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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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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유빈
독립영화의 파동 속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제 980 호    발행일 :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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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는 이윤추구를 목표로 하는 상업영화와 달리, 영화의 제작.배급.홍보를 통제하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감독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에 중점을 두고 제작한 영화이다. 상업영화는 흥행을 위해 주제나 형식이 사람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는 것에 한정되지만, 독립영화는 흥행보다 감독의 의도가 우선이기에 주제와 형식이 매우 다양하다. 흥행을 목표로 하지 않는 독립영화는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상업영화가 장악한 영화관에서 찾기 어렵고, 그렇기에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전주국제영화제는 대중이 독립영화를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우리는 늘 선을 넘지’를 슬로건으로 열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현장 속으로 2박 3일 동안 들어가 봤다.


늘 선을 넘는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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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국제영화제는 2000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함께 국내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다른 영화제보다도 영화제의 성격이 특히 두드러지는데, 이는 다양한 성격을 가진 독립영화를 발굴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의 슬로건인 ‘우리는 늘 선을 넘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통적인 영화 형식과 상영 방식에서 탈피해서 영화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 올해 25주년을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5월 1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됐으며, 공식 상영작은 43개국 232편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은 ▲국제경쟁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등 경쟁 부분과 ▲프론트라인 ▲월드시네마 ▲코리안시네마 ▲영화보다 낯선 등 비경쟁 부분으로 나눠 올해는 14개 부분에서 선발했다. 그중 ‘프론트라인’은 독립적이고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고자 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성격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주로 여러 사회문제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비극적인 정치 상황으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구성된다. 특히, 지난해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분쟁과 갈등이 많았던 만큼 올해 ‘프론트라인’은 다큐멘터리 영화의 비중이 높았는데 <분쟁지역>, <할리우드게이트>, <형제들의 땅> 등 8편이 상영작으로 꼽혔다.
  ‘영화보다 낯선’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영화보다는 낯선 느낌의, 기존 영화계의 경향 너머의 영화를 발굴하는 부분이다. 영화 제작 방식과 형식에 대한 경직성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작품으로 구성되며, 올해는 <꿈꾸는 개들>, <춤추는 사람만 지나갈 수 있어>, <페페> 등 21편이 상영작이 됐다. 또한, 올해 주목할 만한 상영작 부분은 ‘코리안시네마: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이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지난 10년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고자 기획했는데, <목화솜 피는 날>,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세 가지 안부> 등 6편의 작품이 상영됐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영화를 제작한 감독,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GV’(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이다. 상업영화는 영화와 관련된 비하인드 영상은 물론, 개인마다 영화 해석을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있는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독립영화는 영화와 관련된 정보조차 알기 어렵기에 약 40분 동안 진행되는 GV 프로그램은 영화 이해에 도움을 준다. 감독이 어떤 계기로 영화를 제작했는지,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먼저 듣고 난 후 관객은 영화를 관람하며 궁금했던 점을 감독과 배우에게 질문할 수 있다. 관객의 질문을 들으면서 개인이 각각의 장면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해당 장면을 연기한 배우는 어떤 해석으로 촬영에 임했는지, 감독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들을 수 있어 영화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체감할 수 있다.
  독립영화는 영화의 흥행을 위해 주입식의 내용 전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영화를 보면서 생각의 틈과 기회를 부여한다. 그렇기에 감독이 의도한 바가 있더라도 관객마다 특정 장면의 의도를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GV 프로그램은 이런 점을 지키며 진행됐고, 감독은 관객의 다양한 해석을 존중하고자 자신의 의도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한국경쟁 배우상’을 받은 <은빛살구>의 장만민 감독은 GV 프로그램에서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한 의도를 묻는 질문에 “각각의 장면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영화를 연출한 사람으로서 말할 수 있지만, 일일이 짚어가며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 맥락 정도만 이야기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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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국제영화제 굿즈샵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소개

  다음은 기자가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한 5월 3일부터 5일까지 관람한 영화 중 인상 깊었던 <낭인>, <은빛살구>,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사막의 왕>에 대한 소개이다.

