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문화
문화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민예원
한국민속촌 야간 개장
제 988 호    발행일 : 2025.09.01 
생량(生凉)한 공포와 추억(追憶)을 선사할...

우리는 보통 ‘한국민속촌’(이하 민속촌) 하면 학창 시절 지루했던 체험학습의 경험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야간 개장으로 즐기는 민속촌을 경험한다면 말은 달라질 것이다. 등골을 오싹하게 해줄 공포체험부터 야간 개장의 꽃인 ‘연분’ 무대 공연까지, 지금껏 알던 민속촌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그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입장하면 펼쳐지는 놀거리, 민속촌의 놀이마을

  금, 토, 일에 진행하는 한국민속촌 야간 개장 ‘달빛을 더하다’는 오는 11월 9일까지 이어지므로 공포체험으로 여름 무더위를 날리기 위해 방문해도 좋고, 선선한 날씨를 즐기며 옛 정취를 느끼기 위해 방문해도 좋다. 입장권은 야놀자 앱을 통해서 예매하면 현장 발권보다 저렴하지만, 더 크게 할인받는 방법이 있다. 한국민속촌 홈페이지에서 ‘이달의 할인’ 탭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방법들이 제시돼 있다. 기자는 이를 모르고 방문했지만, 현장의 키오스크에서 주중 할인권을 발견해 기존의 성인 입장권 금액인 37,000원의 반도 안 되는 17,000원으로 하루 종일 민속촌을 즐길 수 있었다.
  오후 12시 30분에 입장해 조금 걷다 보니 천막 아래 여러 개의 테이블이 놓인 곳이 나왔다. 그곳에서 챙겨 간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1시에 여러 놀이기구가 모여있는 놀이마을에 입장했다.
  가장 먼저 발걸음을 옮긴 곳은 바이킹이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대기 없이 가장 뒷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놀이동산도 아니고 생각보다 작아 보이는 규모에 코웃음 치며 호기롭게 뒤에 앉았지만, 몇 초가 지나자마자 후회할 정도로 스릴이 넘쳤다. 운행 시간 3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내리쬐는 햇볕과 더위로 가장 무섭기로 소문난 ‘드롭앤트위스트’를 포함해 많은 놀이기구가 운휴 중이었는데도 민속촌 놀이마을은 스릴을 맛보기에 충분했다.

3.jpg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공포체험 놀이시설인 ‘귀신전’으로 향했다. ‘귀신전’은 각기 죽은 원인이 다른 귀신 조형물이 여럿 있어서 그 앞에 있는 사인을 읽고 버튼을 꾹 누르면 귀신 조형물이 일어서며 놀라게 하는 구조다. 처음에는 으슥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하다 보니 귀신들이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으스스한 공포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다.
  땀을 식히려 아이스크림을 먹고,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다가 시간에 맞춰 ‘전설의 고향’ 놀이시설로 갔다. ‘전설의 고향’은 원한이 담긴 귀신의 생전을 알려주는 영상을 시청한 후 열차를 타면 된다. 들어가기 전부터 께름칙한 영상에 긴장한 나머지, 안내하러 온 직원의 발을 보고 귀신으로 오해해 소리를 질렀다. 놀란 직원이 웃으며 안내한 열차를 타고 가니 ‘귀신전’과 비슷한 귀신 모형들이 갑자기 튀어나온다. ‘전설의 고향’은 ‘귀신전’보다는 무서웠지만, 놀랄 만한 부분이 많지 않아 제대로 된 공포체험을 목적으로 민속촌에 간다면 본격적인 시작 전 가벼운 몸풀기 정도로 여기면 된다.

