쇼츠 영상을 올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는 더욱더 많은 사람에게 숏폼 콘텐츠를 노출하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한편 릴스는 독보적인 증강현실(AR) 기술을 내세워 색다른 콘텐츠의 생산을 노린다. 또 사용자가 각자 개인의 추억을 남기는 용도로 영상을 생산하기도 한다.

15초의 즐거움,  이대로 충분한가?

  숏폼 콘텐츠는 이미 영상 트렌드 내에 하나의 흐름을 차지하고 있다. 각자 숏폼 콘텐츠에 대한 생각이 어떠하든 간에, 숏폼 콘텐츠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점점 불어난다. 그렇다면 숏폼 콘텐츠는 대체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걸까? 또, 그 이면에 가려진 숏폼 콘텐츠의 문제점은 없을까?
  숏폼 콘텐츠가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는 환경의 변화와 기술 발전을 통해 설명한다. 지난 9월 28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순간에 열광하는 친구들’ 토론회에서 배정현 틱톡 코리아 이사는 “온라인에서 영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80%이며, 그중 모바일 영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75%이다. 이때 모바일에서의 인터넷 사용은 매우 분절되고, 세분돼 있다. 출근길, 퇴근길과 같이 사이사이의 시간을 사용하여 영상을 소비한다”라며 자연스레 짧은 콘텐츠가 주목받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 학교 인근에 위치한 헤어샵 아델샵의 원장이자 틱톡의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호진쌤’은 “사람들은 짧은 영상, 그중에서도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한다. 그래서 30분 정도의 영상을 편집해 30초~1분짜리의 영상을 만든다”라며 짧은 영상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높다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배정현 이사는 “짧은 영상에 대한 공급과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했고, 이는 정보 과부하 시대를 가속한다. 이 시대에 가장 빠르게 적용된 기술이 바로 ‘추천’이다. 이 추천 기술이 양적인 측면에서 숏폼 콘텐츠 성장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라고 말했다. 즉, 모바일 영상의 증가로 인한 환경적 변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AI 알고리즘의 역할이 숏폼 콘텐츠가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숏폼 콘텐츠의 문제는 없을까?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은 숏폼의 특성상 무분별하게 발생하는 유해 콘텐츠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숏폼 콘텐츠를 자주 시청하는 ㄱ(서울특별시 강서구·27) 씨는 “추천 영상을 본 후 다음 영상으로 넘길 때, 가혹하거나 선정적인 영상이 나올 때가 있다. 숏폼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경우 접근이 쉬워 어린 연령층이 이러한 영상을 시청하고, 이로 인해 나쁜 영향을 받을까 봐 우려된다. 따라서 영상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할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언급한 토론회에 참가한 미디어 스타트업 뉴즈와 틱톡 공식 MCN 메이저스의 김가현 대표는 “현재는 1인 미디어 시대인데, 그들에게 콘텐츠 업로드 기준에 대한 교육은 이뤄지지 않는다. 성공적인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함께 토론에 참여한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김치호 교수는 “플랫폼 입장에서도,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도, 그리고 사회적 입장에서도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사회적 규제와 책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상의 모든 콘텐츠에는 언제나 ‘명암’이 존재한다. 무수히 나오는 짧은 영상들을 아무 생각 없이 깔깔거리며 보다가도, 한참 후에 생각해보면 기억나는 영상이 하나도 없는 사실에 조금 멍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웃었던 그 짧은 시간이 전부 소용 없는 시간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영상이 재생되는 짧은 시간 동안 분명한 행복을 느꼈다. 다만 이 행복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할 것인지는 콘텐츠의 소비자이자 생산자인 우리에게 달렸다. 우리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유해한 콘텐츠를 규제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길러야 한다. 그럴 수만 있다면 우리는 15초의 행복을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오랫동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김혜지 기자
hjisunlose@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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