<낭인>

  영화 <낭인>은 월드시네마 부분의 상영작으로, 중국 출생 마설 감독의 의미 있는 메시지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영화의 등장인물인 샤오팡은 서핑장에서 근무하는데, 그는 어린 시절 친구와 싸우다가 친구를 사고사하게 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다. 샤오팡이 일하는 서핑장으로 서핑하러 온 위안용과 양판은 샤오팡과 점점 친해진다. 과거의 비밀을 숨긴 샤오팡, 부모님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위안용, 미지의 세계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양판은 서로의 관계가 점점 깊어진다. 하지만 서로 아끼는 사이가 된 순간 위안용이 서핑 도중 사고사한다. 이후 샤오팡이 ‘애초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라고 중얼거리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우정을 다룬 독립영화로서 <낭인>의 가장 큰 특징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우정을 다룰 때 대부분의 영화는 인물 간 관계 자체와 우정이라는 감정에 대한 묘사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그런데 <낭인>은 관객에게 우정, 사랑의 끝에는 희망과 기쁨만이 아니라 고통과 상처도 있다고 말한다. 만약 세 인물이 그저 스쳐 지나간 사이였다면 비극을 겪지 않아도 됐을 텐데 결국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세 인물의 긴밀한 우정 관계에서 시작됐다. 대부분의 우정 영화에서 비극은 인물들이 서로 헤어지며 그리워하는 정도지만, 마설 감독은 사고사를 통해 우정의 고통과 상처를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영화가 끝나고 진행된 GV에서는 특정 장면에 대한 관객들의 다양한 해석을 들을 수 있었다. 위안용이 죽고 경찰이 샤오팡에게 사고가 확실하냐며 세 번이나 묻는 장면에서 확실하다고 말하는 샤오팡의 단단한 눈빛이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줬다. 이는 과거 자신이 친구를 죽였다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한 관객은 샤오팡이 진심으로 위안용을 살리고자 한 것이 맞는지 의문을 가졌다. 이에 위안용을 연기한 황얀 배우는 “개인적으로는 대본을 받았을 때 애초에 위안용이 사고사가 아니라 아무리 애써 봐도 집을 벗어날 수 없고,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자살한 것으로 이해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던 자신이 소중한 사람들 앞에서 서핑 보드에서 일어나는 성공을 해내고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 의미 있는 죽음이라고 생각해 그 시점에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떤 해석이든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위안용이 자신의 소중한 친구들 앞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을 해낸 후에 맞이한 죽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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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살구>

  영화 <은빛살구>는 한국경쟁 부분의 상영작으로, 주인공 김정서는 엄마의 빚을 받기 위해, 사실은 당첨된 수도권 주택 청약의 계약금 마련을 위해 엄마와 이혼한 아빠에게 돈을 받으러 나선다. 영화는 새 가정을 꾸린 아버지 집에서 며칠간 생활하는 김정서의 모습을 보여주며 가족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영화 제목인 ‘은빛살구’는 은행나무 열매인 은행(銀杏)으로, 은행나무 싹이 트고 20~30년은 자라야 맺는 은행처럼 김정서의 여정이 자기 뿌리를 만들고 결실을 보길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화에는 가끔 몇몇 인물이 뱀파이어 모습으로 등장한다. 주인공 정서와 정서의 아버지가 가장 많이 뱀파이어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착취하고 착취당하는 구조의 가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서로를 착취하는, 그리고 착취당하는 가족 구조는 영화에서 돈을 빌리고 갚는 관계뿐만 아니라,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가족 구성원이 다 같이 일하는 것에서도 나타난다. 결국 가족은 서로를 사랑하는 감정과는 별개로 돈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얽혀 있다. 관객은 영화 속 일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자기 가족을 생각하게 된다.
사랑이라는 감정과 돈에 대한 욕망이 공존하는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은 정서의 남자친구이다. 그는 정서를 사랑하기에 결혼을 꿈꾸지만, 돈을 중시하기에 정서가 주택 청약 당첨을 포기하지 못하게 통제하고 억압하는 모습을 보인다. 정서의 남자친구를 연기한 강봉성 배우는 GV에서 “인간적으로 충분히 이해가 가는 지점이 있다. 정서의 남자친구가 나쁜 사람으로만 묘사되지는 않도록 연기했다. 정서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를 중점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정서를 억압하도록 연기했다”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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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라이프 고즈 온>

