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국제화시대다. 대학평가에 ‘국제화지수’ 항목이 포함된 것을 보더라도 국제화는 우리나라 대학의 기본 능력 지표가 됐다. 때문에 각 대학들은 대학의 위상을 높이고자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린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작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나라에 수학하러온 외국인 유학생들이 매년 1만여 명씩 증가하고 있다.
우리 학교로 입학하는 유학생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30명 이상의 학생들이 꾸준히 입학했다. 현재 우리 대학의 교환학생과 어학연수생을 제외한 순수 외국인 학부생은 대략 305명 정도이며 우리 학교 전체 학생의 2.4%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우리나라로 유입되자 교과부는 무분별한 입학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토픽(TOPIK·한국어능력시험) 3급 이상의 어학실력을 보유한 자만을 받도록 지침을 정했다. 따라서 많은 대학들이 어학실력을 갖춘 외국인 유학생을 받고자 일정 수준 이상의 어학성적을 요구한다. 우리 학교도 유학생 입학조건에 교과부가 지정한 토픽 3급 이상을 내건다. 하지만 유학생들이 이 등급으로 대학 강의를 수강하기엔 한국어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
토픽성적이 3급인 익명의 한 유학생(경제학과·10)은 “수업의 절반도 채 알아듣지 못한다”며 “아는 선배도 없어 시험공부를 할 때 많이 헤멘다”고 토로했다.
토픽성적이 5급인 중국 유학생 김샤(국어국문학과·10) 학생도 유학생들 사이에선 높은 어학성적이지만 수업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그는 “수업의 70~80%만이 이해가 간다. 전공수업 시 전문용어가 나오면 진도를 따라가기가 어렵다”며 “토픽성적과 실제 언어생활 능력은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유학생 장학금(C급)기준인 3.1학점을 받기위해 도서관에서 밤을 새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어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장학금을 포기했다.
강의실에서 마주치는 유학생들을 보면 대다수가 수업의 진도를 따라가는데 어려워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국제교류원 직원 황선영 씨는 “원래 토픽 4급 이상인 학생들에게 입학을 허가했으나 수준이 너무 높다고 판단해 교과부에서 토픽 3급으로 낮춰 지정했다”고 밝혔다. 토픽 6급 수준이 대학교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본적 언어능력이라고 한다.
서울권 대학들의 경우, 토픽 최고 점수인 6급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 4급 이상의 어학성적을 보유한 외국인 학생들에게 입학 자격을 부여한다. 또한, 연세대의 경우 토픽 5급 미만인 외국인 학생들에 한해 ‘한국어 능력 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필수로 수강하게 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 타 대학들보다 낮은 조건으로 유학생들을 받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필수 어학 프로그램은 없다. 교양 필수 강좌로 유학생들을 위한 ‘국어와 작문’이 개설됐지만 전체 유학생 대상인 강좌라 상대적으로 어학실력이 미흡한 학생들에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유학생들의 원활한 학교생활 적응을 위해 한국인 학생과 유학생을 일대일로 연결시켜주는 프로그램과 진로와 취업에 대한 정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유학생들을 위한 지도교수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이번 년도 충남대에서 우리 학교로 편입한 중국 유학생 황경혜(국어국문학과·09) 학생은 자신의 튜터를 안지 2-3주 후에야 튜터의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황 학생은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한국인 친구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학교생활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도와준다는 학생의 연락조차 받기 힘들다”고 말하며 “이런 제도는 유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고 전했다.
충남대의 경우, 외국인 유학생 신입생에게 재학생을 파트너로 붙여주는 프로그램인 ‘외국인 유학생 서포터즈’가 활성화돼 있어 유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또한, 충남대는 각 단과대 별로 진로지도교수를 배정하고,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센터를 운영 중이다. 우리 학교도 교육역량사업의 일환으로 학업성적이 2.0미만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도교수를 배정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유학생들을 위한 전문 진로센터는 없다.
김샤 학생은 “지도교수님을 매번 찾아뵙기도 어렵다”며 “아는 중국인 선배들과 서로 교류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에 교환학생과 어학연수생, 외국인 대학원생까지 합치면 대략 660여 명의 학생이 있는데 이들을 관리하는 담당자는 1명뿐이다. 국제교류원 직원 황선영 씨는 “많은 유학생들을 담당자 한 명이 부담하기엔 업무량이 많았다. 그나마 올해 들어 각 학과에서 학사관리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교과부의 지침에 따라 학사관리는 각 학과에서 맡기로 조율이 됐지만 학사 외 여러 제도 담당을 직원 한 명이 맡기엔 역부족이다.
국제화 지표를 높이기 위해 많은 외국인 학생들을 학교로 불러들이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제도들은 답답하게 흘러갈 뿐이다. 우리 학교가 진정한 국제화 대학이 되기 위해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부서를 확충하거나 기존 제도의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김연희기자 yhmn92@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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