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언론을 논할 땐 단연 대학신문을 빼놓을 순 없다. 대학 내 사건, 사고 또는 지역 사회 내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가장 빨리 보도하는 이들이 다름 아닌 대학신문이기 때문이다. 대학 교수들도 새로운 연구 결과 발표나 대외적인 시상 소식을 주요 일간지나 방송사에 연락하기 전에 학교 신문사에 가장 먼저 알리곤 한다. 이는 대학신문이 대학 내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
하버드 대학교의 신문사 하버드 크림슨(The Harvard Crimson)은 세계 최고(最古)의 역사를 자랑한다. 1873년에 설립된 하버드 크림슨은 퓰리처상 수상자만 12명을 배출했을 정도로 매년 뛰어난 기자들을 배출한다. 제 35대 미국 대통령인 존 에프 케네디(John F. Kennedy)도 하버드 크림슨의 편집장 출신이자 퓰리처상의 수상자이며, 제 32대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Delano Roosevelt) 또한 하버드 크림슨의 발행인 출신이다.
하버드 크림슨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내내 발행되며 날짜에 따라 스포츠, 주말, 예술면이 특집으로 다뤄진다. 100여 명이 넘는 학생기자들이 매일 분주하게 활동하고 하루에 5000부를 발행한다.
하버드 크림슨은 사내에 홍보부서를 따로 두고 광고주를 모집해 신문 발행에 드는 경비를 스스로 마련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대학신문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나라 대학신문 대부분은 재정문제 등의 이유로 학내 부속기관으로서 존재한다. 그러나 하버드 크림슨은 신문 발행 경비문제를 이미 해결했기 때문에 학내 부속기관으로서 존재할 이유가 없다. 100여 년이 넘도록 학교와 사회에 대한 자유로운 질타를 해온 그들이기에 미국 주요 일간지들도 하버드 크림슨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예일대, 프린스턴대 등 아이비리그뿐만 아니라 미국의 명문대학 대부분이 주 5일 내내 신문을 발행하고 있으며 대학 내 소식에서부터 지역 사회 소식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블로그와 트위터 등을 이용한 기사 제공을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신문’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한편 영국의 대학신문은 대체로 미국의 대학신문보다 뒤처지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이들 또한 광고 수입을 통해 스스로 경비를 마련한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지만 평일 내내 발행되는 미국의 대학신문과는 달리 주 1회만 발행되며 그 역사도 미국보다 짧다. 캠브리지 대학교 신문사(Varsity)는 1947년, 옥스퍼드 대학교 신문사(Cherwell)는 1920년에 설립됐으며, 옥스퍼드 신문사의 경우 주 1회에 3000부만을 발행한다.
장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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