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지난해 3월부터 이러닝(e-Learning) 시스템을 도입했다. 우리 학교 이러닝 시스템은 사이버 어학당(파고다)과 대학 기초 수학(e-Learnning calculus)같은 사이트와 연동해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오프라인 강의자료, 과제, 출석현황 등을 알 수 있는 학습자의 개인 페이지와 게시판을 통한 수업커뮤니티, ‘e-Teaching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이 시스템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온라인 학습공간을 통해 학생과 교수의 유기적 관계와 학습 효율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러닝 시스템이 도입되고 일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수업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이러닝 시스템을 정작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종민(국제경영학과·09) 학생은 “우리 학교에 이러닝 시스템이 있는지 몰랐다”며 단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정찬현(화학과·12) 학생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써본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학생들이 이러닝 시스템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양대학교의 이러닝 시스템인 ‘이지허브’의 경우,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찾게 되는 성적확인과 수강신청 등의 기능을 함께 갖고 있어, 학생들이 이러닝 시스템을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반면에 우리 학교는 성적 확인과 수강신청 등의 기능은 종합정보시스템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이러닝 시스템은 따로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러닝 시스템을 접할 기회는 특별히 없다. 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닝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점은 교수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학생과 교수의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사용하는 교수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익명의 한 교수는 “이러닝 시스템이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기존에 운영하던 홈페이지가 있으며, 상당수의 자료가 이미 홈페이지에 탑재돼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이용할 시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일부 교수들은 이러닝 시스템이 도입되기 이전부터 강의계획서, 강자료, 과제제출 등을 개인 홈페이지나 카페 운영을 통해 해오고 있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온라인 공간이 있는 교수들은 이러닝 시스템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않고 있었다. 또한 온라인 공간을 사용하지 않았던 교수들도 새로 도입된 이러닝 시스템이 낯설다고 느끼고 있다. 인문사회관에서 교양수업을 하는 익명의 한 교수는 “인터넷으로 강의를 하고 과제를 제출하는 것은 오히려 학생과 교수의 유기적 관계를 멀어지게 할 수 있으며, 시스템을 사용해 학생들과 소통한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다”고 말했다.
시스템 사용자의 관심 부족과 함께 시스템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상아(국어국문학과·12) 학생은 “이러닝 시스템을 통해 강의에 도움이 되는 자료가 있는지 찾아봤으나 홈페이지에는 아무것도 게시가 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이러닝 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실제로 우리 학교 이러닝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면 학생들이 학기 중에 수강하는 모든 강의가 올라와 있으며, 강의 옆에는 이러닝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표기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강의를 클릭해 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아무 자료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는 강의계획서조차 없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페이지라 하더라도 단순 공지나 과제 제출로밖에 활용되지 않고 있었다. 함종화(목재종이학과·09) 학생은 “이러닝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과제제출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전부”라 말하며 이러닝 시스템이 갖고 있는 다양한 기능들이 실제로 무용지물이 되고 있음을 걱정했다. 도입 초창기 단계에 있는 우리 학교 이러닝 시스템에서는 아직 마련되지 못한 콘텐츠들이 있었으며 강의에 필요한 자료나 공개강좌 등을 실제로 접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이러닝 시스템을 관리하는 교수학습지원센터의 김은희 씨는 “시스템의 체계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전문 인력 충원에 힘쓰고 있다”며 이러닝 시스템의 안정화와 함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SNS 연동개발과 같은 효율적인 기능들을 갖춰나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학생과 교수의 이러닝 시스템 활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단과대학별로 이러닝 시스템 활용법 교육을 실시하고, 교수들을 대상으로 이러닝 워크숍을 여는 등 이러닝 시스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하고 있음을 말했다. 또한 “교수업적평가 반영 및 인센티브 지급 등의 교수지원체계를 마련해, 보다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양대학교의 ‘이지허브’ 관계자는 “학생과 교수의 관심과 사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자주 접할 수 있도록 시스템 환경을 마련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학생과 교수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양대학교의 ‘이지허브’가 학생과 교수로부터 많이 활용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시스템의 접촉성과 체계화된 안전성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 학교의 이러닝 시스템도 사용자인 학생과 교수에게 필요성을 인지할 수 있을 만큼 시스템에 대한 접촉성을 확보하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남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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