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3일 저녁 무렵, 우리학교 중문 입구에서는 양 선본들의 막바지 운동이 한창이었다. 선거 운동원들은 양 옆으로 늘어서서 목청이 터지도록 “잘 부탁드립니다”를 연신 외쳐댔다. 몇몇 사람들은 그들 사이를 지나가기가 민망했는지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어가곤 했다.
올해 총학선거는 축제를 방불케 했다. 오히려 대동제보다 들뜬 분위기였다. 학생들은 알록달록한 풍선을 들고 희희낙락하며 선거운동기간을 즐기는 듯 했다. 이 분위기를 더 띄우려는 듯 인형탈을 쓴 운동원들이 손을 흔들며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취했다. 멀지않은 곳에선 반대편 선본 운동원이 유권자인 학생들에게 선본 이름이 인쇄된 ‘핫팩’을 나눠주기도 했다.
형형색색의 풍선, 볼펜, 손세정제, 핫팩 등. 학생들이 선거운동기간 동안 받은 물건들이다. 더군다나 총여학생회 선본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백마’ 덕분에 우리학교 캠퍼스는 축제 그 이상의 분위기를 냈다.
공직 선거에서 이 같은 물건들을 나눠줬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실제로 지난 6·2 지방선거 유세기간 중 한 정당에서는 자기 정당을 상징하는 풍선을 유권자들에게 나눠줬다가 선거법 위반임을 뒤늦게 깨닫고 풍선을 급히 회수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우리학교 선거세칙 제 12조는 ‘선거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금전 및 물품수수’와 ‘지나친 접대행위’를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단어들의 뜻이 애매모호해서 어떤 물건, 어느 정도의 접대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풍선, 볼펜, 손세정제, 핫팩 등을 나눠주는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기엔 충분해 보인다.
풍선 몇 개를 손에 들고 지나가던 한 여학생은 “풍선을 받으면 해당 선본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다”고 말하며 “아무것도 안주는 것보다는 낫다”고 덧붙였다.
각 선본 후보들은 자신들의 공약이 얼마나 획기적인지, 어떤 방식으로 실현가능한지를 알리기보다는 자기 선본의 이름과 기호를 알리기에 급급했다. 이는 지난 15일 열렸던 총학 후보자 정책 토론회에서 어김없이 드러났다. 학생들은 구체적인 공약 실행 계획을 요구했으나 ‘당선되면 보여주겠다’는 식의 답변이 번번이 이어졌다.
공정성 확보를 위해 중앙운영위원회에 의한 선거세칙 개정 및 보완이 절실하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재량에 따라 유세활동이 허용되거나 금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세칙 마련으로 선거에 풍선 등 기타 유세용 물건 배포가 금지된다면,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 역시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원준 기자 first@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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