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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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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준인&박도희
MZ세대가 키우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리셀테크’
제 965 호    발행일 :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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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같은 토요일 새벽 5시, 백화점 앞은 낚시용 의자나 텐트를 가져와 대기 중인 이들로 가득하다. 소위 말하는 ‘오픈런(open-run)’으로 한정판 명품 운동화를 구매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중 이 운동화를 자신이 직접 신기 위해 구매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 한정판 신발의 희소성을 노리고 시세 차익을 위한 ‘리셀(re-sell)’을 위해 모인 이들이 대다수다. 티끌 모아 적금 들고 돈 모으던 재테크는 이제 옛이야기. 물건 팔아 돈 버는 MZ세대만의 신개념 재테크,‘리셀테크’에 대해 알아보자.

MZ세대의 재테크 ‘리셀테크’

  리셀테크란 리셀(resell)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한정판 제품처럼 희소성이 있는 인기 상품을 구매한 뒤 이에 웃돈을 얹어 비싸게 되파는 재테크 방식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중고거래와의 차이점은 중고거래가 보통 사용감 때문에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면, 리셀테크는 원래 가격에 상품의 희소성만큼 프리미엄이 붙어 더 비싼 값으로 팔린다는 점이다.
  희소성이 있는 상품을 원가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일이야 중고거래 시장에서 이전부터 꾸준히 발생해온 일이지만, 이런 패턴이 일종의 ‘재테크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MZ세대 사이에 불게 된 명품 열풍 속에 등장한 한정판 거래 리셀 플랫폼인 네이버의 ‘크림(KREAM)’과 무신사의 ‘솔드아웃(Soldout)’의 탄생이 ‘리셀테크’ 열풍의 기폭제였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08년 4조 원 규모였던 국내 리셀 시장은 2020년 무려 20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앞서 언급한 ‘크림’은 출시 이래 매월 거래액이 전월 대비 평균 121% 성장하며 출시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2,700억 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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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나이키 브랜드 한정판 수집가인 대학생 오은서(성남시 수정구·24) 씨는 “한정판 신발에 일종의 프리미엄(웃돈)을 붙여 파는 건 이전부터 쭉 있었던 일이다. 다만 크림이나 솔드아웃처럼 리셀만을 타깃으로 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더 활성화되기 시작한 건 사실이다. 이전에는 그래도 ‘과한 프리미엄은 지양하자’라는 느낌이었다면, 리셀 플랫폼의 등장 이후로는 ‘프리미엄은 당연한 시장 원리’라는 논리가 더 굳건해졌다고 느낀다. 수집 이외에 오로지 재테크 목적으로만 신발 수집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열풍에 힘입어 이제 ‘리셀테크’는 그 원조 격인 신발 외에도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주(酒)테크(주류) ▲LP테크(LP) ▲스테크(스타벅스) ▲샤테크(샤넬 가방) ▲포카테크(아이돌 앨범 구성품 포토카드) 등이다. 한 예로 지난 3월 가수 박재범이 설립한 주류제조업체 원스프리츠가 내놓은 프리미엄 소주 ‘원소주’는 인기 스타 박재범이 개발한 프리미엄 소주라는 셀링 포인트를 등에 업고 온라인 판매 개시 1분 만에 품절됐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중고거래 플랫폼들에는 ‘원소주’를 원가 14,900원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판매한다는 글들이 게재됐다. 이외에도 LP테크의 경우, 한 번 발매된 이후로는 추가 발매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LP 특성을 이용해 예약구매 가능기간에 여러 장을 구매해둔 후, 구매기간을 놓친 이들을 대상으로 적게는 원가의 2배에서 많게는 20배까지 올려 팔기도 한다. 실제로 아이유의 한정판 리메이크 LP ‘꽃갈피’의 중고가는 현재 원가의 20배인 약 200만 원대로 형성돼 있다.

그들이 리셀러(reseller)가 되는 이유는?