  영화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코리안시네마: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 부분의 상영작으로, 세월호 참사뿐만 아니라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그리고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유가족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영화는 세월호 유가족 ‘예은이 아빠’ 유경근 씨가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을 진행하며 사회적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유가족이 참사 이후 어떻게 살아내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에서 유경근 씨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에게 “정말로 세월이 약인가요?”라고 질문한다. 배은심 씨는 “세월은 약이 되지 않아요”라며 “그저 마음에 안고 사는 것이 약”이라고 답한다. 또한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참사로 두 딸을 잃은 고석 씨는 “사실 살아온 게 살아온 게 아니죠. 버틴 거죠”라며 “너무 답답할 때마다 소리를 지르고 나면 그때의 감정에서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오래 걸려요”라고 말한다.
  영화 속에서 참사를 이야기하는 유가족들은 참사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의 자신이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지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들의 담담한 모습은 감정에 무뎌졌기 때문이 아니라 언제나 그 감정을 품고 살아가기 때문이었다. 참사 유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가족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죽었는지 아는 것이기에 그들은 목소리를 낸다.
  GV에서 장민경 감독은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을 만든 계기에 대해 “팟캐스트 촬영을 해줄 수 있냐는 제안을 받아 팟캐스트를 기록하는 촬영을 시작하게 됐고, 촬영이 끝날 무렵에는 나름의 애도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반복되는 참사가 왜 일어나는가에 대한 물음이 생겼고, 참사를 겪은 분들의 대화 속에서 어떤 힘이 피어오르는 듯했는데, 그 힘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다큐멘터리 영화 촬영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이 참사에 대한 장민경 감독의 애도라면,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은 전주국제영화제의 애도 방식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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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왕>

