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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희
2011년은 등록금 전쟁 중
제 833 호    발행일 : 2011.05.14 
전국적으로 등록금 문제해결 촉구 나서
인하대, 학생총회 총장실 점거

등록금은 더 이상 대학생의 문제가 아니다
4.2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시민·대학생 대회, 4.11 등록금인하 대학생 삭발 투쟁, 5.1 대학생 공동행동 및 대표자 삭발 기자회견. 올해만 해도 벌써 5회 이상의 등록금 관련 집회가 열렸다. 작년과는 다르게 경희대, 고려대, 덕성여대, 세종대, 숭실대, 이화여대, 인하대 등의 학생 대표들이 모여서 학교 안팎으로 대대적인 등록금 투쟁을 열고 있다. 문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행동으로 나선 것이다.
학생 대표들의 오프라인 투쟁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국민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소셜미디어 트위터에서는 ‘등록금당’이라는 모임이 생겨 당원들이 등록금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는가 하면, 교육비 부담으로 고통 받는 학부모, 학생, 시민, 사회단체 등이 연대해 ‘전국등록금네트워크(등록금넷)’을 형성해 교육복지를 촉구하고 있다.
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학교에 머물지 않고 사회로 나가 결과적으로 국가에 기여하고 있다. 마치 ‘학교-국가-기업-사회’가 커다랗게 맞물려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근본적인 이유로 인해 등록금 투쟁은 더 이상 대학생들의 문제가 아닌 범국민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농성 중인 인하대
올해 등록금 인상을 계기로 현재 총장실 점거와 다발적 농성이 이뤄지고 있는 인하대를 찾아갔다. 교정 곳곳에는 등록금 인하를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는데, 그것은 마치  걸리는 곳이 어디가 됐든 보이기만 하면 된다는 것처럼 수십여 개나 되었다. 학교 건물 내·외부 역시 학생 개개인의 의견을 적은 벽보들이 여러 곳에 게시돼 있었다.
5월 3일 화요일 인하대학교 후문에서 총학생회와 학생총회가 주최한 학교본부 규탄기자회견이 열렸다. 학생들에게 절실한 등록금문제를 들어주지 않는 본부를 질타하기 위해 열린 기자회견이었다. 기자회견은 ▲등록금문제에 대한 학교 규탄발언 ▲등록금 동결과 요구안 실현을 위한 학우들을 향한 발언 ▲등록금·청년 고용문제의 본질적 해결에 대한 정부 규탄 발언 ▲인하인들을 향한 발언 ▲기자회견문 낭독 ▲부총학생회장 삭발식 ▲총학생회장의 ‘1만인 대회 우리는 인하다’ 성사를 위한 단식 선언 순으로 이어졌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남학생들보다 더 짧은 머리를 한 전은영 부총학생회장의 눈빛은 외소한 체격과는 다르게 확고한 의지를 담아 빛을 발하고 있었고, 트고 갈라진 입술은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암시했다. 전 씨는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월 24일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많은 학생들에게 문제를 알렸고 계속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왔다”며 “2008년 이후 3년 만에 4946명의 학생들의 참여로 학생총회가 열리게 돼 비로소 학생총회 실천단(Right Now)이 결성됐다”고 이야기했다.
인하대의 2011년도 평균 등록금은 777만 8600원으로 예년 등록금액 749만 100원에 비해 28만 5000원이 증가한 셈이다. 2010년도 재학생(인문사회계열, 자연과학계열, 공학계열, 의학계열, 예체능계열)만을 기준으로 학생 수 1만 8260명으로 조사됐다(대학알리미 대학개별공시). 이에 등록금 증가 액수에 학생 수를 곱해 증분 값을 계산하면 대략 52억 6801만원으로 그 액수가 상당하다.
올해 개정된 등록금 상한제에 따르면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로 등록금 인상이 가능하다. 물가 상승률과 비교한 결과 등록금 상한은 최대 5.1%까지 인데, 인하대의 경우 3.9%를 인상했다. 이에 전 씨는 “부당하고 비합리적인 인상이다. 이 문제는 인상률을 떠나, 정부의 등록금 규정이 오히려 합법적으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측면에서 심각하다”는 의견을 표하며 “등록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등록금 상한제, 학자금 대출 등으로 문제의 요점을 흐리고 있다”며 제도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저(低)등록금 정책, 반값 등록금, 취업 후 상환제 등 등록금 문제의 해결점을 찾기 위해 여러 대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전 씨는 그 중 ‘등록금액 상한제’를 해결책으로 꼽았다. 등록금액 상한제는 가계 소득의 일정범위 이상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는 이를 “실질적인 등록금 해결책”이라며 “정부가 진정한 해결 방안을 덮어두고 있다. 때문에 대학의 등록금 인상은 악순환처럼 계속되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전했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는 전씨는 “대학 등록금은 대학생으로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취업, 공부 등 대학생활을 하면서 등록금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지만, 부당한 것에 대해 분노할 줄 아는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대학생 여러분 모두 힘내시고 다 같이 행복해지는 그 날이 오길 바란다. 인하대 역시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문제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인하대에서는 매주 수요일 6시에 후문에서 작은 문화제가 열린다. ‘드림하이’라고 불리는 문화제는 등록금 문제해결을 위한 총학생회와 학생총회 실천단에 의해 형성됐다. 4회에서 5회 정도 진행해 온 드림하이는 학내 동아리 팀들의 퍼포먼스와 등록금 동결을 위한 발언 등으로 지나다니는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만들었다.
전씨는 “시험기간에는 조용하게 피켓 시위를 했고 그 외에 동아리, 소모임에서 등록금 동결의 마음을 담아 학생들에게 소규모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3개월이 넘는 장기적인 투쟁에 지친 탓인지 수요일마다 오던 경찰들 역시 10분쯤 상황을 지켜보다 떠나는 가하면, 곁눈질로만 보고 가는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올해 우리학교는 3년 연속 등록금 동결로 인해 각 부서 예산 30% 감축, 예산 편성 축소로 긴축 재정 중에 있다. 앞으로 다가올 2012년도 등록금은 어떻게 될까? 총무과 이종혁 비서실장은 “올해 예산도 편성된 지 얼마 안 됐다. 내년 등록금은 하반기 정도 돼야 예측이 가능할 것 같다”며 등록금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교육기본법 제4조(교육의 기회균등) 1에는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육은 금전과 밀접하게 결부돼 대학생을 포함한 국민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고액의 등록금은 국·사립 대학생들을 고통 받게 하고 심지어 자살로 몰아넣은 원인 중의 하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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