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노동 근로자의 현주소는?
우리 학교에 드러나진 않지만 묵묵히 일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 바로 매일 각 건물을 청소하는 청소 근로자, 매끼 식사를 준비하는 학교 식당 근로자들 이다. 최근 들어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대학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도 많은 관심이 가고 있다. 우리 학교의 근로자들은 어떻게 대우받고 있을까?
공정한 임금을 받길 원해요!
우리 학교 건물의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청소 근로자를 만나 근무 환경과 처우에 대해 들어봤다. 각 건물에 배치된 청소 근로자는 2명씩으로 하루 근무시간은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중간에 점심시간 겸 휴식시간인 1시간을 제외하면 총 근무시간은 8시간이다. 청소 근로자는 건물의 로비부터 시작해서 강의실과 화장실, 그리고 건물 밖까지 주변 곳곳을 청소하고 있다.
인문사회관의 청소를 맡고 있는 한 익명의 여성 청소 근로자는 “원래 일은 8시부터 시작이지만 그때부터는 학생들이 강의를 들으러 오기 때문에 그 전에 나와서 청소를 시작한다. 그래야 어제 퇴근 이후 쌓인 쓰레기를 치워 학생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고 청소할 때 학생들과 마주치지 않을 수 있어 서로 간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말했다.
우리 학교 청소노동자의 월급은 99만 원이다. 하지만 고용보험료나 국민연금을 내고 나면 실제 수령액은 훨씬 적다. 보험료의 부담이 큼에도 불구하고 많은 비정규 근로자들은 보험에 들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안정적이지 않은 직업의 특색 때문에 스스로 노후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대학 건물 청소를 맡은 오복순(58) 씨는 지난 21일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용역회사와 청소 근로자 80여 명이 참여한 임금인상 및 대우에 관련한 설명회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한 달여간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체결되지 않았던 사안이 타결을 이뤄졌다. 그 결과로 노조는 본래 요구한 임금보다 6~7만원 정도 부족하지만 인상된 임금을 받았다.
우리 학교는 국공립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하달한 임금관련 사항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올해 기획재정부에선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내린 바 있다. 정해진 규정만큼의 임금이 지급돼야 하지만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이를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 곳은 드물다. 그에 따라 많은 노동자들이 불만을 품을 수 밖에 없다.
신학생회관 청소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지역노동조합 청주시 지부장 윤치한 씨는 “우리 학교에서 근무한 지 3년째인데 근무를 시작하고 4개월쯤 됐을때 땀 흘린 만큼 보수를 못 받는다는 걸 알았다”며 “그때부터 근로자를 위해 노조를 결성하여 근로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에 충남대학교에서는 비정규근로자에 대한 부당대우에 대한 민주연맹 관계자 및 용역노동자가 모여 삭발, 천막농성을 진행했다. 우리 학교 근로자들 또한 23일부터 파업을 한다는 공문을 학교에 보내놓은 상태로 충청권 대학과 함께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협상이 잘 해결돼 파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유 씨는 “학교는 학교대로 공정하게 책정하고 용역회사는 회사대로 규정한 금액을 지급해서 우리 같은 약자가 이중 삼중으로 피해 볼 일이 없길 바란다”고 뜻을 전했다.
아직 홍익대학교나 전주대학교 등의 몇 군데 타 대학교에선 임금 및 처우 관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우리 학교를 포함한 충청권 대학은 서로간의 협의가 이뤄져 문제가 타결됐다. 하지만 매 계약때마다 임금인상 분쟁은 늘 일어나 여전히 끝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짧은 정년, 하지만 더 일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 학교 식당 근로자들은 어떨까? 계영원·개성재 생활관 식당 근로자의 경우 오전과 오후, 두 팀으로 교대를 하며 일을 한다. 하루 근무시간은 9시간으로, 가장 오래 근무한 근로자가 받는 일당은 4만 7720원이다. 우리 학교의 임금이 타 대학교와 비교해 낮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타 대학교에서 지급하는 상여를 우리 학교에서는 별도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생활관 식당에서 근무하는 이후남 씨는 “우리 학교는 명절 상여를 임금에 포함시켜서 주기 때문에 따로 명절 상여가 나오지 않으며 분기별로 나오는 상여 또한 없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교의 경우, 충남대학교에서는 명절에 따로 효도휴가비를 지급한다. 또한 일 년에 한 번 임금의 150%를 상여로 준다. 전남대학교도 명절상여가 따로 있으며 분기별로 근로자들에게 상여를 지급한다. 하루 일당을 비교해봤을 때는 타 대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급여 면에서 봤을 때는 타 대학교의 임금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타 대학교와 비교되는 점은 상여뿐만이 아니다. 정년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 학교 식당 근로자는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 무기계약직이다. 그렇기에 비정규직과는 달리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정년까지는 계속 계약을 이어나가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년이 다하면 더 이상 계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
현재 우리 학교 식당 근로자의 정년은 52세로, 충남대학교와 전남대학교의 식당 근로자 정년이 55세인 것에 비해 짧은 편이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며 ‘70세까지는 일을 해야 산다’고 하는 요즘, 50대 초반의 정년 규정은 근로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남아있다. 이씨는 “우리 학교 식당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근로자는 오랜 시간 일한 만큼 학교에 대한 애착도 깊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정년을 생각하면 학교를 떠날 생각에 속상하다”며 아쉬운 마음을 밝혔다.
대신 근로자들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가 있을 경우 학자금을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다. 이 혜택은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고등학생 자녀가 없거나 자녀가 졸업한 이후에는 이러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 학교 식당에서 근무하는 익명의 근로자는 “우리 학교의 임금이 타 대학교에 비해 높은 편도 아니고 따로 챙겨주는 상여도 없다. 하지만 이런 혜택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더욱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것을 생각하면 이 혜택마저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선다”며 걱정을 털어놓았다.
남지수 기자 jeesoo0722@cbnu.ac.kr
류도연 기자 tjdwls993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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