  <사막의 왕>은 ‘전주씨네투어×마중’의 상영작으로 6회차로 구성된 웹드라마이다. 회차마다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대기업 신입사원과 그의 사수, 빚에 쫓기는 다단계 직원 등이 등장한다. ‘돈이 전부인가, 아닌가’라는 전체 회차를 관통하는 주제를 바탕으로 돈이 전부라고 믿는 사람과 돈이 다가 아니라고 믿는 사람의 선택에 관해 이야기한다.
  6회차 중 핵심적인 회차는 대기업 신입사원의 이야기이다. 신입사원의 부서는 23층에 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면 안 된다. 오직 계단만 이용해야 하는 것이 신입사원이 속한 부서의 규칙이다. 이들이 하는 업무는 하루 종일 A4용지 10장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지우고 다시 세모를 그리고, 네모를 그리는 것이다. 직원들은 누가 봐도 아무 의미 없는 이 업무를 왜 해야 하는지 묻지 않는다. 뭐가 됐든 돈을 주기 때문이다. 이들이 의미 없는 업무를 하는 이유는 사람이 돈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한 권위자 때문이었다. 이를 알게 된 신입사원은 아무 의미 없는 일을 하는 자신에게 회의를 느꼈고, 퇴사하는 그의 모습으로 회차는 마무리된다.
  <사막의 왕>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블랙코미디 장르이다. 블랙코미디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회의 현실을 익살스럽게 묘사하고, 이를 보는 관객은 웃기면서도 묘한 긴장감과 불쾌감을 느낀다. 이는 <사막의 왕>에서도 잘 드러난다. 관객은 하루 종일 동그라미를 그렸다가, 지우고 세모와 네모를 그리며 월 600만 원을 버는 신입사원을 보고 ‘나도 동그라미 잘 그릴 수 있는데 신입사원 대신 내가 저 직장에 다니고 싶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돈을 위해 아무 의미 없는 업무를 하는 직원들을 보며 비웃는 권위자의 모습을 본 후에는 돈이 전부라고 생각한 자기 모습이 불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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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상영 후 이어진 ‘마중클래스’ 프로그램에서 <사막의 왕> 김보통 감독과 이홍내 배우는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배우가 이해한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막의 왕>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루는 만큼 의미와 상징을 함축한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감독과 배우가 직접 각각의 장면을 설명해 주니 영화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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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이들은 독립영화가 다루는 주제의 다양성에 주목했다. 영화 <낭인>을 관람한 ㄱ(부산 남구·24) 씨는 “주인공이 새롭게 친해진 동성 친구에게 느낀 감정이 우정이라고도 볼 수도 있고, 우정 그 이상의 애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미묘한 감정은 상업영화에서는 다루기 어려운데, 독립영화의 다양성 덕분에 다뤄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를 관람한 강우정(서울 광진구·27) 씨는 “독립영화는 기존에 발굴되지 않았던 이야기를 많이 다룬다. 이 영화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일제강점기의 10대 재일조선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인들도 잘 몰랐던 이야기를 발굴해서 영화를 제작한 것이 새롭게 느껴져 흥미롭게 봤다”라고 말했다.
  독립영화의 잔잔한 매력에 집중한 관객도 있었다. 영화 <힘을 낼 시간>을 관람한 김희정(경기도 의정부시·21) 씨는 “상업영화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면이 많은데, 독립영화는 영화의 내용 자체가 상업영화와 다르게 잔잔한 부분이 있다. 필터의 색감과 같이 디테일한 요소가 독립영화를 잔잔한 분위기로 만드는 요인인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독립영화의 매력에 빠진 관객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었지만, 정작 영화인들은 마음 놓고 영화제를 즐길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발표한 2024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예산안에 따르면 ▲지역영화 활성화 ▲영화 창·제작 지원 ▲국내외 영화제 육성 등의 예산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삭감되거나 전액 폐지됐기 때문이다. 2023년 12억 원이었던 ‘지역영화 문화 활성화’ 예산이 올해 전액 삭감됐고, 2023년 298억 원이었던 ‘영화 창.제작 지원’ 예산은 올해 107억 원으로 삭감됐다. 이중 독립예술영화 제작 지원 사업은 117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줄은 상태다. ‘국내외 영화제 육성’ 예산도 56억 원에서 올해 28억 원으로 삭감됐고, 그중 ‘국내 및 국제 영화제 지원’ 예산은 52억 5천만 원에서 올해 24억 원으로 줄었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도 지난해 8억 1천만 원이었던 영진위의 지원 금액이 올해 6억 8천만 원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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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위 중인 김휘규 배우와 금태경 감독.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인 <영화영재 금태경>의 금태경 감독과 김휘규 배우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린 영화의 거리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그들은 “지역영화예산은 전액 삭감! 영화제지원은 지역영화제 배제? 영진위 문체부는 지역영화 관련 사업 원상복구하라!”, “독립예술영화 예산 대폭 삭감! 지역영화 예산 전액 삭감! 영화제 지원 예산 반토막!”이라는 구호를 담은 피켓을 들고 있었다. 금태경 감독은 “문체부에서 영진위에 간섭하기 시작하면서 영진위 예산에 많은 변동이 생겼다. 가장 큰 변동은 지역영화 지원 예산이 0원이 된 것이고, 영화제 관련 예산도 절반 이상 삭감돼 40개 정도 지원해 주던 영화제를 올해 10개밖에 지원해 주지 않는 상태이다. 이렇다 보니 지원받지 못한 영화제들이 굉장히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국내에서 열리는 첫 영화제이기 때문에 영화제에 맞춰 지금 피켓 시위를 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가 영화라는 영역을 잘 지켜온 나라인데, 영화 영역의 기반이 되는 지역영화와 영화제의 예산을 다시 원상 복구하는 게 제일 큰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상업영화가 ‘자극’을 기반으로 관객을 끌어모은다면, 독립영화는 ‘잔잔함’에 빠지도록 한다. 이러한 잔잔함으로 관객들은 깊은 생각에 잠기고 계속해서 독립영화를 찾는다. 어쩌면 독립영화의 잔잔한 파동은 일상에서 너무 많은 자극에 둘러싸인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관객들이 독립영화의 잔잔함을 오랫동안 담아두기 위해, 독립영화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자본에 의해 가려지지 않기 위해 독립영화와 독립영화를 알리는 영화제가 보호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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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빈 기자 
2022060004@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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