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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령
베껴쓴 리포트· 논문 꼼짝마!
제 846호 호    발행일 : 2012.04.13 
우리 학교 리포트· 논문 표절검사프로그램 도입
"서툴고 부족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이 가장 중요"
  중간고사 시험대비와 산더미처럼 쌓인 과제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는가? 과제가 너무 어려워 인터넷 리포트를 베껴쓰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가? 힘들고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혹은 귀찮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베껴쓰기’로 리포트를 써서 실제로 내는 학생들이 있다. 한 단과대학의 A교수는 “리포트 검사를 하다보면 비슷한 구절을 자주 볼 수 있다”며 학생들의 리포트 베껴쓰기가 이미 흔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 같은 일이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 학교가 이러한 리포트·논문 표절을 막기 위해 리포트·논문 표절검사 프로그램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ACE사업의 일환으로 논문이나 리포트의 정확한 평가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교수, 강사, 연구원, 학교직원들에게 배포됐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제출한 리포트·논문을 검사대상에 업로드시키면 문장 표절률, 단어 및 문장 치환정도를 퍼센티지(%)로 나타내 주며 표절한 자료출처까지도 알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부터 사들인 것으로 국내 포털사이트는 물론, 유료 리포트자료 사이트에 있는 모든 정보와 데이터까지 수집된다. 뿐만 아니라 교내 학생들이 제출한 모든 리포트·논문이 비교대상이 되기 때문에 친구의 과제를 빌린다거나, 일부 수정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기가 불가능해졌고, 졸업논문제출때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이번 ‘논문표절검사프로그램’도입에 대해 영어교육과 강승만 교수는 “꼭 필요하다. 미국 대학의 경우에는 논문검사시스템이 철저하고, 우리보다 표절은 범죄 행위라는 인식이 강하다. 우리도 인식의 전환은 물론 선진대학으로 가는 첫 걸음을 밟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사용 유용성에 대해 강 교수는 “무엇보다 표절검사프로그램도입은 리포트·논문 표절을 예방하는 수단으로 사용해야 하지 학생들을 적발하고 처벌하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경영학부 박철우 교수 또한 “외국 대학이 표절에 대해 엄격하다고 해서 우리 학교도 학생들을 처벌하려 하지 말고 '주의조치', '경고조치'를 주어 학생들이 표절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이번 리포트·논문표절검사 프로그램도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번 프로그램 도입에 대해 구모 씨는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수업도 꼼꼼히 듣고, 도서관에서 참고서적도 살펴보는 등 좋은 리포트를 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베낀 리포트를 제출한 동기가 더 좋은 점수를 받은 적이 있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평가의 신뢰성이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이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이번 프로그램 도입에 난색을 표했다. 사회과학대 권모 양은 “리포트 쓰기가 점점 두려워질 것 같다. 순수하게 내 생각을 적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또 권모양은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표절의 정확한 기준을 모르기 때문에 단어를 짜깁기하거나 문장의 어순을 바꿔 쓰는 등 또 다른 표절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범대학 박 군은 “학생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적발하기 위한 프로그램 같다. 그 전에 사전예방교육과 표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줄 수 있는 교육을 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하고 일침을 가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국어국문학과 한석수 교수는 “표절은 도덕적으로 개인양심의 문제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도 자신에게 도움이 안 되는 행위임을 학생 스스로도 인식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스스로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서툴고 부족하더라도, 자신이 직접 써보고, 풀어보고, 탐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이번 표절검사프로그램의 도입은 우리 학교 학사과가 주축이 돼 진행됐다. 리포트·논문 표절검사프로그램 담당자 학사과 유근혁 씨는 “이 프로그램의 도입 취지는 학생들의 학문적 양심을 높이게 함은 물론, 다른 사람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해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리포트·논문 표절에 대해 학생들을 적발하려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글쓰기 및 논문작성 능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박재령 기자 dhsn042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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