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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지수
기숙사 의무식, ‘폐지’만이 최선인가
제 850 호    발행일 : 2012.08.31 
선택권 침해, 경제적 낭비 vs 식대 상승, 식단 질 저하
우리 학교, 2학기 중 의무식 제도 개선 검토

최근 성균관대학교에서 자연과학캠퍼스 기숙사인 봉룡학사의 의무식권 폐지를 발표하면서, ‘기숙사 의무식’이 화두에 올랐다. 기숙사 의무식 제도는 기숙사 입사를 위해 입사자가 반드시 식권을 구입해야 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외부 활동이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식사시간을 놓쳐도 환불이 불가능해 학생들의 불만이 높다. 
성균관대는 기숙사 의무식 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곳이다. 봉룡학사의 경우 입사자가 한 달에 식권 60장을 의무 구입토록 해왔는데, 남은 식권의 환불 조치가 어려워 학생들의 불만이 컸다. 결국 성균관대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의무식 제도에 대한 경고조치를 받았다. 성균관대는 2학기부터 의무식 제도를 폐지하고 한 학기를 기준으로 자유이용(3200원), 113식(3000원), 170식(2750원), 226식(2500원), 283식(2400원) 등 5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했다.
성균관대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대학 기숙사 의무식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학교와 같은 지방거점국립대학교인 전남대학교에서도 의무식 폐지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전남대 총학생회는 지난 5월, 학생들의 서명을 받아 의무식이 부당하다는 내용을 공정위에 제소했다. 하지만 7월 3일 공정위로부터 받은 결과는 ‘부당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7월 6일에 터진 성균관대 사례가 나오기 3일 전이다. 전남대 총학생회는 “공정위에 의무식의 부당함을 제소했는데 ‘기숙사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옳다’는 답변이 온 것으로 보아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며 “의무식은 학생들의 자율적인 선택권을 침해하고 경제적 낭비로 이어질 수 있어 부당하다”고 밝혔다. 전남대는 다시 한 번 공정위에 제소를 했지만 이미 성균관대 사건 이후 공정위로부터 공문이 와있는 상황이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의무식 제도, 우리 학교 학생들은 의무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실제로 의무식 제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김주희(식물의학과·09) 학생은 “실제로 3끼를 모두 기숙사 식당에서 먹기는 힘들다”며 “의무식을 폐지하고 선택식으로 바뀐다면 학생들의 경제적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민경(아동복지학과·09) 학생은 “의무식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므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의무식 폐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의무식 폐지에 찬성하는 반면에 의무식 폐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우려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희윤(국제경영학과·12) 학생은 “의무식이 폐지되면 식대 상승이 불가피한데 이는 오히려 혹 떼려다 혹 하나 더 붙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학생생활관생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조은애(경영학과·11) 학생은 “의무식이 언뜻 보기에는 부당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학생들에게 효율적으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갖춰져 있다”며 “의무식 제도는 학생들이 최소비용을 내고 질 좋은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한다”고 말해 의무식의 좋은 면도 있음을 언급했다. 이처럼 우리 학교 학생들은 의무식 폐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의무식 폐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
현재 우리 학교는 1일 3식을 기본으로 한 학기에 약 106일치의 식권을 의무 구입토록 하고 있다. 식권 한 장에 1790원으로 한 달에 총 5만 3700원이 부가된다. 우리 학교의 식대는 한 끼 평균 2500원 정도인 타 대학에 비해 700원가량 저렴한 셈이다. 이는 우리 학교의 계영원·개성재 기숙사 식당을 학교에서 직영하고, BTL(양성재) 기숙사 식당을 위탁한 식당업체와 직영하고 있는 계영원·개성재 식당에 맞춰 가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기에 가능한 점이다.
 최근 불거진 의무식 제도에 대해 생활관 행정실장을 맡고 있는 이순동 실장은 “의무식 제도는 학생들에게 최소의 비용을 걷어 질 좋은 식사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 식당운영업체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이 제도를 부당하게 이용해 문제가 된 듯하다”며 “의무식 제도가 몇몇 학생들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최적화된 방안”이라고 말했다.
타 대학에서는 의무 구입한 식권을 다 사용하지 못할 경우 남은 식권을 환불받기 어려운데 우리 학교는 어떠한지를 묻자, “의무식 제도를 실행하고 있지만 불가피한 학교 행사나 외부 활동 등으로 식사를 못할 경우 환불해주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생활관 수칙에 제시된 제20조(생활관비 환불) 내용을 보면 5일 이상 생활관에 거주하지 않고 단과대학 학장이 인정하는 학내 외 행사참여로 식사를 하지 못할 경우 식비반환청구서와 증빙자료를 제출해 순수 식재료비(한 끼에 약 1260원)를 환불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학생이 교환학생, 연수, 학내 외 행사 등으로 식사를 하지 못할 경우 인건비를 제외한 식재료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무식 제도가 학생들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그는 “그런 점을 우려해 이미 2010년 이전부터 선택식을 고려해 봤다”며 “학생들에게 최적의 조건을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선택식의 경우 수급이 불균형해 식대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학기 중에 기숙사 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의무식 제도를 개선할 방향”이라고 밝혔다.      
기숙사 의무식 제도는 학생들의 자율적인 선택권을 침해하고 경제적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제도는 아니기에 개선돼야 할 점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의무식 폐지이후 식대 상승이나 식단의 질 저하 등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어 무작정 폐지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의무식 제도를 섣불리 폐지하는 것이 학생을 위한 ‘최선’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가 좋은 예다. 의무식을 곧바로 폐지하지 않고 변경된 시스템으로 시범운영 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의무식 폐지를 결정한 것이다. 이처럼 학교는 섣부른 폐지보다는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이 무엇인지 따져보며, 원활한 소통과 여러 준비과정을 거쳐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자율적인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데 중점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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