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우리 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와(이하 교과부) 구조개혁방안 추진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지난 2월 21, 22일 이틀간 교수, 직원을 대상으로 총장 선출방식에 대한 찬반투표의 결과를 근거로 체결된 협약이다. 이로써 우리 학교는 총장직선제를 폐지하게 되며 오는 5월까지 학칙을 개정해 기존 직선제 방식이 아닌 총장선출 시행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11월까지 구체적인 방법과 기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작년 9월 구조개혁 중점 추진 대학으로 선정된 후 약 6개월만의 일이다. 이에 따른 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들 각 구성원 간의 이견과 갈등도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은 교과부와의 관계를 개선해 행정적 정상 가도를 달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본부 업무 담당자는 “교과부의 구조개혁중점추진대학 선정의 평가지표가 잘못됐다는 것은 모든 학내구성원들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를 사랑하는 한 구성원으로써 학교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더불어 “이 정책은 현재 강력히 진행 중에 있으며 국립대학교는 정부에 귀속돼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논쟁은 무의미한 것이 사실”이다며 “찬성표를 던진 사람들은 실리를 추구한 것이고 투표에 불참하거나 반대를 표한 사람들은 명분과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결국 구성원 모두 학교의 발전을 위하는 마음은 같다”고 밝혀 문제를 실용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총장직선제 존속 시, 정부의 행·재정적인 지원을 필요로 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 추진,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대학 특성화 추진, 융·복합 교육과정 운영 등을 이행하는데 장애가 있을 것이고 여러 국책사업 선정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이번 MOU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총장 직선제 폐지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우리 학교 교수평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대학의 자율성과 자치는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돼 있는 것으로 대학 자주적 보권을 보장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투표는 비상식적인 안건, 방식, 절차를 택해 투표를 공고했기 때문에 관리와 진행에서 근본적으로 공정하지 않다”며 투표의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교수회 의장 서관모 교수는 “학내구성원의 총장직접선출이 아니라면 행정가나 기업인들이 개입하기 때문에 연구와 교육이 주목적이 되어야 할 학교가 어떤 집단의 이윤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며 대학교육의 독립성을 주장했다. 또한 서 교수는 “대학의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뜻을 모아 고등교육의 공공성이 보장되는 바람직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학내구성원의 목소리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총학생회를 필두로 시위와 플래카드 농성 등이 있었다. 김진성 총학생회장은 “우리 학생들이 학교 구성원의 96%를 차지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학우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으므로 어떠한 투표 결과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학생들이 학내 구성원으로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덧붙여 김 학생회장은 “이미 자의든 타의든 총장직선제 폐지에 대해선 결정이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 총장직선제에 대해 학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고 조속히 학교가 정상화 돼 앞으로의 내실을 다져나가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총학생회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학생들도 있었다. 스스로를 ‘뒷북’이라고 칭하며 MOU 체결 이후에도 피켓을 들고 나와 1인 시위를 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시위에 참여한 박 모 양은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려는 목적이나 주체들의 의사결정을 보며 다른 목소리를 낼 필요를 느껴?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며 “학교의 미래를 선택한다면 학생들에게도 의사결정권을 부여해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다른 학생들도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많은 논란 끝에 결정된 사안이지만, 발단은 이번 교과부의 선정지표가 잘 못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어려운 지금의 여건속에서도 학교 구성원 모두가 인내와 정성으로 현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는 노력들이 보인다. 이는 학내의 다른 의견들도 결국은 모두가 개인 가치관을 바탕으로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 힘쓰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들이다.
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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