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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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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호
손끝에서 피어나는 따뜻함, 뜨개질로 만드는 나만의 추억
제 988 호    발행일 : 2025.09.01 

최근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뜨개질’이 조용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머플러, 가방, 작은 소품 등 자신이 직접 만든 작품 사진을 공유하며,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중력을 높이는 힐링 취미로 주목받고 있는 뜨개질. 전혀 모르는 사람이 시작해도 그 즐거움이 느껴질까? 뜨개질 초보 기자가 한번 체험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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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늘어나는 거예요? 다양한 실을 고르자

  기자는 대바늘 가터뜨기로 컵받침을 직접 만들어보기 위해 충북 제천의 한 뜨개질 공방을 찾았다. 공방 문을 열자마자 형형색색의 실타래와 은은한 조명이 기자를 맞았다. 벽 한쪽에는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 색색의 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다. 또한 다양한 대바늘, 돗바늘, 가위, 자 등이 테이블마다 정리돼 있었는데, 체험 시간이 되자 공방장이 하나씩 나눠주며 사용법과 주의 사항을 알려줬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사용할 실을 고르는 것이었다. 실 고르기는 뜨개질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단순히 색상의 조합뿐 아니라 실의 굵기와 촉감, 바늘과의 조합까지 생각할 것이 많았다. 실의 굵기와 촉감은 다양했는데 어떤 실은 손에 닿자마자 부드럽게 감기고, 어떤 실은 탄탄하게 잡혀 손끝에서 단단함이 느껴졌다. 기자는 울.아크릴 혼방실(다른 종의 화학 섬유를 혼합하여 만든 실)을 선택했다. 손에 닿는 감촉이 부드러워, 장시간 작업해도 손목과 손가락에 부담이 덜할 것 같았다. 준비물을 모두 갖춘 후, 테이블에 앉아 바늘과 실을 손에 들자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느껴졌다. 손끝으로 실을 느끼며 앞으로 만들어질 컵받침의 형태를 머릿속으로 그렸다.

① 떨리는 첫 시작, 코잡기!

  뜨개질의 시작은 ‘코잡기’다. 첫 코를 바늘에 걸어 만들고, 목표 크기에 맞춰 필요한 코 수를 차례로 올린다. 이번 컵받침은 30코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바늘과 실을 잡는 손의 각도와 힘이 익숙하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실을 너무 세게 잡으면 바늘이 들어가지 않고, 느슨하게 잡으면 코가 불규칙해졌다. 힘 조절은 제법 어려운 일이었기에,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높아져 잡생각이 사라졌다. 기자가 헤매고 있자, 손목과 팔을 편하게 하고, 손가락은 유연하게 움직이라고 공방장이 조언했다. 공방장은 실을 감는 위치와 당기는 힘을 하나하나 확인해 줬다. 첫 코를 잡는 과정에서 손이 떨리기도 하고, 처음 몇 코를 잡는 동안은 바늘이 제대로 들어가는지 계속해서 확인해야 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 손가락이 꼬이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했다. 코를 잡을 때마다 바늘과 실이 만들어내는 작은 소리가 제법 만족스러웠고, 손끝에서 느껴지는 실의 탄력감이 집중력을 높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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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수고로운 반복 작업 가터뜨기, 하지만 완성도는 여기서 결정

  본격적인 단계인 가터뜨기가 시작됐다. 가터뜨기는 모든 단을 겉뜨기(V자 모양의 코를 만드는 기법)로만 진행하는 단순한 방식이지만, 반복 속에서의 텐션과 손동작이 전체 작품 모양을 결정한다. 모서리를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 첫 코는 뜨지 않고 오른쪽 바늘로 옮겼다. 마찬가지로 처음 몇 단 동안은 실을 걸 때 손가락이 꼬이거나 바늘을 제대로 넣는지 확인하며 신중하게 진행했다. 가터뜨기에서도 여전히 힘 조절이 문제였다. 텐션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컵받침이 평평하게 나오는데, 처음에는 힘이 과하게 들어가 코가 작아지고 다음 단에서는 느슨해져 굵기가 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공방장은 손가락에 실을 감는 위치와 당기는 힘을 확인하며, “뜨개질은 마라톤처럼 천천히 호흡을 맞춰야 해요”라고 조언했다. 덕분에 약 6단 정도 진행했을 때 처음의 어색함에서 벗어나 반복 동작에 익숙해졌다. 조금 더 숙련되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도 생산적인 취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뜨개질은 손목과 팔의 움직임, 바늘과 실의 각도가 매우 중요하다. 손목을 부드럽게 움직이고, 실을 당길 때 손가락의 힘을 조절해야 손이 쉽게 피로하지 않다. 기자는 단 만들기를 반복하며 손목 스트레칭과 팔 흔들기를 함께 했다. 오랜 반복 동안 실을 감는 손가락 위치에 따라 코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힘 조절뿐만 아니라 속도도 함께 조절해야 했다. 반복되는 동작 속에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조절하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렇다고 무작정 지루한 분위기는 아녔다. 체험 중 공방의 분위기는 매우 즐거웠다. 테이블 위에는 차와 간단한 간식이 준비돼 있었고, 참가자들은 서로 팁을 공유하기도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한쪽에서는 실을 잘못 걸어 코가 엉킨 참가자가 있는가 하면, 한쪽에선 아주 정갈하게 뜨개질을 이어가는 참가자가 있었다. 물론 기자는 전자에 속했다.

