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대학이 낯설어요. 누군가 저희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어요.”
‘여러분의 지도교수님이 누군지 알고 있나요?’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하던 중 한 1학년 학생이 이런 말을 전해왔다. 비단 1학년뿐만이 아니라 많은 학생이 교수와의 교류에 대해 고충을 겪고 있다.
대부분 학생들은 초중고교 시절부터 담임선생님의 일괄적인 지도체제로 공부, 대인관계, 미래 등에 대해 같이 논의할 수 있는 유대관계를 형성해왔다. 그러나 중등 교육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마치 나침반 없이 항해를 하듯 공부부터 취업 준비까지 나홀로 시작하게 된다. 이에 우리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방향성 있는 대학생활을 부여하기 위해 학과 자체적으로 학년별 지도교수를 배정하고 있다.
학생들의 지도교수 확인 여부를 위해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 참여 학생 171명 중 ‘지도교수를 알고 있다(59.6%), 모른다(40.4%)’로 집계됐다. 올해부터 시행된 ‘평생사제제’ 덕분에 1학년 학생들 대부분은 자신의 지도교수를 알고 있었으나, 3학년의 경우 모른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70.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졸업 및 취업 준비로 지도교수와 상담을 해야 하는 4학년들은 이전 학년까지 자신의 지도교수가 누군지도 모르는 양상을 나타냈다.
기존 지도체제는 학생에게 교수가 지정되기만 할 뿐, 지도교수와 학생 사이에 소통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오연지(원예과학과·09) 학생은 “교수와의 원활한 관계를 위해 체제 개선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변화의 첫 시도, 평생사제제
이에 우리학교는 소통해결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부터 입학에서 졸업까지 지도교수가 학업·진로·취업 등 대학생활 전반에 관한 상담·관리를 하는 ‘평생사제제’ 운영을 공포했다.
학생과 신종우 계장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 공문과 공지사항을 통해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특히 교수들이 학생과 직접 대면하고 처리해야 하는 과정이 있어 찬반 의견이 분분했지만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제도”라면서 사업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4월 중에 시행될 평생사제제는 2011학년도 이후 모든 입학생에게 적용되며 1학기 차부터 7학기 차까지 매학기 2회 이상 온라인상담 및 대면상담을 해야 한다. 학사과에서는 7학기에 ‘진로개발 및 상담’ 교과목으로 일괄 수강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 상담기준횟수가 부족할 시에는 잔여 학기에 보충하며 1학점으로 이수(Pass)/미이수(Fail) 평가된다.
상담결과 입력에 대해 신 계장은 “교수들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지도교수 입력 후 학생들이 열람하거나 학생 입력 후 지도교수가 수정 및 확인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교수와 학생 모두가 상담내용 입력을 가능하도록 해 사업 운영에 문제되는 점들을 개선했다.
졸업 후에도 평생사제제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학과단위로 ‘졸업생은 튜터, 3·4학년은 멘토, 1·2학년 멘티’ 체제로 그룹화시켜 조직적인 상담지도가 이뤄지도록 했다. 또한 상담 불편 신고제 운영, 상담 소요경비 지급, 신상정보 보호 등 추가적인 편의사항을 더했다.
학생들에게는 학점과 관련된 의무적인 상담이 부담이 될 수 있고 교수들에게는 연구 수행 이외의 시간을 사용해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학교는 학생과 밀접한 새로운 사업 도입 시에 문제점을 신속하게 파악해 융통성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소통 개선 우수 사례
교수-학생의 소통부재 상황에서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교수와 학생 간 소통을 개선해 타 학과의 학생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국문과는 학생들이 자신의 지도교수를 파악하도록 학과 사무실 앞에 공고해왔다. 더불어 학과 조교가 학과대표에게 주기적으로 지도교수와의 면담을 권하는 문자를 보내거나, 자료실과 전공 강의실에 상담 공문을 게시하는 등 학생과 지도교수가 소통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우리 대학보다 먼저 사업을 시작한 전북대학교는 대학 내 진통을 겪고 있는 소통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2007년부터 ‘평생지도교수제’를 시행해왔다. 교수 한 명당 각 학년별 학생들을 5~6명씩 배정해 진로 및 취업 상담을 받도록 하고 상담 횟수는 1학기에 2회 이상으로 지정했다. 전북대 학생과 측은 “평생지도교수제는 학칙으로 공포했으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교수를 찾아가 상담하길 권하고 있다”며 “비록 0학점으로 정규과목은 아니지만 졸업필수 특별과목으로 정했기 때문에 이수하지 못했을 경우, 재이수로 취업 특강이나 세미나를 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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