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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윤
흐지부지 비대위 이대로 와해되나
제 834 호    발행일 : 2011.05.28 
내부 갈등으로 이탈자 속출
방향도 목적도 불분명한 구성
비대위 이탈 학생 증언 "하고 있는 것 전혀 없다"

 전공과목 상대평가 전환 결정에 따른 반발로 결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활동이 사실상 와해될 위기에 처했다. 비대위 구성원들은 당초 ‘과정상 중대한 결함’을 이유로 상대평가 자체를 무효화시키자는 뜻에서 모였지만, 비대위를 주최한 총학생회 측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뿐더러 본부 측의 사과만을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대 입장을 보이던 비대위 구성원들이 대거 탈퇴하거나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앞으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지난 2월 18일 열렸던 학칙개정안 2차 설명회에서부터 시작됐다. 김귀룡 교무처장은 출처가 불분명한 자료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학칙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이 사실이 본지를 비롯,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밝혀지면서 한 동안 논란이 지속됐다. 설명회 당시 김 처장은 “우리학교 2010학년도 1학기 A학점 부여율은 교양과목 44.3%, 전공교과목 71.9%나 된다. 학생들이 전공 학점을 비이상적으로 높게 취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학칙 개정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 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 자료에 따르면 교양 24.7%, 전공 44.2%로 김 처장이 제시한 자료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전공의 경우 27.7% 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잘못된 설명회 자료에 대해 학사과는 “총학생회를 직접 방문해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총학생회장을 필두로 비대위가 구성됐고, 현 상황에 대한 타개책을 제시하기 위해 수차례 논의가 이뤄졌다. 동시에 총학생회 측은 지난 5월 16일부터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온라인으로는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통해서, 오프라인으로는 중문 입구에서 학생들의 서명을 받았다. 서명운동에는 총 15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고, 주최 측은 학생들의 서명을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의견’으로 간주해 그 근거자료로 삼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비대위원장(총학생회장)이 비대위 활동 목적을  ‘과정상의 하자를 이유로 개정안을 무효로 한다’는 것이 아닌 ‘과정상의 하자에 대해 본부 측의 사과를 받아내겠다’는 것으로 선회하면서, 비대위 내에서도 갈등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의 A학생의 말에 따르면 “원래 비대위는 5월 30일 경 학생 총회를 열어 과정상 결함을 지적하고 개정안을 무효로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대위 내에서도 학생 총회 개최 여부, 일정 논의 부분 등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의견 충돌이 있었고,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현재는 절반 가량의 구성원들이 사실상 이탈한 상태다. 단순 사과를 받아낼 요량이라면 비대위가 구성될 필요가 없었다는 게 그들의 증언이다.
 남아있는 비대위 측은 학생 총회를 개최하는 대신 5월 31일에 있을 단대회장 및 대의원장 보궐선거에서 학칙개정안 반대 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보궐선거를 실시하는 3개 단과대를 제외한 학생들은 참여하기 어려울뿐더러 투표 결과를 본부에 대응하기 위한 자료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 점으로 미루어 기존의 서명운동과도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또한 서명과 투표를 통해 모은 학생들의 의견을 어떤 식으로 사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조직 자체가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 다른 비대위 구성원 B학생은 “조직을 이끌어 나가야할 비대위원장(총학생회장)은 조직 정비를 할 생각도 없고, 회원들에게 아무런 역할도 부여되지 않다보니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도 생긴다. 간단하게 말해 현재 비대위는 하고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며 일침을 가했다. 비대위의 C학생 역시 “회원을 모집할 때 얼렁뚱땅 급하게 모집한 감이 있다보니 회의 참여율도 저조한 편이며 지난 25일 회의에도 상당수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비대위 구성 자체에 의문을 품고 있는 학생들도 여럿 있다. 전자정보대학 오진환 학생회장은 “본부 측의 일방적인 학칙 개정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상대평가 자체만 놓고 본다면 자체 설문조사 실시 결과 30% 정도는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공학인증제도 등으로 전공과목 대부분이 이미 상대평가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학칙개정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그렇기 때문에 비대위 구성에 반대하며, 본부 측이 의견 수렴과정에서 발생한 잘못된 점을 학생들에게 제대로 사과만 한다면 더 이상 불거질 논란도 없다”고 덧붙였다. 공과대학 박지영 학생회장 역시 “개정안을 반대했던 이유는 개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철저히 배제됐기 때문이다. 막연한 비대위 측의 활동으로 인해 일반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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