민속촌의 야심작, 공포체험

  공포체험을 이용하려면 현장 예매도 가능하지만, 때때로 매진되기도 하니 되도록 야놀자 앱에서 미리 예매하는 것이 좋다. 민속촌에는 ‘혈안식귀’, ‘살귀옥’, ‘조선살인수사’, 세 가지 주제의 유료 공포체험이 있다. 각각 가격은 8000원, 13000원, 15000원인데 앱을 통해 예약하면 민속촌에서 보내주는 링크로 들어가 큐알코드를 보여주고 입장하면 된다. 기자는 ‘혈안식귀’와 ‘살귀옥’ 공포체험에 참여했다. 공포체험장은 장터 쪽에 있는데 ‘혈안식귀’ 체험장에서 위로 올라가면 ‘살귀옥’ 체험장이다. 그래서 민속촌에 입장하면 바로 있는 공원교를 건너 놀이마을에서 스릴을 즐기다가 장터로 걸어가 공포체험을 하러 가는 동선이 가장 최적이다.
  먼저 오후 4시로 예매한 ‘혈안식귀’를 체험하러 가니 이미 대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혈안식귀’는 궁중 배경의 저주와 혼령이 얽힌 내용을 기반으로 하며, 4인에서 6인이 팀을 이뤄 체험하는 형식이다. 기자는 모르는 커플과 동행자까지 4명이 팀을 이뤄 15분 정도 대기한 후 입장했는데, 입장 전에 손전등을 제공했다. 으슥한 입구에 겁이 나 모르는 커플을 앞장세워 출발했지만, 앞뒤로 골고루 출몰하는 귀신들에 구석구석 살피고 와야겠다는 다짐은 무너지기 일쑤였다. 앞 커플이 놀라는 걸 보고 안심하고 있으면 뒤에서 나타난 귀신이 귀에 대고 속삭인다. 10분밖에 되지 않는 체험 시간이 언제쯤 끝이 날지 짜증이 날 정도로 공포스러웠다. ‘혈안식귀’는 할머니부터 시작해 다양한 분장을 한 배우들이 칼로 바닥을 쿵쿵 두드리거나 뒤에서 따라오며 얘기를 하고, 체험장에 틀어놓은 음악들까지 청각적인 공포 요소가 강했다. 그래서 눈을 감아도 소용이 없으니 이런 공포체험을 즐길 만큼의 강심장이 아니라면 체험을 고민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1.jpg
▲ 살귀옥 체험장 입구.

  다음은 5시로 예약한 ‘살귀옥’ 차례였다. ‘살귀옥’은 퇴마사가 되어 원한이 쌓인 귀신들이 가득한 귀굴에 들어가는 설정으로 중간에 미로를 통과하는 것이 특징이다. 5시 10분이 되기 전에 들어가 23분에 퇴장했으니, 체험 시간은 대략 15분 정도 걸린다. 이 체험도 모르는 커플과 동행자까지 4명이 한 팀으로 참여했다. 아까의 공포체험으로 앞을 헤쳐갈 자신이 더욱 없어져 또 맨 뒤에서 이동했다. 이 체험은 길게 뚫린 통로나 계단을 이용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앞장선 커플도 겁이 많아 천천히 걸어가니 가장 처음 마주친 귀신이 기다린 시간이 길었는지 “빨리 가. 너네 너무 느려. 빨리빨리”라며 으슥한 목소리로 재치 있게 말을 걸었다. 저 말에 언제 오나 기다렸을 귀신 배우가 상상돼서 웃었더니 귀신 배우가 뒤에 따라와 “웃어? 웃어?” 하면서 기자를 놀리고 옅게 웃은 뒤 제자리로 돌아갔다. 또 다른 귀신도 빨리 가라고 채근하며 앞 커플에게 “빨리 가. 둘이 꼭 붙어서 가”라고 말하며 긴장을 풀어주는 모습에 귀신의 인간미를 엿볼 수 있었다. 그렇게 걷다가 중간에 찢어진 부적을 맞추는 미션을 하고 더 걷다 보니 미로에 도착했다. 미로를 빠져나와야 하는 제한 시간은 3분이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미로 중간에서 커플이 길을 잃어서 어쩌다 보니 순서가 바뀌어 기자가 앞장을 섰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정신없이 다니며 튀어나오는 것들에 놀라다 보니 어느새 미로는 끝나있었다. 그렇게 끝인 줄 알고 안심했는데 다음 코스가 남아 있었다. 또 긴 통로를 걸어야 했는데, 이곳엔 시야를 가리는 천막이 계속 있어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상태로 천막을 계속 걷어야만 했다. 체험 중간엔 뒤바뀐 순서가 야속했다. 잔뜩 겁을 먹고 걷다가 귀신을 한 번 더 마주하고 마지막 문을 여니 그제야 체험이 끝났다. 출구에는 소원을 적는 노란 면포와 빨간색 펜이 있어 소원을 적어 출구에 있는 펜스에 매달았다. 또 재물 부적, 행운 부적, 건강 부적 중 하나를 고르면 기념품으로 제공했다. 개인적으로는 ‘살귀옥’이 ‘혈안식귀’보다 귀신들이 장난스러워 덜 무서웠다. 가볍게 공포체험을 즐기고 싶다면, ‘살귀옥’을 추천한다.

