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계영원에 살고 있는 한 여학생이 기숙사 통금시간에 늦어 인문대로 올라가는 언덕에 있는 ‘개구멍’을 통해 들어가려고 시도했다. 만취 상태인데다가 주변이 어두워 입구를 찾기 어려워 머뭇거리자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남학생이 도와주겠다는 말로 꾀어 여학생의 몸을 더듬고 옷을 벗기려고 했다. 다행히 여학생이 바로 저항을 하고 경찰에 신고해 화를 면했지만 수치심을 느낀 여학생은 고소도 거부한 채 황급히 기숙사 안으로 뛰쳐갔다. 비단 이 사건뿐만 아니다. 우리 학교 다음 카페 커뮤니티에는 9월과 10월 한 차례씩 강간 미수와 절도사건에 관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지난달 법대 근처에서는 한 여학생이 겁탈을 당할 뻔한 사건이 있었으나 미술과 학생의 도움으로 무사히 귀가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두 사건 모두 인적이 드문 새벽시간, 불빛이 어두컴컴했던 곳에서 벌어지면서 낮에는 아름다운 조경을 자랑하는 우리 학교 캠퍼스가 밤에는 범죄의 장소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내 방범 사각지대를 알아보기 위해 흥덕경찰서 소속 사창지구대의 협조를 받아 늦은 밤 함께 캠퍼스를 순찰하며 범죄 발생 가능이 높은 지역을 알아봤다.
가장 먼저 지적된 곳은 학생들 사이에서 ‘바보 계단’이라고 불리는 솔못 뒤쪽 계단이다.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하고 BTL 기숙사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늦은 시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길목이다. 하지만 가로등의 조도가 낮으며 길 양옆으로 나무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어 위험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약대 뒤쪽에 자리하고 있는 자연과학대 온실과 농장관리실 부근에는 가로등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탈마당 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가장 큰 지적을 받은 곳은 2건의 범죄미수가 일어났던 곳인 중문 기숙사 뒤편과 인문대부터 생활과학대학, 법학대학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전체적으로 우리 학교 캠퍼스는 타 대학에 비해 도로가 넓은데다가 곳곳에 있는 가로수가 많아 가로수 잎이 가로등 불빛을 가려 조도가 낮아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리고 가로등이 오래되고 지하 선로가 엉켜있어 점등이 되지 않는 곳도 있었다. 또한 올해 3월부터 정부에서 실시하는 에너지 절약 운동을 이유로 사람의 왕래가 적은 새벽시간에는 교내 유동인구가 적은 곳의 가로등이 몇 군데 소등되는 것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단과대학 정독실에서 공부를 한다는 한휘영(경영정보학과·09) 학생은 “집에 가기 위해 사범대에서 생활과학대학으로 이어지는 길을 매일 지나는데 새벽시간에는 가로등 불빛이 어두워 굉장히 무섭다”고 말하며 “학교 커뮤니티에서 여학생 성폭행 미수 게시물을 본 이후로는 거리가 멀더라도 후문 쪽으로 돌아서 귀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설과 전기 2팀의 박흥용 씨는 “다음 달 중순까지 오래되거나 고장난 가로등을 보수할 예정”이라며 “학생들이 자주 찾는 중앙도서관 뒤 보안등의 선로를 교체하고 학생들이 지적하고 있는 인문대 뒷 잔디부터 생활과학대학으로 이어지는 길에 가로등 2개를 추가 설치하겠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우리 학교는 교내 치안을 위해 학생과에서 ‘캠퍼스 폴리스’를 운영했지만 이는 오후 10시에서 11시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시간에는 단과대학 건물이나 중앙도서관, 신학생회관 등 교내에 유동인구가 있는 편이라 사실상 캠퍼스 폴리스 자체의 의미가 없다. 학생과 직원 이종희 씨는 “학생들을 동원해 캠퍼스 폴리스를 시행하다보니 늦은 시간에 운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하며 “내년에 캠퍼스 폴리스 이외에도 학교 치안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겠다”라고 밝혔다.
사창지구대 신숭령 경위는 “학교에서 가로등과 같은 시설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 여건이 된다면 CCTV를 설치해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언제든지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밤 늦은 시간 홀로 다니는 것을 피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민지수 기자 bebeco@cbnu.ac.kr








김혜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