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같다’는 것은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같지 않다’는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심리적인 위축감과 정서적인 소외감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 캠퍼스 내에서 학과점퍼를 입고 다니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급증했다. 학과점퍼의 출현으로 이를 입게 됨으로써 소속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입지 않게 되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집단도 생겼다.
학과점퍼는 일명 ‘과잠’이라 불리는데, 이는 학교와 학과의 로고가 새겨진 야구점퍼로 1990년대 후반, 우리나라 대학에 전파됐다. 온라인 단체복 전문 제작회사 드림티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판매량이 증가했다. 유행뿐만 아니라 학과의 개성을 보여주기 위해 맞추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과점퍼는 학생들과의 소속감과 유대감, 결속력을 위한 도구가 된다. 다른 과와 구별되는 디자인으로 학과의 개성과 함께 주위 사람들과의 동료애를 느낄 수 있다. 그렇게 학과점퍼를 입음으로써 구성원과 동질감을 형성하려는 경향이 짙어진다.
특히 신입생은 학과점퍼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친구들과의 유대관계를 위해 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소영(패션디자인정보학과·12) 학생은 “대학생이 되면 무엇보다 학과점퍼를 입고 싶었다. 학과점퍼를 입으면 과 친구들과 더 친밀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학부 인원이 많은 과의 경우에는 서로간의 결속하기 어려워 하나라는 소속감을 갖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간의 결속하는 성질이 낮아져 하나라는 소속감을 갖기 어렵다.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학과점퍼로 해결하려는 학과가 적지 않다. 박정규(토목공학과·07) 학생은 “우리 과는 학부 인원이 많다. 그래서 단합이 잘 되지 않고 과에 대한 소속감도 낮다. 학과점퍼를 입으면 과의 단결력과 소속감이 높아질 것 같다”며 학과점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이에 반해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익명의 한 학생은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맞춘다. 그렇지 않으면 친구들과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렇듯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누군가의 주도하에 학과점퍼를 맞추기도 한다. 또한 몇몇 학과의 경우에는 과의 모든 학생이 아닌 학생회 임원들끼리만 맞추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경우, 학과점퍼를 입지 않은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소속감이 낮고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집단에서의 소외감은 소속돼야만 한다는 중압감으로 심리적인 고통을 유발시킬 수 있다.
이러한 ‘학과점퍼 신드롬’에 대해 우리 학교 심리학과 박상희 교수는 “집단에 소속되려는 동기가 너무 강하면 개인의 개성보다는 집단 구성원들끼리의 동질성을 더 강조하는 규범이 생길 수 있으며 이 규범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사람을 처벌하는 분위기가 될 수 있다”며 “집단의 지나친 균질성은 장기적으로 집단 자체의 생존력과 적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학과점퍼는 단순히 여러 사람들이 입는 단체복의 의미를 넘어 집단에 대한 소속감과 동시에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 양면적 성향이 드러난다. 하지만 이러한 양면성에도 불구하고 학과점퍼 신드롬은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오은희 기자 ohjournalist@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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