야간 개장의 꽃, ‘연분’ 무대

2.jpg

  ‘연분’ 무대는 민속촌 내 공연장에서 8시에 시작하지만, 최소 30분 전에는 가야 좋은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단, 좌석이 다 돌이어서 부피가 작은 쿠션을 준비하면 좋다. 기자는 7시부터 자리를 잡고 기다렸는데, 기자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공연을 기다리며 찍었던 사진을 정리하고, 일행과 공포체험 후기를 나누면서 부모님과 함께 온 아기들을 바라보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7시 50분부터 조명 켜지고 음악이 흐르더니 8시가 되자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은 남녀의 사랑을 큰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과 함께 중간중간 국악기 연주, 그림자 공연과 LED 공연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공연의 포문은 사랑에 빠지는 남녀의 모습으로 열었다. 대사 없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가 포개어지며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은 남녀의 모습을 보면 금방 무대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다 둘이 헤어지며 각자 다른 문을 통해 들어가면 사랑하지만, 닿을 수 없는 인연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배우가 위에서 등장하고 그 밑의 스크린엔 여러 가지 장면을 그림자로 표현하며 둘의 상황을 묘사한다. 노래가 끝날 즘, ‘그대 품에 안겨 울 수 있는 날이 올까요’라는 가사와 함께 남자는 떠나고 여자 혼자 남아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림자가 나오는 장면에 관객은 모두 숨을 죽였다.
  둘의 상황을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이 끝나면 장구와 북이 어우러진 공연이 시작했다. 처음엔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어리둥절했는데 장구와 북을 치는 배우들의 열정과 흥에 모두가 매료됐다. 장구와 북의 한바탕 놀이가 끝나면, 다음 스토리텔링을 거쳐 LED 쇼가 이어졌다. 고운 한복을 입은 여성 배우들이 등장해서 춤을 추다가 암전되고 한복 위로 LED 광이 번쩍거린다. 시선을 사로잡는 LED 광은 탄성을 자아냈다. 그림자 공연과 LED, 국악기 연주가 번갈아 가며 흥을 돋우던 공연은 남녀의 사랑이 이뤄지며 관객의 박수와 함성 속에 마무리됐다.
  본격적인 시험 기간이 다가오기 전에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시원한 밤공기를 마시고 싶다면, 서늘한 공포부터 신나는 공연, 등불이 켜진 아름다운 밤 분위기까지, 이 모든 걸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민속촌 야간 개장으로 가는 것은 어떨까?

민예원 기자
myw0331@chungbuk.ac.kr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문화 More
안타 치면 물대포 팡, 흠뻑 젖어 더 즐거운 한여름의 야...
영화 애호가들의 보물창고, 한국영상자료원
우리 같이 미친 듯 놀자, 서울 히어로 락 페스티벌
사람 냄새 나는 맛, 청주 전통시장을 걷다
미술은행 20년, 현대미술의 문턱을 낮추다
오래도록 홀로 견뎌온 기억,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
두바이 초코 열풍, 맛보고 만들어보니
<스포츠> 노란 물결이 돌아왔다, 청주 KB스타즈가 만들 ...
작은 극장, 큰 시간. 독립영화관이 만드는 특별한 경험
올바르게 기억해야 할 현대사, ‘민주화운동기념관’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