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대학
대학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김혜리
전공과목 ‘족보’, 이제는 인맥 대결?
제 846 호    발행일 : 2012.04.14 
매번 반복되는 시험 문제에 족보 생겨나
족보 얻으려 시험기간에만 선배에게 연락하기도

 
 

4월 중순, 바야흐로 중간고사 기간이다. 매 학기 중간고사, 기말고사 기간이면 아는 사람들을 죄다 동원해 찾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족보’. 학과 대표나 선배들과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에게 전공 시험 족보에 관해 물어본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족보’의 사전적 의미는 “한 가문의 계통과 혈통 관계를 적어 기록한 책”이다. 하지만 요즘 족보라고 하면 대학 교수들이 그 동안 출제한 시험 문제와 정답을 의미한다. 출제했던 시험 문제와 정답이 족보로 불리게 된 것에 대해 한 언론사 기자는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대물림된다는 점, 해마다 내용이 반복된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일종의 특권을 누린다는 점”등의 공통점을 이유라 설명했다. 해가 갈수록 족보의 양은 더해지고 족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시험 예상 문제를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일종의 ‘특권’을 갖게 된다. 공공연히 학생들 사이에서 돌아다니는 족보, 족보는 어떻게 생기게 된 걸까.
 족보가 생겨나게 된 이유에 대해 사회학과 허석렬 교수는 “강의 내용에서 중요한 부분은 비슷하기 때문에 매년 비슷한 문제를 내게 된다. 문제는 비슷하고, 학생들은 학점을 잘 받고 싶어 한다. 이 때문에 족보라는 것이 생긴 듯하다”고 말했다. 전공과목의 경우 매년 같은 내용을 강의하기 때문에 강조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같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기보다는 족보에 의존하게 된 것에 대해서 허 교수는 “족보가 생겨나고, 족보를 얻으려하는 학생들의 상황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학생들이 족보에 의존하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교수의 노력이 필요하다. 과제나 발표 등의 다양한 평가 방법을 이용하고 강의 내용에 대한 이해도도 포괄적으로 평가하려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물론 교수들의 방식이나 제도상의 문제도 크지만 족보를 가까이서 접하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족보의 문제점은 따로 있다. 바로 족보가 대학 생활의 ‘인맥’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요즘 족보는 그야말로 선배와 친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으로 자리하고 있다.
 박다미(사회학과 · 11) 학생은 “학과에 족보를 가지고 있는 선배와 친하지 않아 족보를 받지 못했다. 족보를 받고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부럽다”고 말했다.
 족보를 받아보지 못했던 학생 중에는 특정 학생들만 족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생도 있었다. 자연과학대학의 한 학생은 “평소에는 선배에게 연락도 안하던 친구가 시험기간이 되니 선배들에게 연락을 하더라”며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족보를 갖고 있는 학생이 더 시험을 잘 보기 때문에 공평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이러한 ‘인맥 족보’ 현상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인문대학 학생은 “주변에 족보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 학생들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족보를 얻으려고 선배나 동기들에게 연락을 하는 행위 자체도 노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족보를 받는 것도 일종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박민혁(국어국문학과 · 09) 학생은 “족보를 보지 않고 공부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족보를 받는 사람이 있다면 주는 사람도 있을 터. 선배의 입장에서 족보를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권소현(경영학과 · 10) 학생은 “후배는 나와 경쟁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친한 후배에게 족보를 챙겨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후배가 족보만 외워 다른 부분을 공부하지 않는 것이 우려되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 경우에는 공부를 다 하고 족보로 다시 중요 부분을 마무리 하는 식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족보를 얻은 사람 중에는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 선배와 친해지기 위해 잦은 술자리를 갖지만 정작 이런 술자리로 인해 시험기간에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족보에만 의지해서 정작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족보를 찾지만 시험을 위한 올바른 공부는 하지 않는 ‘인맥 족보’의 문제. 큰 학문을 배우겠다고 대학에 온 이상 시험 기간만큼은 학업에 열중해야 하지 않을까. 족보가 ‘능력’이 될 수는 있지만 ‘실력’이 될 수는 없다.
김혜리 기자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대학 More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합은 어디로
기술경쟁의 시대, 대학 특허는...?
현실 반영 못 하는 <선거시행세칙>, 학생 자치 신뢰 무...
통합안 부결, 총장 사퇴, 재 찬반투표... 우리 학교의 ...
끊임없는 논란 속 제58대 총학생회에 ‘PRO’ 선본 당선
생성형 AI, 대학은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2025 개신대동제 B:LAST, 우리의 열정이 마지막까지...
충북대-교통대 통합, 지금의 진행 상황은?
충북대 김치찌개 4대천왕 - 우리가 사랑하는 김치찌개 맛...
우리 학교, 학생을 위한 2025년 예산 편성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