  리셀시장이 이렇게까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셀러들이 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낮은 입문 장벽이다. 기존 재테크 방식인 주식이나 부동산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관련 지식과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전보다 주식이나 부동산 재테크에 뛰어드는 MZ세대가 크게 늘긴 했어도, 금융권 전문가들에 비하면 경제 관련 지식에 문외한 일반인이 관련 정보를 습득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반면 리셀테크는 어려운 전문 지식을 이해할 필요가 전혀 없고, 최신 트렌드나 패션 브랜드만 조금 안다면 누구나 쉽게 발을 들일 수 있다. 게다가 투자에 드는 자본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보니 기성세대에 비해 자본력이 부족한 MZ세대에게 적합한 재테크다.
  두 번째는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가격이 올라가면 그만큼 수요도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시장원리다. 그런데 명품시장에서는 시장원리가 통하지 않는다. 가격이 올라도 수요는 떨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명품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돈이 있어도 구매하지 못하는 ‘한정판’이기 때문에 가격과 상관없이 구매를 원하는 수요층이 항상 존재한다. 그래서 한 번 리셀러들 사이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인증받은 브랜드 제품의 중고가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떨어지지 않는다. 리셀러들 사이에서 언제 어떤 상품을 사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속칭 ‘안전빵’ 브랜드 ▲나이키 조던 시리즈 ▲아디다스 이지 등이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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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는 속칭 ‘깡통을 찰’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다. 리셀테크와 주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거래품목이 현물이냐 아니냐이다. 무형인 ‘회사의 가치’를 거래 품목으로 삼는 주식시장과 달리 리셀테크의 거래품목은 ‘현물’이다. ‘현물’은 아무리 상품의 가치가 떨어져도 주식처럼 백지가 될 일이 없다. 우리 학교 ㅇ(경영학부·18) 학생은 “코인과 주식 투자를 하고 있지만, 변수가 많아 불안하다. 반면 슈테크는 현물을 가지고 있어서 걱정이 덜 되고 일부 신발을 제외하면 한정판이기 때문에 수익률과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시세는 무조건 우상향이다. 리셀테크는 여러모로 운영 난이도가 낮다. 고가의 제품을 제외하면 현금화도 편해서 좋다”라고 말했다.

완벽해 보이는 리셀테크지만…

  이렇듯 장점으로만 가득한 리셀테크 같지만, 이런 리셀테크에도 문제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제품 품질 보증’ 문제다. 가품을 진품으로 속이는 ‘품질 보증 사기’에 당한 피해자가 적지 않다. 주현아(광주시 오포읍·24) 씨도 이런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국내 최대 중고거래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서 짝퉁 가방 사기를 당했다. 예약구매 기간을 놓쳐 구매하지 못한 한정판 가방을 판매하는 이용자를 발견해 바로 돈을 입금했는데, 받고 보니 원단 색이 진품과 미묘하게 다른 짝퉁이었다. 그는 “정말 구하고 싶었던 한정판 가방이라 프리미엄까지 주고 구매했는데, 짝퉁을 보냈다는 게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 제품 보증서가 있다는 말만 믿고 구매한 내 잘못이 가장 크지만, 이런 피해를 겪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것 같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문제는 시장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테크보다 수집을 위해 한정판을 구매하는 콜렉터들에게 리셀러들은 시장가격에 부당한 영향을 끼치는 교란 세력이다. 리셀러들의 등장으로 콜렉터들은 이전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콜렉터의 입장에서 해당 브랜드에 애정도 없이 그저 시세차익으로 수익만 보려는 리셀러와의 경쟁은 불합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스포츠 경기나 문화예술공연 티켓을 대상으로 한 리셀테크는 많은 이가 피해를 보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 크다. 그래서 리셀을 막으려는 노력도 늘고 있다. 영국은 프리미어리그 축구팀과 판매 협약을 맺은 업체가 아닌 다른 리셀 사이트에서 티켓을 구매할 경우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리셀 티켓은 티켓 정가의 120%를 넘으면 안된다”라는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공연업계들도 콘서트 예매 공지사항에 “원가 이상으로 재판매된 티켓이 적발될 경우 예매자의 동의 없이 티켓이 취소될 수 있다”는 내용을 삽입하거나, 공연 입장 시 예매자 본인이 아닌 경우 관람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법적 수단이 부족해 제대로 된 처벌을 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처럼 장점만큼이나 단점을 가지고 있는 리셀테크. 재테크에 대한 열망이 강한 MZ세대의 특성과 리셀테크 시장의 확장성을 생각하면 이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한 리셀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높아지는 인기만큼이나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엄준인 기자
jnan0203@chungbuk.ac.kr
박도희 기자
dohui@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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