③ 순식간에 지나간 시간, 어느새 마지막 코막음 단계

  컵받침이 원하는 크기로 완성되면 마지막 단계인 코막음을 해야 한다. 두 코를 뜬 뒤 앞 코를 뒤 코 위로 걸어 마지막 코만 남긴다. 마지막 코에 실을 길게 빼서 잘라주고, 돗바늘로 실 끝을 작품 안쪽에 숨기면 완성이다. 처음에는 코막음 과정이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단계별로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실 끝을 잘 처리해야 전체 모양이 정리되고, 완성된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돗바늘로 실 끝을 숨기며 손끝에서 느껴지는 실의 질감이 좋았고, 작품이 완성되는 순간은 뿌듯했다.
  완성된 컵받침은 예상보다 크게 나와, 냄비받침으로도 쓸 수 있었다. 모서리가 약간 들고 몇 군데 코가 울퉁불퉁했지만, 도톰한 질감과 손뜨개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가 살아 있어 만족스러웠다. 공방장은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면, 다른 사람들도 힐링 취미에 도전하게 된다”라고 독려했다. 그는 “대바늘 가터뜨기는 초보자도 금방 익히지만, 만들수록 더 예쁘게 뜨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라며 “최근에는 커플이나 친구끼리 머플러를 맞뜨거나 담요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함께 체험에 참여한 강ㅇㅇ(충북 제천) 씨는 “평소에도 뜨개질을 하지만, 컵받침 같은 특별한 소품을 만들어보니 더 재밌다”라며 “겉뜨기만 반복해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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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느낀 뜨개질만의 묘미

  뜨개질은 언뜻 지루해 보이지만, 단순 반복 속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작은 성취를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취미다. 실 한 타래가 컵받침으로 변하는 동안, 잠시 세상과 거리를 두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반복되는 손놀림은 집중력을 키워주었고, 한 단이 완성될 때마다 느끼는 뿌듯함은 단순한 취미 이상의 만족감을 안겨 주었다. 컵받침 하나를 만드는 경험을 넘어서, 손끝으로 실을 감고 한 코 한 코 채워갈 때마다 작은 성취들이 모여 더 큰 보람이 되었다. 바늘에 실을 걸고, 코를 하나씩 이어갈수록 눈앞의 작품이 점차 형태를 갖춰가는 과정은 마치 나만의 작은 세계를 지어가는 듯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대바늘에 집중하는 시간은 특별한 의미를 안겨 주었다. 한 땀 한 땀 쌓아 올린 시간과 정성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울과 아크릴이 섞인 실의 부드러운 촉감, 도톰한 질감, 모서리와 코의 잔잔한 굴곡까지 모두 나만의 손길이 남긴 흔적이었다. 완성된 컵받침 위에 머그컵을 올려놓는 순간, 손뜨개만의 따뜻함이 더욱 또렷하게 다가왔다.
  뜨개질의 즐거움은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에만 있지 않았다. 손끝에 전해지는 촉감과 무게, 실의 탄력까지도 매력적이어서, 다른 색과 질감의 실로 새로운 컵받침을 만들고 싶어졌다. 실을 당기고 코를 쌓아가는 반복 속에서 마음은 차분해지고, 쌓였던 긴장은 어느새 사라졌다. 바쁜 일상 속 잠시 빠져드는 작은 탈출구이자, 마음을 채워주는 힐링의 시간이 된 것이다.
  컵받침을 바라보며 완성품 그 이상의 의미를 생각했다. 나의 손과 마음이 함께 빚어낸 결과물이자, 누군가에게 따뜻함과 기쁨을 전해줄 수 있는 작은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이야말로 뜨개질이 주는 가장 큰 보람이었다.


김동호 기자
dodo0725@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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