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학기 수강신청이 끝난 후 학생들 사이에 괴소문이 떠돌았다. 한 단과대학 학생이 수강신청 당일 종합정보시스템에 접속했다. 로그인 화면에 학번과 비밀번호를 정확히 입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5회 오류가 났으니 본부에 가서 초기화를 받아야 한다는 창이 떴다. 알고 보니 같은 과의 동기가 자신의 앞뒤 학번 학생들의 학번으로 로그인을 시도해 고의로 비밀번호를 5회 이상씩 틀려 수강신청을 못하도록 방해 결국 수강신청에 실패했다는 내용이다.
수강신청에서 수년째 지적되고 있는 종합정보시스템의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아 학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위 소문은 그 진위여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많은 학생들을 통해 전해져 이를 악용한 2,3차 피해가 예상된다.
현재 종합정보시스템 로그인 시 학번과 비밀번호가 5회 오류가 났을 경우 본부의 종합서비스센터에서 초기화를 받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자신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을 때도 해당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타인의 학번으로 로그인을 시도해서 고의로 비밀번호를 5회 틀렸을 때 당사자가 로그인에 실패해 초기화를 받아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자 학교 측은 난감한 기색을 표했다. 작년 2학기 수강신청 때 일부 학생이 ‘자동 수강신청 프로그램’을 편법적으로 사용해 서버의 과부하를 일으켰던 사례가 있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로그인 횟수를 제한했다는 입장이다. 전산정보원 이정진 팀장은 “일부 학생들 때문에 매 수강신청 때마다 골머리가 썩는다. 보완방식을 도입한지 얼마 안 된 지금으로서는 로그인 방법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학생들의 양심불량 태도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인해 학점도 경쟁력을 상징하는 하나의 스펙이 됐고 학생들이 수강신청에 목숨을 걸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강신청 당일이 되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우리학교 종합정보시스템이 오르고 신청 시작 시간인 9시가 되면 누구보다 빠르게 수강신청을 하기 위한 속도전을 치른다. 속도가 조금이라도 더딜 경우 수강 정원이 다 차버려 정원이 빈 강좌로 다시 시간표를 짜기도 한다. 이런 치열함을 피하기 위해 일부 이기적인 학생들이 종합정보시스템 로그인의 약점을 이용한 고의적 수강신청 방해를 저지르는 것으로 보인다. 조기 수강신청으로 전공과목의 수강신청을 하는 경영대학의 한 학생은 “단과대학 성격상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수강신청하기가 타 학과보다 어렵다”며 “양심 없는 학생들 때문에 일반 학생들까지 피해를 입은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러한 고의적 수강신청 방해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우리학교 전산정보원은 지난 1학기부터 종합정보시스템 로그인 창 하단에 ‘비밀번호 초기화’라는 메뉴를 마련했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해킹 당했을 경우를 대비해서 미리 종합정보시스템에서 비밀번호 질문과 답변을 등록해 본부를 찾아가지 않아도 스스로 비밀번호를 초기화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11학번 신입생들은 비밀번호 질문과 답변을 의무적으로 등록하도록 별도의 창이 뜨지만 재학생의 경우는 종합정보시스템의 ‘주소&이메일’ 메뉴, 직원은 ‘개인신상관리’ 메뉴에서 비밀번호 질문과 답변을 등록해 비밀번호를 분실했을 경우 본인이 직접 주민번호 뒤 7자리로 초기화 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로그인 창 우측으로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로그인도 새로 만들어졌다. 학생들이 거래하고 있는 은행에서 인터넷 뱅킹을 신청한 뒤 해당 은행의 홈페이지에서 쉽게 발급받을 수 있으며 공인인증서를 이동식 디스크나 휴대전화에도 저장할 수 있다. 인증서 로그인의 경우 종합정보시스템의 비밀번호를 분실하거나 5회 이상 틀렸을 경우라도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만 알고 있다면 접속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의 틈새를 뚫고 신종 편법 수강신청방법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산정보원 이정진 팀장은 “피해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인인증서 로그인이다. 이 마저도 문제가 생긴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할 것이니 우선 공인인증서 로그인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이 같은 대책으로는 부족하고 근본적으로 전반적인 수업의 양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영어, 경영학 등 취업에 도움이 되거나 수월한 수업방식을 가진 교수님들의 수업은 최근 몇해 동안 계속 수강신청 전쟁을 겪지만 그에 맞춰 충분히 수업을 늘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익명의 학생은 “등록금을 낸 만큼 대우받지 못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수요가 높은 수업을 많이 개설해 준다면 이런 일이 줄어들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민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